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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뮤직의 새로운 컴필레이션 앨범 '사랑의 단상 chapter.1' 'With or Without you'.

'You', 바로 '너'라는 단어에서, 작년에 발매되어 일련의 공연들로 이어졌던 앨범 '12 songs about you'의 대성공(?)이후 그 앨범의 연장선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대와 함께 만들어간 기억과 이제 그대 없이 회상하는 추억' - 이 앨범을 한 번 듣고 그리고 떠오른 문구입니다.

첫곡 '바이올렛', 파스텔뮤직의 새로운 식구 'Epitone Project'의 곡입니다. 흐르는 피아노 선율을 따라 꿈꾸는 듯, 아득한 보랏빛 기억 속의 너를 찾아가는 느낌, '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 컴필레이션의 인트로같은 트랙입니다.

이어지는 한 편의 시같은 제목의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는 이 앨범의 타이틀곡으로 역시 'Epitone Project'의 작품입니다. Epitone Project의 목소리를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는데 그의 보이스 컬러는 마치 박진영의 목소리를 연상시킵니다. 피아노 연주와 타루의 코러스, 애절한 가사까지 유명 작곡가들의 발라드 넘버에 뒤지지 않는 감성을 들려주는 멋진 곡입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파스텔뮤직의 다음 목표는 인디씬을 넘어서 본격적인 가요계 진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앨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컴필레이션으로 자주 만나는 '캐스커'는 참으로 얌전한 곡 '여기'로 참여했습니다. 넓디 넓은 우주 속에 홀로 남겨진 느낌, 수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뼈속까지 느껴지는 외로움은 '너'라는 존재 뒤에 찾아오는 필연인 걸까요? 이 세상 어느 곳도 아닌 바로 '여기'에 그대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소식이 없는 '더 멜로디'는 너무도 직설적인 느낌의 제목인 'You'를 들려줍니다. 보컬 '타루'의 목소리는 이제 그녀의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더욱 익숙해졌지만, '더 멜로디'라는 이름은 이제 낯설게 느껴집니다. 클라이막스로 향하는 타루의 놀라운 가창력이 이 곡의 매력을 100%이상 발산하게 합니다.

'Epitone Project의, Epitone Project에 의한 Epitone Project에 위한'이라고 할만큼 이 앨범에서 그의 비중은 두드러집니다. '희망고문'으로 다시 만나는 Epitone Project는 이 컴필레이션의 ‘주인공’이라고 할 만하겠습니다.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피아노 선율은 파스텔뮤직에 합류한 새 얼굴의 행보를 기대하게 합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일본의 3인조 'Lamp'는 '공상야간비행'을 들려줍니다. 상상 속에서 야간비행을 노래하는 가사일까요? 별이 빛나는 밤,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누워 상상 속으로 밤하늘을 향해 떠나는 둘 만의 여행이 아닐런지요.

파스텔뮤직을 통해 데뷔한 박준혁은 '도나웨일'의 보컬 '유진영'과 함께 '웃음'을 부릅니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의 두 사람, 같이 있지만 서로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듯한 모순되는 느낌은 역설이게도 이별의 순간에 누구나 느껴보았을 법한 감정이 아닐까 합니다.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서로의 건너편 모습을 바라고 모습은 빛 바랜 사진들처럼 쓸쓸하기만 합니다. ‘도나웨일’이 아닌  featuring으로 만나는 유진영의 목소리는 또 다른 느낌이네요.

'파니핑크'는 인트로가 인상적인 'River'를 들려줍니다. 파니핑크의 또 다른 발견이라고 해야할까요? 파니핑크다운 느낌이면서도 그 임팩트는 데뷔앨범들의 곡보다 강렬합니다. 슬픔과 아픔을 감내하는 모습, 언제나 유유히 흐르는 강(River)과 같이 지고지순한 마음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 녹아있습니다.

클래식과 현대 음악의 감수성이 너무나도 잘 녹아 들어있는 'Olafur Arnalds'는 'Fok'라는 멋들어진 곡으로 이 앨범을 마무리합니다. 적막과 고요, 그리고 혼자라는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 귀를 통해 가슴에 닿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항성과 행성, 그리고 은하들의 하모니가 흐르는, 그 아름다운 우주 속에 홀로 남겨진 느낌’, ‘우주미아’의 느낌을 너무나도 아름답게 표현하는 곡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랑의 단상'이라는 조금은 난해하고 거창한 주제로 시작한 첫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은 그 무거운 표지와는 다르게 쉽게 마음에 닿는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어떤 시인이 말했던 것처럼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하는 것이어서 일까요? 어떤 말들보다도 이런 음악들이 더 짙게 느껴지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요?

11월에 발매된다는 사랑의 단상의 두 번째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양질의 컴필레이션들을 발매한 파스텔뮤직의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어떤 뮤지션들이 참여할지 또 어떤 감성들을 들려줄지… 별점은 4개입니다.

2008/10/26 01:18 2008/10/2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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