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리...
이런건 어떨까?
서로 아무 말 없이
키 큰 가로수들이 늘어서 있는
그런 길을 걸어 보는 건 어떨까?

함께 그 길을
걷고 걷고 또 걷다보면
눈빛 만으로 말을 대신할 수 있는
그런 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이런건 어떨까?
서로 자주 만나지 못해도
마음 속에 충만한 사랑과 믿음으로
서로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그러다 보면
우리 사이의 공간을 뛰어넘어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 하나로 닿아
혼자 있어도 둘이고 둘이 있어도 하나인
그런 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이런건 어떨까?
서로가 서로를 구속하는
단순한 연인이라는 이름을
뛰어 넘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하여
너는 내 안에서 나는 네 안에서
좀 더 완전한 각자가 될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2002/09/18 20:36 2002/09/18 20:36

부디

옛 사랑의 기억이나
지난 추억의 아픔이
결코 그대의 평온함을
침범케 하지말라

고즈넉한 길을 걷다
발걸음이 멈춰지거나
스치는 가을 바람에
가슴이 아려 오더라도
절대 뒤돌아 보지말라

아픔도 외로움도
모두 사람의 일이니..
그대처럼 그만큼 아파할
또 다른 사람을 생각하라.
2002/09/16 20:29 2002/09/16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