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모두

1
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그대는 내 뒷모습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멈춘 듯
우리는 그렇게 아무말 없이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2
유리창 넘어 비치는
그대의 씁쓸한 미소
무엇인가 말하려는
그대의 떨리는 입술
숨막히는 정적...

3
결국 그대는 돌아섰습니다.
하얀 빛무리가 이글거리는
유리창의 작은 네모로
그대는 걸어 갔습니다.

4
눈이 멀어버릴 듯한 빛
눈 앞의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한 현기증

5
나도 뒤돌아서
빛을 향해 뛰었지만
그대가 떠난
지금 이 세상
빛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6
한 걸음 한걸음
무거운 발걸음
희미해져만 가는
세상의 빛
이젠 쉼...

7
그대는 보지 못했나요?
유리창으로 비친 나의 눈물을..
2002/09/28 20:40 2002/09/28 20:40

조력자

영웅이야기를 보다보면

대부분 믿음직한 영웅의 조력자들이 등장한다.

그 조력자는 신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같은 동료가 될 수 도 있다.

'반지의 제왕'의 레골라스도 참 멋진 조력자이다@@

난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설령 내가 영웅이 될 자질이 있다해도

난 영웅이 되고 싶지는 않다.

아마 영웅에게 지어진 무거운 책임감을 난 겨딜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난 영웅의 믿음직하고 멋진 조력자가 되고 싶다.

멋진 조력자...

영웅이야기에서

영웅은 모험과 여행을 통해 조력자들을 모으곤 한다.

언제쯤 나의 영웅은 나타날 것인가??

영웅은 언제쯤 조력자 '나'를 찾아 올 것인가?
2002/09/21 20:37 2002/09/21 20:37

우리

우리...
이런건 어떨까?
서로 아무 말 없이
키 큰 가로수들이 늘어서 있는
그런 길을 걸어 보는 건 어떨까?

함께 그 길을
걷고 걷고 또 걷다보면
눈빛 만으로 말을 대신할 수 있는
그런 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이런건 어떨까?
서로 자주 만나지 못해도
마음 속에 충만한 사랑과 믿음으로
서로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그러다 보면
우리 사이의 공간을 뛰어넘어
우리의 간절한 마음이 하나로 닿아
혼자 있어도 둘이고 둘이 있어도 하나인
그런 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이런건 어떨까?
서로가 서로를 구속하는
단순한 연인이라는 이름을
뛰어 넘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하여
너는 내 안에서 나는 네 안에서
좀 더 완전한 각자가 될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2002/09/18 20:36 2002/09/18 20:36

부디

옛 사랑의 기억이나
지난 추억의 아픔이
결코 그대의 평온함을
침범케 하지말라

고즈넉한 길을 걷다
발걸음이 멈춰지거나
스치는 가을 바람에
가슴이 아려 오더라도
절대 뒤돌아 보지말라

아픔도 외로움도
모두 사람의 일이니..
그대처럼 그만큼 아파할
또 다른 사람을 생각하라.
2002/09/16 20:29 2002/09/16 20:29

수호천사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천사들의 제국'을 보면

인간은 누구나 수호천사를 갖고있다.

수호천사는 꿈, 암시, 주변인물, 고양이 등을 통해

우리에게 지시를 하거나 도움을 준다.

나의 수호천사는 어떤 분일까?

그리고 내 수호천사가 맡은 3명의 사람중

나머지 2사람은 누구일까?

어쩌면 내 수호천사는 소설 속의 주인공 처럼

잠시 나를 돌보지 않고

영계탐험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벌써 나는 나머지 2인물을 만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현생에서 풀지 못한 인연의 매듭은

다음 생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아무튼..ㅡㅡ;;

수호천사!난 잘 살고 있는거지?..ㅡㅡ;;
2002/09/12 20:24 2002/09/12 20:24

모두 묻어 두겠다

이제 모두 묻어 두겠다.

어차피 모두 지나간 일들일 뿐...

다시 되돌이킬 수 없지 않은가?

추억도 아픔도 이젠

내 마음 속의 우주에 하나 하나의 별들로 새겨두자.

오랜 시간을 날아와 내 눈 앞에 비추는 별빛처럼

먼 훗날 내 마음 속의 별들도

별빛이 되어 나로 하여금

그 날들을 되세기게 할 것이다.

그 때쯤이면 그 별들은

내 마음 속에서 영롱함으로

영원히 영원히

남겨질 수 있으리라.
2002/09/08 20:19 2002/09/08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