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주 전인, 7월 23일에 '상상마당'에서 열렸던 '민트페스타 vol. 21'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홍대 얼짱' '요조'는 결국 'SoundHolic(사운드홀릭)'에서 열린, 그녀의 단독 공연 '내가 노래할께 2'를 예매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지난 파스텔뮤직의 공연들이 티켓팅 순서로 입장을 하기에 티켓팅 한 두 시간 전부터 줄을 서야했던 불편함을 개선하여 예매입금 순서로 입장번호가 배정되기에 여유롭게 사운드홀릭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빠르게 예약하고 입금하였다고 생각은 했는데, 입장번호는 무려 1번이었고 당연히 가장 앞줄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죠. 티켓팅하느라 기다리고, 입장줄 서느라 기다렸었는데, 이번에는 좌석까지 번호로 배정되어 있어서 사실상 빨리 예약하고 공연 시작 전에만 티켓팅하면 되는, 시간 낭비 없는 절차가 좋더군요.

지난 민트페스타 공연에서 기타리스트 관영과 퍼커션 세션과 함께 3인조로 등장하여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이번에도 그런 3인조 공연을 기대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시작 예정시간인 6시가 조금 지면서 언제나 사운드홀릭의 공연전이나 인터미션에 만날 수 있는 스크린으로 '노래 연습'이라는 글이 나왔습니다. 이어 스크린 속에서 등장한 요조는, 쓰면 눈이 빙글빙글 돌아갈 법한 큰 뿔테안경을 쓰고 침대에 앉아 마치 '건어물녀'라도 된듯, 기타 반주에 맞춰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또 노래할께'는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공연처럼 3인조가 아닌, 기타, 베이스, 드럼, 그리고 키보드 세션을 대동하고 등장한 요조는 리메이크 곡 'Sunday'를 들려주었습니다. 첫곡이기 때문인지 지난 공연처럼 재치를 보여주지는 않았죠. 일요일이기 때문에 Sunday를 첫곡으로 선택하였다네요. 그리고 긴 멘트 없이 노래 중심으로 공연은 이어졌습니다. 라디오 진행을 하면서 너무나 말을 하다보니 평소에는 말수가 적어졌다는군요. 어린시절 놀이를 차용한, 보사노바풍의 편안한 '아침 먹고 땡'에 이어 요조의 1집에서 가장 독특한 곡 '바오밥나무'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오밥나무는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하여 별에 뿌리내려 그 별을 파괴시킨다는 나무입니다. 별을 감싸는 바오밥나무처럼 그녀의 목소리가 듣는이를 감싸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소근거리는 듯한 목소리에 몽환적인 사운드가 만난 '모닝스타'에 이어 깜짝 커버곡이 이어졌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좋은 'Jason Mraz'의 인기곡 'I'm yours'였습니다. 저도 좋아하는 곡이라 가사를 아는 부분은 따라서 흥얼흥얼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지난 공연에서 농밀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관객을 압도했던 그 곡 '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어쿠스틱이 아닌 몽환적인 밴드 사운드로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민홍형의 간결하고 절제된 가사와 곡이 결합한 '꽃'은 요조를 통해 활짝 피어났습니다.

'숨바꼭질'이 이어졌고 요조는 이때부터 어쩐이 울먹이는 표정이었습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함께했던 앨범과 그녀의 1집 사이에 있었던 아픈 일이 생각난 것은 아니었을지요. 바로 다음곡이 '그렇게 너에게'였으니까요. 요조를 상당히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가사가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그렇기에 그녀의 울먹이는 표정은 짙어졌습니다. 꽃이 끝나갈 무렵 요조는 갑자기 무대 밖으로 나갔고, 밴드의 연주는 계속되었습니다. 후반부는 꽉 들어찬 몽환적인 밴드 사운드로 편곡된 '그렇게 너에게'는 '꽃'에 다시 관객을 압도했습니다. 곡이 끝나고 스크린이 내려왔고 그렇게 1부가 끝났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깜짝 게스트가 등장하였는데, 첫인상은 '주먹 좀 쓰시는 동네 형님'같은 인상의 '김마스타'였습니다. '살롱 바다비'의 공연일정에서 종종 보았던 이름인데 공연은 처음이었죠. 얼마전에 무려 4집을 발표했다고 하네요.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타이틀곡 '1 Shot'을 들려주었고, 방송용 타이틀곡 한 곡을 더 들려주었습니다. 요조와는 같은 동네 주민이라고 하는군요.

이어 시작된 2부는 '요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곡 'My name is Yozoh'로 시작되었습니다. 랩같은 가사는 랩퍼였던 그녀의 과거를 생각나게 했고, 인상적인 기타리프는 흥겨운 곡에 긴장감을 더했습니다. 이어 1집의 타이틀곡, 사랑스러운 웃음과 눈물의 '에구구구'가 이어졌습니다. 요조의 엉뚱함을 생각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곡이자, 누군가(누구? 주성치!)가 들을까봐 잘 불러야하는 곡 '슈팅스타'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왠지 복고적은 로큰롤 분위기의 연주에 맞춰, 탬버린을 흔들며 함께 낭창낭창 몸짓을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은 편안해 보였습니다. 그 분위기를 이어 흥겨운 로큰롤 사운드의 커버곡이 이어졌는데 바로 'Beatles'의 'Revolution'이었습니다.

노래만 줄창 불렀던 1부와는 다르게, 그녀의 2부 모토는 관객과 함께 즐기는 것이었습니다. 좌석 공연이었지만, 그녀의 요청에 관객들은 모두 일어섰습니다. 요조를 '음란가수(?)'로 만든 '바나나파티'와 4차원 세계의 주민들이 등장하는 가사의 '그런지 카'가 이어졌죠. 사랑에 빠지고 싶게 하는 곡 'Love'에서는 탬버린을 두드리느라 그녀의 허벅지는 고생을 했습니다. 마지막 곡은 제목과는 덜 어울리게 뽕끼가 강한 '사랑의 롤러코스터'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한 사람도 자리에서 일어나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앵콜'을 연호했습니다. 요청에 응한 그녀와 밴드는 이번 공연에서 유일하게 어쿠스틱으로 '아 외로워'를 들려주었습니다. 얼마나 그녀가 외로웠으면 이 곡을 앵콜곡으로 준비했을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사운드체킹'까지 필요한 그녀의 어쿠스틱 밴드는 너무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그녀 이름으로 발매된 두 장의 앨범의 수록된 곡들의 대부분들 들려준, '내가 노래할께 2'는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그녀의 단독 공연 '내가 노래할께'에서는 민트페스타에서 보여준 공연과 마찬가지로 3인조 어쿠스틱 밴드로 공연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후속편이라고 똑같은 편성을 보이지 않고 예상를 깨는 밴드와 함께 등장한 그녀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녀의 공연을 못본 오랜 시간 동안, 확실히 그녀의 내공은 몇 갑자나 늘어있었습니다. 앨범으로 듣는 음악과는 차별화된 공연을 보여준다면, 그녀의 공연은 분명 인디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보아야할 공연'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더 발전해나갈 그녀의 모습과 다음 앨범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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