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큰

그림자


나보다 큰 그림자...

나보다 큰 내 삶...

나보다 큰 세상...

나보다 큰 내 운명...

결국 나는 너무나 작아서,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네요.
2006/12/18 17:08 2006/12/18 17:08

선물



네,

초침은 쉬지 않고 달려갑니다.
두 사람의 침묵은 쉼어감이 없습니다.


네,

어떤 선물도,
어떤 편지도,
어떤 말조차,
그대에겐 근심이라 하시기에
미소를 지을 뿐입니다.


네,

일어설 때입니다.
한숨을 쉬십니다.
돌아설 때입니다.
빗물만 흐릅니다.


네,

초침만 아직도 쉬지 않고 달려갑니다.
두 사람의 침묵은 영원으로 달려갑니다.
2006/12/16 17:21 2006/12/16 17:21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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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리운 날입니다.

편지를 읽을 수 있다면, 편지를 쓸게요.
노래를 들을 수 있다면, 노래 부를게요.

This is a poem for you
This is a song for you

오늘은 설레는 날입니다.

매력 하나 없지만 불러준다면, 달려갈게요.
유치한 이야기라도 웃어준다면, 이야기할게요.

오늘은 아니겠지만, 아직은 아니겠지만
오늘같은 어느날, 아니 멀고 먼 훗 날에...

It's a day for you.
It's a day for me.


저도 볼 수 있길 바래요.
오늘 그대가 꿈꾸었던 미래들...
언젠가 저에게 보여주시려나요.

오늘은 꿈꾸는 날입니다.
2006/12/14 00:52 2006/12/14 00:52

Into the Abyss

나의 비명

다시 고개를 드는 너.

나의 눈물과 너의 속삭임.


빛을 가리고 마음을 버리고

이제는 너에게 입맞추고


내 모든 외마디들

차가운 메아리로 울릴

그 끝을 알 수 없는 저 깊고 차가운 바다.

빛도 감정도 죽어버린,

소리도 손길도 닿을 수 없는 해저의 심연 속으로...


가라앉기를...

잊혀지기를...

영원히...

영원히...


먼 훗 날 언젠가 화석으로 기억되기를...

2006/12/12 23:07 2006/12/12 23:07

Collision Course

난 지금 우주에 관해 생각해.

우주에 뿌려진 셀 수 없을 많은 별들 중

단 두 별의 운행에 관한 이야기지.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진

두 별의 충돌에 관한 이야기야.

...

충돌,

그 이후 두 별의 운명의 그들의 몫이지.

하나가 될지 혹은 둘이 될지,

아니면 빛이 되어 사라질지...

yeah, it's a story about...


조금은 슬픈 이야기지.

조금은 기쁜 이야기지.

이제는 그냥 그런 이야기지.

yeah, it's a story about...

2006/12/10 20:33 2006/12/10 20:33

Boys in the sunshine



언제나 토요일 방과후였어.

해는 길었고 소년들은 할 곳도 없었지.

소년들은 무작정 걸었어.

먼 거리였지만 언제나 시간은 남았지.

레코드 가게, 서점, 오락실...

그런 것들이 소년들의 놀이터...

소년들은 모두 졸업했고 몇 년이 지났지.

레코드 가게는 사라졌고, 오락실은 작아졌고, 서점은 다른 자리로.

소년들은 더 이상 자주 만나지 않아.

소년들은 더 이상 자주 연락하지도 않아.

소년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2006/12/05 18:20 2006/12/05 18:20

1999년 11월의 어느날

1999년 11월의 어느날이었어.

수 많은 양들이 세상으로 나가기 얼마전이었지.

아침이었어.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지.

잠시 기억을 잃었어. 잠시 세상에 없었어.

그 순간의 이전과 이후, 두 세상은 같은 세상인 것일까?

그 순간의 이전과 이후, 나는 같은 사람인 것일까?


어쩌면 그 순간 이후 나는 없는 것일지도 몰라.

세상의 기억 속에서만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어쩌면 그 순간 이후 세상이 없어진 것일지도 몰라.

내 기억 속에서만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누군가의 예언처럼 1999년에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어.

그리고 그 순간 이후 나는 조금 다른 내가 된 것같아.

그 순간을 기억하는 영광의 상처는 아직 내 얼굴에 남아있지.


1999년 11월의 어느날이었어.
2006/12/04 22:56 2006/12/04 22:56

가을 아래서

흐르는 구름은 어디로 향하나요?
정처없는 마음은 어디에 머무나요?

가을, 투명한 하늘의 푸르름 아래서
한없는 부끄러움에 눈을 감습니다.

내가 피고, 그 사이 그대가 지고
다시 그대가 피고, 또 내가 지고

모든 시작에 결국 끝이 따른다면
끝이 없을 그 끝에서 찾아와줄레요?



시리도록 눈부셨던 하늘 아래서 느꼈던 가을...
2006/11/05 17:50 2006/11/05 17:50

빙하(氷夏)


원래 loveidea.net을 위해 2006년 8월 5일 작성된 포스트로, 사이트 폐쇄와 함께 옮겨온 글입니다.
2006/10/24 19:38 2006/10/24 19:38

언제나 또 어디서나

사랑은 어떻게 찾아오는가.

시나브로 마음 한 구석으로 녹아드는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폭발로 생겨나는가?

...


이제 죽은 사랑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하자.

그럼에도 내 병든 심장은 아직 뛰고있으니...

언제나 또 어디서나...

...

그것이 차가운 밤을 가르는 여명처럼 찾아온다 해도,

혹은 그것이 눈앞을 아른하게 하는 섬광처럼 지나간다 해도,

언제나 또 어디서나...

원래 loveidea.net을 위해 2006년 7월 1일 작성된 포스트로, 사이트 폐쇄와 함께 옮겨온 글입니다.
2006/09/27 19:32 2006/09/27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