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새로운 프렌차이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이제는 "믿고 보는 마블 스튜디오"가 되었기에 개봉일에 심야상영으로 보았습니다. 인구가 적인 지방 도시의 영화관이라 평소에는 관객이 꽤 적은 편인데, 최근에는 '군도', '명량' 같은 국산 대작들과 더불어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같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들도 개봉하면서 관객이 많네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각각의 캐릭터가 뚜렷한 다섯 영웅으로, 제작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대는 '우주판 어벤져스'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원작에서는 상당히 강하다는데, '어벤져스'와의 조인트 이벤트를 염두했는지 캐릭터들의 능력은 '은하의 수호자'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상당히 약화된 느낌입니다. 그 엄청난 강함 때문에 원작에서는 '스타로드(Star Lord)'라고 불리던 주인공도, 영화 속에서는 '자칭 스타로드'가 된 점으로도 약화는 뚜렷합니다. 스타로드와 동료들의 힘은 전체적으로 약화되었지만, 그 스케일만은 '어번져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크기입니다. '어벤져스'에 속하는 작품들이 '히어로'라는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SF+판타지' 정도라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여러 행성과 은하를 무대로 하는 '스타워즈'급의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워즈급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했는데, 여러모로 '스타워즈 시리즈' 가 떠오릅니다. 오프닝에 나오는 '마블 스튜디오' 로고 대신 스타워즈 로고를 넣는다면, '스타워즈'의 새로운 스핀오프로 착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 점은 '어벤져스'로 대표되는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와 '스타워즈'를 제작한 "루카스 필름(Lucas Film)"을 모두 인수한 "디즈니(Disney)"가 만들어낸 '접점'이라도 생각됩니다. 개성이 뚜렷한 행성들을 배경으로하는 '스케일' 뿐만 아니라 '캐릭터'에서도 스타워즈를 떠오르게 하는 점이 존재합니다.

나사가 빠진 듯한 유머와 동시에 주인공다운 진중함도 보여주는 '스타로드'는 다분히 '스타워즈'의 '한 솔로'를 떠오르게 합니다.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로, 티격태격하는 동식물인 듀오 수다쟁이 '로켓'과 우직한 '그루트'는 'C3PO'와 'R2D2'의 콤비가 연상되고 단순하면서도 과격한 '드랙스 더 디스트로이어'는 듬직한 '츄바카'와 비교할 수 있겠습니다. 특별한 과거를 갖고 있는 '자모라'는 역시 '레아 공주'와 연결됩니다.

'어벤져스'와의 균형을 위한 '캐릭터들의 약화'만큼이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결성 과정은 아쉽습니다. 이해관계로 얽혀서 급조된 팀으로 설정되었는데, 다분히 '디즈니답다'고 할 만큼, 더 넓은 연령층이 관람하도록 눈높이를 낮춘 느낌입니다. '골룸', '킹콩'에서 최근의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의 '시저'까지 '크리쳐 전문 배우'인 '앤디 서키스'에 비교될 만한 여배우 '조 샐다나'는 행보는 놀랍습니다. '아바타 4부작'의 '네이리티'와 '스타트렉 시리즈'의 '우후라' 그리고 이제 시작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자모라'까지 'SF & 외계인/우주인 전문 여배우'로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녀가 등장하는 세 프렌차이즈 모두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의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밖에 할 수 없겠습니다.

'마블 스튜디오'라는 재료에 '루카스 필름'이라는 양념을 추가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다채롭고 맛깔나는 요리'가 분명합니다. 다만 '디즈니'라는 '가장 대중적인 그릇'에 담기면서 고급 양념만 추가되지 않고, 눈높이가 낮아진 점은 약간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래도 첫 편의 성공으로, 앞으로 이어질 이 시리즈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벤져스'와의 억지스러운 조인트 이벤트보다는 자체 시리즈로서의 확장이 더욱 기대되는 팬들도 많지 않을까요? 별점은 4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