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있었다.


"저기 지나가는 연인들이 하는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어떤 사랑이라니?"

"사람들은 모두 다른 사랑을 하고 있는데, 그걸 단지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만 표현할 수 있는 걸까?"

"다른 사랑?"

"플라톤의 이데아론처럼, 결국 '사랑'이라는 이데아를 모방하고 있는 건 아닐까?"

"플라토닉 러브의 플라톤?"

"응. 현실은 절대적인 이데아의 불완전한 모방일 뿐이라고."

"모두 다른 '종교'를 갖고 있듯, 모두 다른 사랑을 한다고?"

"그런데 그걸 모두 사랑이라 부를 뿐이지."

"맞아, 모두 느끼는 감정들은 같을 수 없을테니까."

"세상을 다 담을 수 없는 '언어의 한계'인 건가."

"현실의 모든 것이 불완전하니 언어도 그렇겠지."

"'절대 사랑'이란 무엇일까?"

"글쎄, 불완전한 우리가 그걸 알 수 있을까?"

"그래도 누구나 그 '절대 사랑'의 아주 조금은 느끼고 있지 않을까?"

"뭐, 아주 조금이라면 모르지."

"불완전한 모방이라도 원본하고 닮은 점은 조금이라도 있을 거 아니야."

"가짜 명품처럼?"

"응."

"그럼 어디가 닮았으려나?"

"그걸 알면 내가 이러고 있겠어."

"그래도 언젠가."

"응?"

"언젠가 찾으면 나한테도 보여줘."

"그럴까? 생각해 보고."

"보여줘 꼭."

"알았어. 그럴게. 찾는다면."

"꼭 찾길 바랄게."

"그런데."

"응?"

"혹시 나보다 먼저 찾으면 보여줘야해."

"응. 당연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