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간격으로 영화 시상식이 두 개나 있었습니다. 바로 '청룡영화상'과 '대한민국영화대상'이지요. 두 영화상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개나 소나 영화상을 주네.'

두 영화상의 수상자나 수상작들은 비슷하면서도 달랐습니다. 수상작들에 대해 개인적인 불만은 확실히 있지만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할 만한 확실한 영화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두 영화상의 주최는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그저 연말마다 방송사에서 경쟁적으로 주최하는 '가요대상'의 느낌과 다르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영화'는 현재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리는 가장 큰 문화상품 중 하나입니다. 또 국민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나 관객 동원도 최고 수준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처럼 해외에서도 알릴만 만한 확실한 영화상이 없다는 점은 참으로 아쉬운 일입니다.

물론 미국에 시상식이 '아카데미' 외에도 '비평가협회 시상식' 등 여러 시상식이 있습니다만 미국 영화상하면 역시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카데미'입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할 때 즈음이면 수상 예상작들과 시상식의 스타들에게 세계의 관심이 모아집니다. 한국 영화의 위상과 꾸준한 성장을 위해서도, 외국인도 알만 한 '대한민국 대표 시상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영화사, 영화인, 영화계가 방송사의 시청율 놀음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좀 더 멀리 보는 안목이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