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맞아서 보게된 영화. 법정물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큰 기대 없이 본 영화.

주인공 '할러'는 대를 이어 범죄자들의 편에서는 변호하는, 그의 운전기사 말처럼 'street lawyer', 우리말로 '양아치 변호사'로, 의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합법적인 방법도 서슴치 않는다. 그런 변호사가 호적수의 의뢰인을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바로 이 영화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이다.

영어 제목은 'the Lincoln Lawyer'로 우리말 제목이 정확한 해석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당히) 성공한 변호사'를 의미하는 제목이 아닐까 한다. 할러는 양아치 변호사이지만 무고한 의뢰인을 죄인으로 만드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는 양심 정도는 갖고 있는 사람으로 그 양심의 문제가 이 영화의 중심이다. 양아치 변호사의 약점을 노리고 찾아온 독한 의뢰인 '루이스 룰레'와의 두뇌 싸움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한 사건 속에 다른 사건을 연관시키는 액자식 구성과 변호인으로서의 의무를 교묘히 이용한 두뇌 싸움은 영화를 매우 흥미롭게 한다. 더불어 적당한 연기와 감정의 호소에 이성적 판단을 못하고 흔들리기 위한 미국식 배심원 제도를 적당히 비꼬는 점도 재미있다. 그리고 그 배심원 제도가 갖을 수 있는 편견에는 인종문제와 빈부격차 문제를 바탕으로 미국 법정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두뇌 싸움으로 마지막 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고, 양아치 변호사 답게도 적절한 시기에 몽둥이(?)를 사용할 줄 아는 위트는 법이 할 수 없는 '정의 구현'을 대신하여 통쾌함을 선사한다.

또한 재미있는 점은 영화 속에서 보이는 LA의 전경이다. 양아치 변호사와 그와 단골인 폭주족들이 달리는 거리의 전경은 역시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게임 'GTA : San Andreas' 속의 거리와 너무나도 닮아있다. 게다가 영화 속에 흐르는 힙합음악은 갱스터물을 떠오르 게하고, 화면 분할 기법을 이용한 오프닝은 GTA의 인트로를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하다. GTA와 적절히 결합한 범죄 스릴러 게임으로 만들어지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만 아쉬운 점은 할러의 여동생과 결정적 증인이 만나게 되는 점이 때마침 너무나 '우연적'이라는 점이다. 그 점만 제외한다면 제법 잘 짜여진 찰진 법정 스릴러가 아닐까 한다. 별점은 4.5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