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에 있었던 맥주회사 'Miller'가 주최하는 'Miller Fresh M'의 'Stage 2'가 역시 지난 'Stage 1'과 마찬가지로 'Platoon Kunsthalle'에서 있었습니다. stage 1에 출전했던 8팀 중 선정된 4팀이 stage 2를 통해 2팀으로 추려지고 12월 말에 있을 마지막 stage에서 최종 승자가 결정되게 됩니다. stage 1에서 살아 남은 네 팀은 바로 'Idiotape', 'Mindbusters', 'Beejay & Stereo', 그리고 'East Collective w/ VJ Doug'였습니다. 그리고 stage 1의 'DJ Krush'에 이은 스페셜 게스트로는 'Kap10Kurt'가 예정되었습니다.
지난 stage 1과는 다르게 입장시작 시간이 7시 30분이 되어도, 독특한 외형의 Platoon Kunsthalle 외부의 줄은 길지 않았습니다. 신분증 확인이 필요하기에 입장이 상당히 지연되고, 공연도 늦게 시작하기에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았나봅니다. 무대는 지난번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원한 밀러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9시가 넘었고 입장도 거의 완료되어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첫 번째 팀 'Idiotape'은 오프닝답게 친근한 샘플링으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Blur'의 'Song 2'난 '산울림'의 노래 등, 흥을 돋우기에 완벽한 샘플링으로 시작부터 분위기는 뜨거웠습니다. 8팀에서 4팀으로 줄어든 만큼, 한 팀 당 배정된 공연 시간이 길어져서 거의 한 시간 정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프닝이었고, 즐거운 샘플링 덕분에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어서 'Mindbursters'는 stage 1에서 오프닝을 담당하여서 좋은 인상을 남긴 팀이었죠. 하지만 앞선 팀의 '친근함 전략' 때문인지, 이 팀의 사운드는 너무나도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한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구요. 눈에 띄게 움직임이 줄어든 관객들만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지인들과 이야기하면서 쉬는 타이밍이었다고 할까요.
세 번 째, 'Beejay & Stereo'는 지난번과 마찬가지 여성 보컬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여성 보컬의 교태로운 목소리는 디제이들의 사운드와 융화되지 못했습니다. 보컬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짜증나게(annoying) 들릴 정도였습니다.
마지막 'Ease Collective w/ VJ Doug'는 그나마 앞선 두 팀보다 관객들이 즐길 만한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다시 활발해진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오프닝의 충격을 생각하면 역시 부족했습니다.
스페셜 게스트 'Kap10Kurt'의 공연은 새벽 1시가 가까워져서야 시작되었습니다. 뭔가 포스있는 모습이라기보다 그냥 평범한 '외국인 아저씨'같은 느낌의 외모에 조금 놀랬지만(사실 국내 DJ들이 실력이상의 '겉멋'에 빠진 것일지도 모르지만) 역시 허명이 아니었습니다. 복잡하지 않은, 오히려 평범한 사운드에서 관객들을 움직일 만한 영향력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바로 '고수의 내공'이 아닐까 하네요. 또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소리들, 'DJ B-boy(?)'같은 단순한 음성으로 즉석에서 음악을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그 깊은 내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함께 했던 드러머의 연주는 심박수를 증가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DJing 전문 드러머라고 해야할까요? 시시각각 변하는 사운드에서 그에 알맞은 드러밍 들려주는 모습은 두 사람의 오랜 호흡이 전해지는듯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stage 1보다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stage 2의 선정결과는 물론이고, stage 1과는 다르게 진행자도 사라지고, stage 1에서 느껴졌던 '준비된 모습'이 많인 느슨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각 팀 당 한 시간의 배정은 너무나 길었고, 그에 대한 준비도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최종 승자를 결정하기 위한 Last stage가 12월 말에 기다리고 있다니, 그때는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해보도록 하죠.
2009/09/28 00:30
2009/09/28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