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다가 조조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공공의 적2'를 봤지요. 전편은 처음부분 조금 보다가 말았기에 전편에 대한 생각은 없이 보았습니다. 전편에서 형사였던 설경구가 이제는 검사로 등장하니 '용 됐구나', 이런 생각만 들더군요.

2시간 30분 정도되는 상영시간 내내 영화는 지루하지 않게 보았습니다. 영화 시작부분, 고교생들의 격투씬의 분위기는 정말 '신라의 달밤'의 그것과 유사하더군요. 그 시절 고등학교에는 학교단위 패싸움이 유행이었나 봅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좀 아쉬웠습니다. 서론이 상당히 길더군요. 영화 시작부터 설경구와 정준호의 대결이 어떨지 기대를 키워줍니다. 찾는 자와 숨기는 자 사이에서 어떤 두뇌 싸움과 음모들이 펼쳐질 것인지 말이죠.

하지만 중간의 반전을 제외하고는 두 사람의 대결은 별 볼일이 없습니다. 결말은 영화 종영시간이 다 되어가는 쉽게쉽게 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전반부를 조금 심각하게 풀어나간다면 후반부는 코미디가 되어버렸다고 할까요?

주인공 설경구는 평범한 얼굴이라 역시 어느 역이나 완만하게 소화해내는군요. 살이 좀 덜 빠졌는지 역도산이 떠오르더군요. 정준호는 악역으로 등장하는 편이 나은 듯합니다. 그를 프런트에 내세워 성공한 영화가 없으니 말이죠. 가장 성공했다고 할 수 있는 두사부일체에서도 조폭이었으니까요. 요즘 인기몰이하는 엄태웅, 쾌걸 춘향이 뜬 이후에 이 영화에 나왔다면 대사가 좀 늘어났을 지도 모르겠네요. 강신일은 '실미도'나 '썸'과 차이가 없습니다. 너무 획일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니 이제 좀 거북하네요.

볼 때는 모르겠지만 보고나니 뭔가 허전한 영화네요. 결말을 안 보고 나온 느낌이라고 할까요? 별점은 3.5개입니다.

부패한 공직자들이 많습니다. 어디에나 그런 사람들이 있지만 문제는 공직자 중에 그런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 문제겠죠. 하지만 박봉에도 열심히 본무에 충실히 일하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