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족 단위의 웰컴 투 동막골 관람으로 내년 VIP가 영화 한 편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제까지 올해 적립 포인트가 14000점이더군요.
'웰컴 투 동막골', 한마디로 '만화적 상상력을 실사로 재현한 영화'라고 하고 싶네요. 특히 팝콘이 비처럼 내리는 장면과 멧돼지를 잡는 장면은 정말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만한, 재치있고 유쾌한 장면들이었습니다. 상황이나 인물들의 연기도 딱 그랬구요.
영화는 심각한 남북의 전쟁 상황을, 백치 '여일'을 비롯한 세상물정 모르는 천진한 동막골 사람들을 등장시켜 재치와 여유로 풀어나갑니다. 영화 곳곳에 등장인물들에게는 심각한 상황이지만, 관객들은 결국 웃게되는 장면들이 숨어있더군요.
여일의 죽음 이후 무겁게 진행되는 후반부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합니다만 여일의 죽음은 너무 급작스럽고 어이없이 흘러가, 눈물샘을 쥐어짤 만한 극적 효과가 좀 부족하게 느껴지더군요.
초반의 전투 장면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많은 전쟁영화들에서 판에 박힌 듯 볼 수 있는 핸드핼드 기법으로 짧고 깔끔했고, 마지막 전투 장면도 괜찮게 그려냈습니다.' 리수화'와 '표현철'이 마지막에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장면을 정말 이 영화 최고의 감동이더군요. 마지막에 살아나면 미군 장교 '스미스'의 회상으로 끝나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아니었구요.
영화를 보면 배경음악도 상당히 부각되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배경음악의 분위기가 상당히 익숙하더군요. 스케일이 일본 애니메이션 '월령공주'급이라고 할까요? 생각해보니 음악을 '히사이시 조'가 맡았더군요. '히사이시 조'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표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들의 음악을 담당한 영화음악의 거장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죠.
백치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낸 강혜정의 연기를 비롯 정재영, 신하균 모두 좋았습니다. 임하룡씨는 이제 연기자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네요. 예고보다 '여일'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이 조금 아쉽더군요.
볼거리 많고,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주는, 우리나라 관객들이 딱 좋아할 만한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각본과 제작만을 담당한 장진 감독이 직접 감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올해 최고의 가족용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별점은 4.5개입니다.
이념과 대립이 없는 낙원같은 마을 '동막골', 그런 피안(彼岸)은 우리에게 어제쯤 찾아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