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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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은 '인기 작가'답게 꾸준히 우리나라에도 소개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2016년에는 작품들의 국내 출간 속도를 따라잡겠다는 마음으로, 작년 말부터 꾸준히 읽기로 했다.

이번에 읽은 '소란한 보통날'은 '장미 비파 레몬'보다도 앞선 1996년에 일본에서 발표된 작품이다. 고작 4년 차이지만 꽤나 '옛날 생각'의 느낌이 짙다. 이유는 '1990년대'나 '20세기'가 주는 '시간적 차이의 무게감'일 수도 있겠지만, '소란한 보통날'의 주인공이 19세 정도로 어린 나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 소설은 작품 속 화자 '고토코(셋째)'를 중심으로, 그녀의 남매들 '소요(첫째)', '사마코(둘째)', '리쓰(막내)' 그리고 네 남매의 부모가 풀어나가는 일상을 담고 있다.

이야기의 배경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1996년에 발표된 점을 생각하면, 적어도 90년대 초반이나 그 이전일 수도 있을 만큼, 이야기 속 네 남매의 생활은 '디지털'이나 '스마트'라는 단어와는 멀다. 더구나 짬짬히 등장하는  '네 남매의 더 어렸던 시절'에 대한 회상은 '진짜 옛날 이야기'라고 할 만하다. 아마도 8,90년 대를 기억하는 지금의 30, 40대의 유년기나 청소년기와 겹칠 만한 부분도 분명히 있으리라.

보통 가족의 이야기지만, '소란한'이 붙은 만큼 마냥 평범하지 많은 않은 네 남매의 이야기라서 꽤 재미있다. 작가는 네 남매를 통해 변화하는 시대상을 담고 있는데, 첫째 소요를 통해 '이혼'과 둘째 사마코를 통해서는 '독특한 연애'와 더불어 '미혼모', '입양' 등 이전 세대에게는 낮선 소재들을 담고 있다. 그나마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고토코'도 고등학교 졸업 후에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하지 않은 상태이고 막내 '리쓰'는 '은둔형 외톨'이나 '왕따'는 단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성적인 청소년들'이다.

이제는 어렴풋하게 기억하는, 그리고 기억 속에서 안개가 점점 짙어지는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일으키는 점이 좋았고, '나도 형제자매가 더 많았다면 즐겁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또, 반복하는 이야기지만, 일본 사회의 성숙함에 다시 놀랐다. 90년대 초중반이 배경이지만, 소설 속 주인공의 가족들이 받아들이는 첫째 '소요'의 이혼에 대한 반응은 너무나 '쿨'하다. 미국 소설이라면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이고 게다가 약 20년 전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혼에 대한 태도는 지금의 우리 사회보다도 더 성숙한 분위기다.

소설 속에서 느껴지는 '일본 사회의 성숙함'은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빠른 서구화를 겪었기 때문이겠지만, 결코 우리가 따라 잡을 수 없으리라 생각되는  '선진국민으로서의 여유와 질서  그리고 존중'이 느껴지기에 부럽기도 하고 샘도 난다.
2016/01/19 14:56 2016/01/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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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대한 우려와 반대'는 일각 '창조론'과 상통하는 면이 있다. 둘 다 깊게 파고 들면 한 뿌리에서 만나게 된다. '한 종을 이루는 염색체와 유전자는 불변이어여 한다'는 사고가 그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생물학이나 유전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 뿌리가 망상이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유전자는 이 시간에도 변하고 있다. 어떤 유전자 변이는 염색체 스스로 교정하지만, 어떤 변이는 스스로 교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 나무의 한 가지에서 자란 과일이라도 과일 하나를 이루는 모든 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해보면, 유전자 단위에서는 단 하나의 차이점이라도 발견될 수 밖에 없다.

인류를 비롯한 지금까지 생존한 많은 동물들은 이렇게도 유전자적으로 다양하고 불안정한 식물들을 먹고 살았지만, 아직 멸종하지 않았고 이렇게 번성해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진화론의 맥락에서 본다면 'GMO'도 진화의 대한 도전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GMO를 견뎌내느냐 그러지 못하느냐는, 사실 '새로운 위기'가 아니라 인류가 지금까지 겪어온 풍랑들 가운데 조금 더 파고가 높은 파도일 뿐이다. 그 파도를 견디지 못하면 침몰하고 그 바닥에는 멸종이 기다리겠지만, 인간은 또 언제나 그래왔듯이 견뎌낼 것이다.

사실, 범지구적인 혹은 생태학적인 시각으로 보면, '인류 자체'가 지구와 생태계에게는 'GMO'에 가깝다. 지구와 생태계가 잘 버텨내야 할 텐데, 이 'GMO(Global Murder Organization)'가 아직은 하나 뿐인 숙주를 매우 효과적으로 파괴하고 있는 분위기다. 과연, 인류는 어디로 가는가?

peace or piece..?

2015/12/27 13:23 2015/12/27 1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