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을 뒤흔든, '다크나이트(the Dark Night)' 이후 처음 영화관에서 보는 2009년의 첫 영화 '왓치맨(the Watchman)'.

본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관객의 가치관에 따라서 '거북한 영화' 혹은 '공감할 만한 영화'로 호불호(好不好)가 크게 나뉘겠네요. '300'의 '잭 스나이더' 감독답게 선정성을 골고루(?) 갖추었지만, 약 2시간 30분의 짧지않은 상영시간은 주요인물 6명의 과거를 보여주기에 어쩔 수 없이 산만해지는 부분은, 결국 톱니 바퀴처럼 돌아가는 히어로들의 관계과 영화의 결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관객들에게는 너무 긴 지루함이 될 법합니다.

현대역사에 대한 '풍자'(베트남전의 미국 승리, 닉슨의 3선)를 담은 대안역사 속에서 진행되는 '왓치맨'은 초반 히어로들(코미디언, 로어셰크, 나이트 아울)의 현실적인(?) 능력이나 어두운 도시의 모습을 보이면서 '다크나이트'를 떠오르게 합니다. 하지만 히어로들 중에서도 우월한 두 존재, '오지맨디아스'와 '닥터 맨하튼'을 보면 역시 히어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류를 지배하는 '공포'를 이용하는 정부와 언론은 분명 냉전시대에 대한 '풍자'이지만 오늘날의 현실과 다르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파멸'를 향해 달려가는 인간의 어리석음은 인류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결국 그 '만들어진 공포'는 인류에게 '진정한 공포'가 무엇인지 깨닫게 합니다.

충격적인 결말, 대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냐, 아니면 대의를 버리고 희생을 막느냐. 지금까지 역사가 보여준 모습을 보면, 저는 소수를 희생해서라도 대의를 찾겠습니다. 그것이 '모래 위에 세워진 성'이라고 할지라도요.

'비난하지도 용서하지도 않지만 이해해'라는 모 등장인물의 의미심장한 대사가 인상적입니다. 인간의 본질 중 하나는 '어리석음'이기에, 극한에 몰려야만 정신을 차리나 봅니다. 현재의 우리 인류는 극한의 상황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언제쯤 정신을 차리려나요? 별점은 4.5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