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리즈로 더 유명한 '스타 트렉'의 11번 째 장편영화 '스타트랙 더 비기닝'.

요즘 한창 헐리우드에 불고 있는 프리퀄로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배트맨 비긴즈', '슈퍼맨 리턴즈'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제목 '스타트렉 더 비기닝'이라고 붙였을지도 모르지만 이 제목은 사실 '국내용' 제목입니다. 이 영화와 관련된 미국 사이트들에서는 이 영화를 소개할 때 '더 비기닝'이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미국 포스터에도 이 영화의 제목은 간단하게 'Star trek'입니다. 이 영화가, 사실상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는, 다른 프리퀄들과는 다른 '스타트렉' 정통성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 이런 간단한 제목이 붙었나봅니다.

5개의 TV 시리즈와 10편의 영화가 이미 나와있는 방대한 이야기라 본 영화를 보기전에 전편들의 내용을 알아야한다는 부담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프리퀄답게도 저처럼 스타트렉 시리즈에 대해 거의 모르는 사람들도 즐길 만한 내용 전개를 보여줍니다.

'휴먼 드라마'와 'SF 우주 대서사시'를 혼합한 오프닝을 시작으로 영화는 시종일관 두 이야깃거리 사이에서 중심을 꽤나 잘 유지합니다. 그리하여 꿈많은  '우주 소년소녀' 시절을 보낸 이들이 푹 빠질 만한 이야기를 두 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 동안 기가 막히게 풀어나갑니다. 더불어 '블랙홀'과 '외계인'을 비롯해 '순간이동', '시간이동', '평행우주' 등 우주에 대해 큰 관심이 있지 않더라도 익히 들어봤을 법한 소재들을 아름다운 우주와 함께 환상적인 특수효과로 그려냅니다.

스타트렉의 기본 사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스타워즈'에서 보여지는 '외계인'들과는 다르게 미지의 종족이 아닌, 인류의 '흑인', '백인', '황인'처럼 그저 생김새가 조금 다른 또 다른 인류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본 영화에서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모두 이 팔과 두 다리를 갖고 '이족보행'을 하는 고도의 지능을 보유한 생명체이며, 인류와 '교미(?)'와 '잡종교배(?)'도 가능합니다.

아쉬운 점은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여느 전설이나 신화처럼 '혈통주의'을 바탕으로한 '주인공(커크)'의 모습입니다. "아버지가 위대한 함장이었기에 아들도 위대한 함장이 될 것이다."라는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논리가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인격과 능력은 어느부분 '유전'도 있겠지만 언어를 통해 지식전달이 가능해진 이후로는 분명 '교육'혹은 '전승' 더 중요할 법한데, '아버지'와 '아들'은 전혀 만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TV 시리즈 '히어로즈'에서 악역 '사일러'로 등장했던, 본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잭커리 퀸토(스팍)'는 정말 외계인이 잘 어울리더군요. 스팍의 '미모의 지구인 어머니'는 많이 본 얼굴이었는데 '위노나 라이더'였습니다. 악역(악당 두목)이었지만 생각보다 비중은 크지 않었던 '에릭 바나'의 선택과 용기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커크 '크리스 파인'은 조만간 개봉할 새로운 '터미네이터' 시리즈에도 출연한다는군요. '제임스 본' 시리즈에서 비중있는 악역이었던 '칼 어반'은 주인공의 충실한 조력자, 비중있는 조연으로 다시 만나네요. 그리고 미래에서 온 '늙은 스팍'의 '레너드 니모이'는 눈에 익은 얼굴이었는데 바로 스타트렉 TV 시리즈에서 역시 '스팍'을 연기했던 배우였습니다. 원작에 대한 오마주일까요? 미래에서온 스팍이 사실은 과거의 배우였다니 아이러니합니다. 영화 속 이야기 전개로는 분명 미래지만, 우리 현실에서는 과거 시리즈이니까요.

작년의 '다크나이트'가 없었다면 5개도 충분히 주겠지만, 다크나이트는 별5개의 새로운 정의를 만든 느낌입니다. 별점은 4.5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