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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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탄소 녹색성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초기 모토로 기억한다. 이 모토에 따라 친환경을 강조하는 전기자동차 개발에 대한 뉴스도 나오고 대통령이 직접 시승하던 모습도 기억이 나는데, 집권 말기가 된 현재에 이 전기차에 대한 성과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야심차게 내놓은 국산 전기차는 거의 팔리지 않고, 외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더 뛰어난 성능으로 전기차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기사가 들린다.

전기차가 보급되지 않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휘발유차에 비해 비싼 차 가격과 길지 않은 베터리 수명 및 교체 비용 부담이라는 장애가 있겠지만, 또 다른 큰 이유로는 전기차 이용을 위한 국가의 지원과 기반 시설의 부족이 아닐까 한다. 고가의 전기차를 구입할 때 정부의 제정적 지원이 미흡하다는 점과 전기차 충전 시설 확충이 미흡하다는 점은 정부가 '사실은' 전기차 이용 증가를 반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불편한 추측(혹은 진실)이 떠오른다. 바로 전기차 운전자는 부담하지 않는 유류세와 관련된 불편한 추측(혹은 진실)이다.

석유 연료(휘발유와 경유)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자들은 여러가지 각종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차를 구입할 때 내는 수백만원의 세금 뿐만 아니라, 매년 차량 유지를 위해 내는 자동차세와 자동차 보험에 따라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세금 등 여러가지가 있고, 전기차가 보급을 위해서는 이런 세금 혜택을 늘려야하는데 세수 증대를 위하는 정부에게는 달가울 리 없다. 하지만 운전자가 부담하는 세금 가운데 가장 큰 세수는 바로 주류세가 아닐까 한다. 개인 운전자들은 보통 주류비의 50%에 가까운 돈을 세금으로 부담하고 있다. 더구나 이 세금은 조세 저항이 적어서 손쉽게 걷을 수 있는 '손 안대고 코 풀수 있는' 세금으로 세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데도 정부가 똥배짱으로 이 세금을 줄이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니 전기차가 많이 보급될 수록 이 유류세가 줄어들기에 전기차 보급에 소극적일 수 밖에, 아니 수수방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더불어 점점 따기 쉬워지는 '운전 면허증'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할 수도 있다. 부동산의 가치가 폭락하고 시장이 침체되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세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정부는 이 세금 감소분을 자동차 관련 세금으로 대체하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세수를 늘리려면 자동차가 늘어야되고, 자동차가 늘어야 자동차 관련 세금 및 유류세 수입이 늘어날 테니까. 물론 정유사들의 로비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쉬워진 면허 취득에 따라 어처구니 없는 교통 사고가 증가 추세인데도 운전 면허 시험을 오히려 쉽게 한다는 점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운전자로서 뿐만 아니라,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을 위해서는 주류세의 대폭 감소를 주장한다. 정부가 주류세에 의존하는 한,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은 머나먼 일로만 보인다.

2.

각종 흉악 범죄들이 날로 늘어가는 요즘, 대부분의 범죄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그랬다.'이다. 왜나하면 술 때문이면 처벌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왜 '술'이 연관되면 죄의 무게는 가벼워질까? 사회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술'을 권하는 우리 사회의 풍토 때문일까? 아니면, 유류세와 마찬가지로 주류에 붙는 주류세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반영되지는 않았을까하는 추측(혹은 진실)이 떠오른다.

음주 후 범죄에 대한 처벌의 수위가 대폭 강화되면 당연히 '술을 권하던' 한국 사회의 분위기는 돌아설 것이고, 주류의 소비는 줄어들 것이다. 유류세와 마찬가지로 주류세도 조세저항이 낮은 세금으로 정부로서는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쉬운 세금이다. 그렇기에 이 주류세도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달콤할 것이다. 비단 술 뿐만 아니라, 한때 '흡연하면 애국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각종 세금이 붙는 담배도 마찬가지다. 과음은 자신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각종 범죄를 유발하여 타인에게도 위험을 초래한다. 담배도 직집 흡연 뿐만 아니라 간접 흡연의 위험성도 잘 알려져있다. 오히려 마약보다 위험할 수도 있는 술과 담배에 정부가 너그러운 데에는, 그런 세금에 대한 사정을 빼놓을 수 없겠다.

다행히 음주 후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일 예정이라고 하니, 얼마나 높아질 지 똑똑히 지켜볼 일이다.

3.

그렇다면 이제 유류세와 주류세가 연관되어있는 '음주 운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살인미수와도 같은 '음주운전', 점점 처벌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솜방망이 처벌에 가깝다. 특히 '생계형 음주 운전'이라는 말도 안되는 구실을 만들어가면서 국경일마다 사면 되는 경우가 많다. 유류세와 주류세, 이 두 세금과 연관되어 있지는 않을까?

술을 마시며, 도로를 달린다. 즉, 술을 소비하고 기름(석유)를 소비한다. 세금의 측면에서 보자면, 즉, 주류세도 내고 유류세도 된다고 볼 수 있다. 세금을 많이 내니, 어찌 애국자가 아닌가? 그리고 음주운전이나 이와 관련된 범죄로 처벌 받더라도 '애국자라서' 쉽게 용서가 된다면 다시 차를 사고(자동차 소비세 및 자동차세) 운전을 하고(유류세) 술을 마실 테니(주류세), 언제나 세수가 부족한 정부로서는 어찌 아니 반가울까?
2012/09/27 18:05 2012/09/27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