두 사람이 있었다.


"사랑하라. 북극의 연인들처럼."

"뭐? 북극의 연인들?"

"응. 북극의 연인들처럼."

"왜 하필이면 북극의?"

"너무나 추운 북극에서는 서로 체온을 나누지 않으면 살 수 없지 않을까?"

"그럼 헤어지면 죽게 되는 건가?"

"아마 얼어죽겠지".

"무서운데."

"좀 그런가?"

"그럼 난 이렇게 말하겠어."

"어떻게?"

"사랑하라. 어느 사막의 이교도들처럼."

"사막의 이교도들? 그게 더 이상해."

"잘 들어봐. 어느 사막을 건너는 이교도들의 이야기야."

"듣고 있어."

"서로 다른 종교를 섬기는 두 수행자가 있었어. 그 둘은 모두 각자의 성지를 향해 여행하고 있었지."

"그래서 이교도들이구나."

"응. 두 수행자의 성지들은 모두 한 사막을 건너야해. 그런데 그 사막은 한 사람의 힘으로는 건너기 힘들지."

"왜?"

"사막의 모래폭풍, 낮의 열기, 밤의 추위 그리고 짐승들. 그 사막에서는 모든 게 위험이니까."

"그래서 두 사람이 힘을 합해야겠네."

"그렇지. 두 평화로운 수행자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사막을 건너지."

"평화로운?"

"서로 반목하는 종교의 수행자들이라면 서로 의지할 수 있겠어? 과거의 크리스트교와 이슬람교처럼 다툼이 있겠지."

"그렇겠네. 그럼 둘 다 사막을 지나지 못하는구나."

"응. 그 긴 여행동안 서로의 종교를 이해하고, 또 서로에게 이교도가 아닌 사람과 사람으로서 교감하고."

"그러다 사랑에 빠진다?"

"꼭 사랑이 아니라도, 이해와 교감이 중요한 거지."

"그럼 사막을 다 건너면?"

"그들은 다시 각자의 성지를 찾아 떠나겠지."

"그럼 이별인 건가."

"슬픈 이야기가 되나?"

"응."

"그렇지만 그들의 성지가 같을 수도 있겠지."

"마치 '예루살렘'처럼?"

"응. 서로 다른 종교지만 성지는 같을 수도 있지."

"그럼 같았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좋겠지만, 중요한 건 그들이 사막을 건너며 함께 했던 시간이 아닐까?"

"이별도 있겠지만 사랑했던 시간이 중요하다?"

"응. 이해와 교감이 있었던 시간, 그 시간이 '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좀 슬프지만, 그럴 거같아."

"인간의 모두 서로에게 이교도인 거야."

"왜?"

"모두 다른 세계관과 사고방식과 취향을 갖고 있으니깐. 어떻게 보면, 그것도 하나의 '종교'지."

"그래서 그 이교도들처럼 사랑하라?"

"응. 이교도들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이교도이겠지만 결국 같은 성지를 향하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