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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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베스트셀러 '세계대전 Z'의 작가 '맥스 브룩스'의 책은 두 권이 더 국내에 번역되었는데, 모두 '세계대전 Z'와 관련된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와 '세계대전 Z 외전'이다.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는 작가가 '세계대전 Z'를 발표하기에 앞서 내놓은 책으로 가상에 바탕을 둔 '소설'이 아닌 논픽션으로 분류되는 점이 흥미롭니다. '덕(덕후) 중에 최고의 덕은 양덕(양키 덕후)이고, 양덕 가운데서도 밀덕(밀리터리 덕후)가 으뜸이다.'라고 하는데, 보통 총기 등의 무기류의 소유가 비교적 자유로운 미국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다. 이 책은 그 '밀리터리 덕후들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실정에 맞는 '생존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가상의 적으로 '좀비'를 내세웠지만, '좀비'가 아니더라도 '치사율이 높은 심각한 전염병'이나, 핵전쟁 혹은 핵발전소 폭발 같은 '방사능 유출 사고', 아니면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대규모 폭동이나 전쟁 같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지식들로 가득하다. 앞서 밀덕을 언급했듯이, 무기와 전투에 관한 지식과 기술은 물론 인간으로서 생존에 필수적인 지식들도 포함되어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밀리터리 덕후 + 생존 전문가 베어 그릴스'가 될 수 있게 하는 안내서라고 할까? 물론 진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서적을 통한 학습과 훈련, 그리고 실전 경험이 필요하겠지만, 이 책은 그 과정에서 헤매지 않고 지름길을 알려주는 '개괄적이고 포괄적인 입문서'라고 보는 편이 더 맞겠다. 밀리터리 덕후는 물론 생존 전문가와는 더욱 동떨어진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책이 쓰여진 시간적 순서대로 '세계대전 Z'보다 먼저 읽으려면 상다히 따분한 내용일 수도 있는데, '세계대전 Z'를 먼저 읽고나서 읽는다면 그 내용들이 꽤나 흥미롭게 다가올 수도 있다. 게다가, 심각한 망상에 빠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비관주의자거나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커다란 사태에 대비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도움이 될 법하다. 물론, 지금 당장 '세계대전 Z'에 대한 대비를 시작하지 않더라도, 읽고 숙지한다면 몇 일 혹은 몇 주는 수명을 연장할 수도 있겠다. 인간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무지'이니까. '가이드'라는 이름처럼 일종의 '실용서적'으로 볼 수도 있는데, 좀비에 대비하는 지식을 얻으면서 따라오는 '마음의 평안' 혹은 '든든함' 덤이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수록된 '기록에 남은 좀비 공격 사례'를 읽고 있으면 '좀비'는 가상의 질병이 아니라, 형체가 어렴풋하게 보이는 현실로 다가온다. 꽤 많은 사례들이 실려있는데, '음모론'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기록되었고, 꽤 여러 민족과 문화에서 좀비 혹은 그와 비슷한 존재들에 관한 전설이나 민담 등이 전해져 내려오는 점을 보면 단순히 공상으로 치부할 수도 없지 않을까? 우리가 재난이나 사고에 대비하여 보험에 가입하는 일처럼, 좀비 사태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해도 좋겠다.

'세계대전 Z 외전'은 제목처럼 '세계대전 Z'의 연장선에 있는 내용이다. 다만 보고서나 다큐멘터리 같았던 원작에는 실릴 수 없었던 다른 성격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본편이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의 인터뷰 형식으로 체험담을 전달하는 형식이었기에, 인터뷰 형식으로는 표현할 수 없거나 인터뷰로는 밝혀질 수 없는내용들을 담았다. 본편에도 작품 속 저자가 수집한 내용들 가운데서 삭제된 부분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 삭제된 내용들에 대한 궁금증을 채워주는 책이 이 외전일 수도 있겠다.  특히 인간이 아닌 종족의 입장에서 바라본 좀비 전쟁은 신선했다. '스테프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사가(Twilight Saga)'처럼 뱀파이어 열풍에 편승한 느낌도 있지만, 판타지가 아닌 다분히 현실적인 시각으로 '생존'의 문제에서 바라본 좀비 전쟁의 또 다른 모습은 참신하다. 더불어 맥스 브룩스라는 작가의 다른 역량도 조금 살펴볼 수 있겠다. 작가의 다음 작품은 혹시 이런 현대 판타지물이 되지 않을까?
2014/09/05 10:23 2014/09/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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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브룩스'의 "세계대전 Z"는 '브래드 피트'가 제작자 및 주연으로 국내에는 "월드워 Z"라는 제목으로 개봉했던 영화의 원작이디. 영화 속 내용을 상상하면서 이 책을 읽었는데, 영화가 '좀비의 대공습'이라는 주재와 몇 가지 소재를 빌려갔을 뿐 줄거리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아예 장르가 다르다고 해야할까?

원작이 헐리우드식 영웅물이라면, 이 원작 소설 속에는 영웅은 없고 '세계대전 Z'에서 살아남은 인간들만이 있다.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일반적인 소설들과는 다르게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영화는 두 시간이 안되는 시간에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지만, 원작 그대로 드라마로 만든다면 아마 시즌 몇개는 나올 만큼 적지 않은 분량의 이야기다. 500 페이지가 넘는 상당한 분량이지만, 작가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여러 생존자들의 입을 빌려서 지루하지 않고 상당히 몰입감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일반적인 소설들이 따르는 서사적 구조가 아닌, 미국 부통령부터, 군인, 의사, 일반 시민 등 전세계 각계 각층의 사람들의 녹취된 체험담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이 체험담을 통해 좀비 전쟁을 꽤나 생생하게 풀어나간다. 여러 생존자들의 녹취록들에는 사건이 벌어진  시간적 혹은 공간적 차이 뿐만 아니라, 각 생존자들의 국적, 인종, 직업이나 사회적 위치, 그리고 세계관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좀비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체험담의 조각들이 모여서 '인류를 멸종 직전까지 몰고 갔던 대재앙, 좀비 전쟁'의 큰 그림을 그려간다. 좀비 자체는 생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황당한 재난'이지만, 그 전쟁 속에서 있었던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 사람들의 생각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가는 모습까지 그려낸 작가의 치밀함과 노련함에 감탄하게 된다. 

'체험담' 위주로 풀어나갔기 때문에, 이 책만으로는 생존자들이 보지 못했던 좀비 전쟁의 다른 부분이나, 전세계에 걸친 좀비 전쟁이 어떻게 퍼져나가고 어떻게 끝났는 지를 확실하게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좀비'라는 것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그리고 '좀비의 생태(?)'대해서도 불분명한 점도 아쉽다. 저자 맥스 브룩스가 쓴 '세계대전 Z 외전'과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도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 겠다.

2014/03/09 22:58 2014/03/09 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