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조금씩 읽어 겨우 다 읽은 소설집, '나의 자줏빛 소파'. '코끼리를 찾아서', '악어 이야기'에 이은 내가 읽는 조경란씨의 세번째 책.
그녀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과 9개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코끼리를 찾아서'와 마찬가지로 이 책에도 그녀 본인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글도 보인다. 하루하루를 쉽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평범하지 않은 조금은 섬득할 수도 있을 이야기들, 그 점이 조경란씨 글의 매력이자 내가 조경란씨를 좋아하는 이유다.
어떤 문구가 좋을지 영 알 수 없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잎이 지고 나면 꽃이 피고, 꽃이 지고 나면 잎이 지고 마는 식물이 있습니다. 잎과 꽃들은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결코 만날 수 없습니다. 여기 '편지를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연락해 주시겠습니까."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당신의 그 글월을 본 것이 벌써 언제였던가요. 모든 것이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그래요. 물론 당신도 그랬던 것처럼 저도 제이름이 아닌 새로운 이름 하나를 더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도 이렇게 덧붙일 것입니다. '또 하나의 편지를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