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훈훈한 '9와 숫자들'의 무대를 이어가는 순서는 바로 '오지은'이었습니다. '9와 숫자들'과 다른 소속사이지만, 같은 무대에 오르는 일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번 '봄철의 낭만' 공연에서도 그러했습니다. 밴드 세션은 9를 제외한 숫자들과 함께하여 훈훈한 분위기를 타오르게 하였습니다. 하늘하늘한 의상과 함께 무대에 등장한 그녀는 먼 곳까지 찾아와준 팬들을 위해, 지금까지 정규앨범 2장과 프로젝트 밴드 '오지은과 늑대들'로 1장을 발표한 '오지은 연대기'의 요약본이라고 할 만한 '오지은 3종 세트'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3종 세트'의 첫 번째는 '강렬한(혹은 처절한) 오지은'이었습니다. '그대'와 '화', 두 곡을 연달아 들려주었는데 바로 제 기억 속 '무대 위 그녀'의 이미지처럼 강렬했습니다. 음악에 심취한 듯한 손동작과 움직임은 그런 강렬함에 한 몫 톡톡히 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하는 '잔잔한(혹은 얌전한) 오지은'이었습니다. '네가 없었다면'으로 잔잔한 분위기로 바꾼 그녀는 이어서 오랜만에 어쿠스틱 기타를 들었습니다. 데뷔 초기에는 자주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를 했지만 최근에는 노래에만 주력하는 그녀였는데, 그래서 오랜만에 잡는 기타라 좀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다소곳한 통기타 소녀가 빙의한 그녀는 '오늘 하늘에 별이 참 많다'와 '익숙한 새벽 3시'를 들려주었습니다. 잔잔한 그녀의 모습 오랜만이지만 나른한 봄날의 소풍에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두 곡은 제목 때문인지 별이 빛나는 밤에 들었다면 더 좋았을 듯하네요.

3종 세트의 마지막은 바로 새로운 숫자들과 합체한 '발랄한 오지은'이었습니다. 그녀의 프로젝트 밴드였던 '오지은과 늑대들'은 현재 해체 상태여서 다시 무대 위에서 보기 어려운 상태인데, 숫자들의 도움으로 '오지은과 늑대들'의 곡들을 들려주었습니다. '오지은과 숫자들'의 결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거 '9와 숫자들'과 함께 '그림자궁전'의 노래를 불렀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경쾌한 락넘버 두 곡, '사귀지 않을래'와 '너에게 그만 빠져들 방법을 내게 가르쳐줘'를 들려주었는데,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는 발랄하고 명랑한 그녀의 모습은 남자팬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보았던 그녀의 모습 가운데 최고의 공연으로 뽑고 싶네요. 길지 않은 시간에 이렇게 모든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제는 노련미가 느껴졌습니다.

1부의 마지막은 '홍대 소방수'라는 별명을 최근에 얻은 '이영훈'의 무대였습니다. 그의 음악을 들어보았다면 '홍대 소방수'라는 별명에서 쉽게 눈치챌 수도 있겠는데, 뜨거워진 분위기를 차갑게 식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밴드 구성을 위해 역시 세션 돌려막기가 있었는데, '로로스'의 드러머 '도재명'과 기타리스트 '최종민', 그리고 키보드 '연진'으로 본 공연자보다도 화려한 세션 밴드의 모습이었습니다. '빵'의 공연일정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그의 이름이었지만, 제대로 공연을 보는 일은 처음이었는데, 왠지 구수한 음악을 들려줄 것 같은 외모와는 다르게 감성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노래들을 들려줍니다. '하품', '봄의 고백', '그저 그런 오후', '이제는 옛날 이야기지' 등, 아마도 대부분 처음 듣는 곡들이었는데도 낯설기보다는 공감을 할 만한 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긴 공연 일정 때문에 약간의 저녁 식사 시간이 지나고 2부의 순서가 시작되었습니다. 2부는 포스트락 밴드의 무대였고 첫 번째는 '전자양'이었습니다. 인디 음악을 들으면서 이름으로만 들었던 뮤지션이고 공연을 볼 기회도 없었지만, 포스트락을 하는 뮤지션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처음에는 '전자양'의 얼굴도 몰라서 '프렌지'와 '마이티 코알라'의 돌려막기 세션이 올라와서 무슨 팀인가 어리둥절했는데, 나왔던 밴드들과 나올 밴드들을 제외하고 나니, 남는 뮤지션은 전자양 뿐이었습니다. '봄을 낚다' 등 기존의 곡들을 포스트락으로 편곡해서 들려주었다고 생각되는데, 댄서블한 포스트락으로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드디어 세션으로 혹사한 기타리스트 '유정목'의 본래 소속인 '프렌지'의 순서였습니다. '마이티 코알라'을 시작으로 '9와 숫자들', '오지은', 그리고 '전자양'까지 이미 공연의 절반이 넘는 시간동안 기타를 연주한 그에게는 마지막 순서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혹사의 후유증이 드디어 나타나는지, 본인 밴드의 곡이 잊어버리는 사태(?)가 결국 발생하였습니다. 이 무대에 서기 얼마전에 모 방송국의 밴드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했기 때문인지 '프렌지'에 대한 반응은 더욱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9와 숫자들'과 같은 '튠테이블 무브먼트' 소속이라 같은 무대에 자주 서기에 공연을 몇 번 보았지만 곡의 제목은 모르겠더군요. 그렇지만 프렌지의 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밴드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런던 대공황'은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팀은 멤버들의 군문제를 해결하고 6인조로 활동을 시작한 밴드 '로로스'였습니다. 기존 국내 밴드들에게는 듣기 힘든 스케일과 서정성으로, 이미 여러 페스티벌에 단골 손님이라고 할 수있는데, '봄철의 낭만'에서도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원래 7시 즈음 마칠 예정이었지만 조금씩 지연되면서, 로로스가 세팅을 시작했을 때 이미 해는 서쪽 하늘에서 지고 있었고 어둠이 드리워졌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로로스의 공연이었는데, 신곡들이 많아서 더욱 알차게 느껴진 공연이었습니다. '방안에서', 'Pax', 'Dream 1'같은 앨범 수록곡들 외에도 신곡으로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춤을 추다', 'You'와 같은 신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로로스'다운 스케일이 느껴지는 공연이었지만, 기존 곡들의 완성도에 비교한다면 신곡들은 아직 덜 다듬어졌고 로로스만의 임팩트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더 다듬어져서 다음 앨범에서 만날 수 있겠죠? 곡수는 많지 않아도 한 곡 한 곡이 꽤 긴 편이라, 해는 완전히 지고 밤하늘에는 별이 보일 정도로 어두워졌습니다. 춘천 어린이 회관 야외무대에 모였던 관객들 모두 앵콜을 원했지만,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 시간때문에 아쉬운 발걸음을 떼어야했습니다.

'봄철의 낭만', 최근 각종 페스티벌이 난무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붐비지 않는 교외에서 제 취향에 맞는 밴드들이 가득한, 정말로 알찬 공연이었습니다. 이런 기획 공연이 이번 봄 뿐만 아니라 여름, 가을에도 꼭 있었으면 좋겠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2/06/12 16:34 2012/06/12 16:34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최근 몇년 사이에 각종 페스티벌이 난립하기 시작한 5월, 페스티벌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아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트위터를 통해 그런 고민을 해결해줄 공연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봄철의 낭만"이라는 제목으로, 요즘 이틀이 대세인 페스티벌들과는 달리 단 하루, 오후에만 열리는 공연이었습니다. 그리고 '9와 숫자들', '오지은', '로로스', '연진' 등 제가 좋아하거나 보고싶은 팀들로 이루어진 '종합선물세트'같은 라인업이기에 망설임 없이 예매했죠.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공연장이 서울 홍대 근처의 클럽이 아닌,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춘천 어린이 회관'의 야외무대라는 점이죠. 제가 있는 곳에서는 편도로만 260km 가까이 되는 상당히 먼 거리니까요.

"봄철의 낭만"은 밴드 밴드 '마이티 코알라'를 중심으로 '밝고 건강한 아침을 위하여'(줄여서 '밝건아', 마이티 코알라의 데뷔앨범 제목이기도 합니다.)라는 모임에서 '봄 소풍'을 컨셉으로한 공연입니다. 장소가 춘천이기에 오후2시부터 7시까지로 예정된 공연 티켓 뿐만 아니라, 서울에서 춘천까지 왕복 차편과 점심식사가 포함된 일종의 '여행상품'같은 패키지도 예매가 가능했습니다. 드디어 5월 19일이 되었고 저는 먼 거리를 운전해야하기에, 더구나 교통체증을 예상되는 서울을 우회해서 국도로만 춘천까지 가기로 했기에, 새벽에 일어나서 간단한 식음료를 챙겨 출발했습니다. 국도이기에 무려 5시간 가까이 운전을 해서 '춘천 어린이 회관'에 도착했습니다. 가평에서 주유를 했는데 다행히 경유는 제가 주로 가는 도시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고, 셀프세차 비용도 저렴하여 (예비세차 500원에 1분30초!) 오랜만에 세차도 하고 비교적 넉넉하게 도착했고,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공연이 열리는 춘천 어린이 회관의 위치는 춘천에서도 상당히 외각이어었기에 "왜 이런 곳에서 공연을 하나?"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회관 뒤쪽 정원과 그 넘어 펼쳐진 북한강의 풍경은 그런 의문을 한 번에 날려버렸습니다. 혼자 와서 보는 것이 너무나 아까울 만큼,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었고, 날씨도 너무나 좋아서 그 풍경을 바라보면서 먹는 도시락 너무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내려쬐는 햇살은 대지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 햇살을 그대로 받는 야외무대의 모습은 공연관람의 쉽지 않음을 예상하게 했죠.

첫 순서는 바로 밴드 '라이너스의 담요'의 보컬 '연진'이었습니다. '라이너스의 담요'나 '연진'의 노래는 많이 들었지만 공연은 처음이었습니다. 첫 무대부터 공연을 도와주는 '세션'의 돌려막기가 시작되었는데, 연진은 역시 공연자 가운데 한 사람인 '이영훈'을 기타세션으로 함께 했습니다. 'Labor in Vain'과 'Misty' 같이 분위기있는 곡들과 너무나도 유명한 'Picnic', 듀엣곡이지만 혼자 부른 'Gargle'을 들을 수 있었고, 그녀가 EBS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곡으로 '승수'(원래는 '프랭키'나 마이티 코알라의 멤버 '승수'가 곰을 닮아서)와 '쿠키송'을 들려주었습니다. 커버곡으로 'Cheek to cheek'이라는 곡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발랄한 모습은 '봄 소풍'에 딱 어울리는 이미지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그녀가 아이폰을 잃어버려 분노했던 점과 그런 그녀를 놀리던 세션 이영훈의 모습이었습니다.

다음 순서는 '마이티 코알라'였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클러 빵'에서 공연을 한 번 보았고, 멤버들의 학업 문제로 자주 활동하기 어려웠던 밴드로 아는데, 작년에는 데뷔앨범도 발표하고 공연도 시작했나봅니다. 오래전의 기억으로는 밴드 이름처럼 귀여운 이미지였는데, 생각보다 시니컬한 곡도 부르는 밴드더군요. 드러머 '유병덕'은 바로 멤버 변동이 잦았던 '9와 숫자들'의 현재 드러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돌려막기 기타 세션으로 역시 '9와 숫자들'에 합류했고 원래 '프렌지'의 멤버인 '유정목'이 등장하였고 앞으로 쭈욱 등장하게 됩니다. 한 번 보았던 예전 공연에서도 신선한 기억으로 남아있던 'Bob', '에이프릴', '매일매일 누워' 같은 곡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베이시스트가 메인보컬인 '고속도로'는 시니컬한 가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세 번째 밴드는 바로 제가 먼 춘천까지 갔던 이유라고 할 수 있는 '9와 숫자들'이었습니다. 작사/작곡 및 보컬을 담당하는 '9'를 비롯하여 '9'와 함께 '그림자궁전'의 멤버였던 베이시스트 '꿀버섯', 그리고 앞선 무대에 섰던 두 사람 '마이티 코알라'의 드러머 '유병덕', '프렌지'의 '유정목'의 구성은 작년에 보았던 공연들과 같았습니다. 결성 후 첫 앨범 발표까지 멤버 변동이 잦았는데 이제는 현재의 멤버로 안정을 찾은 모습이네요. '9와 숫자들'이 들려주는 말랑말랑한 감성은 화창한 봄날, 듣는이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지난 번에도 준비중이라는 EP는 올해는 진짜로 나올 모양인지 신곡들이 많았는데, 1집 수록곡 '말해주세요'를 제외하면 모두 1집 미수록곡 및 신곡이었습니다. 9와 숫자들의 매력은 청승맞은 가사를 세련된 밴드 사운드로 포장한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매력에 걸맞게 EP에 수록된다면 타이틀이 될만한 '깍쟁이'를 시작으로, '그대만 보였네'와 컴필레이션 수록곡 '서울 독수리'같은 신곡들과 솔로 '9'의 공연에서 들은 기억이 있는 '착한 거짓말'과 '북극성'은 밴드 사운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착한 거짓말'은 솔로 기타. 정말 춘천까지 가는 수고가 아깝지 않은 공연이었습니다. 다만 공연 팀 수가 많기에 많은 곡을 들을 수 없는 아쉬움은 저만의 생각이 아니었겠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영상은 http://youtube.com/bluoxetine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2012/06/07 16:12 2012/06/07 16:12
Posted
Filed under 어떤순간에/from live
또 오랜만에 빵을 찾았습니다. '빵'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제가 좋아하던 밴드들을 해체, 무기한 활동 중단, 군입대 등으로 볼 수 없어지면서 빵을 찾던 발길이 뜸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보고 싶은 라인업이 19일에 잡혀있기에 다녀왔답니다. 이미 알고 있던, 지난 빵공연에서 보았던 두 밴드 '데미안더밴드(데미안)'과 '한음파' 외에도 궁금했었던 밴드 '비둘기우유'가 라인업에 올라와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이티 코알라'라는 처음 보는 이름의 밴드까지 총 4팀이 예정되어 있었지요.

하루 전과 마찬가지로 홍대 앞 골목의 바람은 싸늘했고, 공연 시작전 빵에서 만날 수 있는 음료인 따뜻한 유자차를 마시며 몸을 녹였습니다. 토요일이기 때문인지, 저처럼 라인업이 좋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이날의 빵은 빈자리가 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관객이 들어찼습니다.

첫 팀은 네 팀 중 가장 막내라고 할 수 있을 '마이티 코알라'였습니다. 처음보는 이름이라고 했는데, 진짜 밴드의 멤버들은 많아야 20대 중반정도로 어려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더욱 신선했구요. 'Mighty love song'을 시작으로 귀여운 보컬과 흥겨운 멜로디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곡이 3분을 넘지 않아서 상당히 여러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귀여운 모던락을 들려주는 이 밴드의 발견은 이날 빵 공연을 본 최고의 수확이었습니다. 이날 공연의 전 공연은 두 달 전이었고 또 그 전 공연은 1년 전이었다고 하니 이 밴드를 볼 기회가 없을 수 밖에 없었네요. 꾸준히 공연하는 모습, 그리고 이날의 미흡했던 점을 보충하여 더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지는 팀은 '한음파'였습니다. 빵 공연 한 번과 '벨로주'에서 있었던 어쿠스틱 공연 한 번, 두 번의 공연으로 저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밴드이기에 해가 바뀌기 전에 꼭 한 번 더 보고 싶은 밴드였죠. '한음파'는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찾은 빵의 분위기에 부응이라도 하듯, 지난 빵에서 보여주었던 공연보다 뜨거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집의 첫곡인 '초대'를 시작으로 '200만 광년으로부터의 5호 계획'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빵에서 보다도 멤버들의 움직임은 열정적이었죠.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한음파의 매력 포인트는 역시 '마두금'의 존재였습니다. 이날은 친절하게도 마두금의 뜻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허리춤에 마두금을 걸고 켜는 모습이 꼭 기마자세를 닮은 것이, 마두금이라는 악기가 몽고의 악기라는 점을 다시 상기시켰습니다. 마두금과 함께한 한음파는, '독감'을 시작으로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무중력'이 이어졌습니다. 셋리스트는 지난 공연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더욱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비둘기우유'였습니다. '빵'과 '바다비'의 공연일정에서 이릅으로만 보았고, 1집 발매하였다는 소식을 들을 적만 있는 밴드였죠. '비둘기우유'라는 범상치 않은 이름만큼 어떤 음악을 들려줄 지 궁금했습니다. 전형적인 4인조 구성된 이 밴드는 홍일점인 여성 멤버를 프런트로 내세우고 있었습니다. 피어싱과 망사스타킹에서는 지금까지 빵 여성뮤지션들에게서 느껴보지 못했던 인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은 보컬보다는 연주가 중심이된 사이키델릭한 음악들이었습니다. 멤버 구성부터 시작해서, 어떤 점에서는 '그림자궁전'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은 '데미안(데미안더밴드)'였습니다. 빵 대표 밴드답게 이 불사나이들은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타오르게할 준비가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토요일 공연임에도 7시 30분에 시작되었고 앞선 밴드들이 짧지 않은 공연을 보여주어 상당한 시간이 흘러간 때였기에, 데미안이 공연을 시작할 때 즈음에는 몇몇 관객들은 자리를 비웠습니다. 멘트에서 빵에서 공연하는 밴드들 가운데 데미안 멤버들이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를 수 있는 두 밴드와 같이 공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빵에서 공연한 역사가 절대 짧지 않은 데미안임을 생각하면 앞선 두 밴드의 연륜(?)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진 앨범 미수록 곡들 "Funkin' ambrella", "VIntage Dance", "Everybody's every party" 등을 들을 수 있었고 비교적 최신곡 'Floating in Paris"와 "June and july"와 가장 최신곡 "Black out(가제)"까지 이어졌습니다.

역시 'SSAM'을 찾았던 하루 전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추운 날씨였지만, 홍대앞 인디씬의 식지 않는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제가 인디음악을 듣던 초창기에 가장 많이 찾아갔던 두 클럽, 많은 밴드들의 요람이 되는 '빵'과 'SSAM'이 많은 사람들이 발길로 더욱 번창했으면 바람입니다. 더불어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들이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2009/12/26 16:51 2009/12/26 16:51
choe

안녕하세요 글잘읽었습니다
데미안(데미안더밴드)의 노래는 5년전쯤 침대와오랜지로알게되어 좋아하게되었는데요
성년이되고 공연을즐길쯤되니 정보를 찾을수가없더군요
데미안의 요즘근황은어떤가요

bluo

http://banddemian.com 에서 근황을 알 수 있어요.

최근에도 빵 등 클럽에서 열심히 공연 중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