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떠들썩한 '필리핀 선교사 성추행'을 보며 이런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내일 죄 짓기 위해 오늘 속죄하다.'
우리나라 종교계의 현실 그리고 종교의 탈을 쓴 위선자들을 비꼬는 말이다. 몇 년전 '수경사 아동학대' 사건도 그렇고 이번 사건도 그렇고 우리나라 종교계 총체적 부패를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들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다. 사실이 아닐 지라도, 그런 소문이 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수치스러워 해야한다. 사실이더라도 그 선교사를 파견한 교회와 목사와 신자들은 부정할지도 모르겠다. 강한, 잘못된 믿음은 진실로 향한 눈을 가리기 때문에...
종교의 이름을 가장한 악행들. 속죄를 위장한 기만들...
죄를 짓고도 속죄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는 생각들, 인간 중심의 대단히 오만한 생각이 아닌가한다. 수 많은 생명을 죽인 사람이라도 신에게 속죄만 한다면 구원받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희생당한 생명들은 살인자가 신에게 귀의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인가?
'살생'의 문제 뿐만 아니다. 폭력, 성추행, 성폭행 등 법에 위배되는 죄부터 거짓, 속임 등 도덕적인 죄들이 모두 속죄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을까?
정말 '신'이 존재한다면 '신'은, 아니 '신'이라면 어느 생명에게나 '공명정대'할 것이다. 속죄로 그 죄가 구원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진정한 속죄라면 자신의 양심에 대해 용서를 구함이고, 거짓 속죄라면 혹은 속죄하고도 또 죄를 행한다면 그것은 양심의 눈을 가리는 구차한 자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눈 먼 양심은 또 죄를 행하게 될 것이다. 죄를 짓고도 속죄만 하면 구원 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죄를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결국 자신의 행한 죄와 업보는 다시 자신이 받게 하는 것이 진정한 신의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