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전철역 주변에서 나누어주는 무료신문에서 일제히 '삼성전자, 첼시(Chelsea)와 스폰서쉽' 기사를 담고 있더군요. 스폰서쉽 금액이 우리돈으로 5년간 무려 '1000억'이라죠.

'1000억', 정말 우리나라 축구계로 보자면 어마어마한 금액이라고 생각되네요. K리그 모든 팀의 선수 몸값을 합해도 1000억이 안될 것이고, 모든 구단의 1년 운영비를 합한 금액보다도 많은 금액이 아닐까요? '우리나라 축구계에 투자했으면...'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K리그도 삼성전자가 후원하고 있네요. 비단 축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프로 스포츠가 삼성그룹이 후원하고 있지요.

어찌되었거나, 삼성전자가 1000억을 쓸데없이 쓴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한차례의 재정난을 겪은 후, 러시아의 석유 재벌 'Roman Abramovich'가 구단주가 된 이후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의 뒤를 이어 '차세대 지구 방위대'라고 불릴 만한 '첼시'이니까요. 더구나 '레알 마드리드'의 무차별적 영입과는 달리, 지금까지 선수 영입에 투입된 2억5천만파운드(약 5천억원)로 정말 알짜배기 선수들을 골라 모은 영리한 팀입니다. 구단주의 이름을 따서 '로만 제국'이라고도 한다죠.

이번 05~06시즌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단 1패만을 기록하며 우승이 확실한 상태고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4강에 진출해 있는, 유럽 클럽 축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이기도 합니다. 이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하면 'Vodaphone', '아스날'하면 'O2'가 떠오르듯, '첼시'하면 '삼성전자'가 떠오르는 날이 오려나요?

첼시의 유니폼은 '파란색'입니다. 우연인지 바로 삼성그룹의 색도 '파란색'입니다.(삼성의 클럽팀 '수원 삼성'의 홈 져지도 '파란색'이지요.) 삼성전자가 첼시와 거액의 스폰서쉽을 체결한 이유 중에는 첼시의 떠오르는 유명세뿐만 아니라, 첼시를 대표하는 '파란색 유니폼'도 있지 않나 생각되네요.

저로서도 점점 좋아지는 첼시입니다. 챔피언스 리그도 우승하고 좀 더 유명해져 삼성전자의 마케팅도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덤으로 메인 스폰서 기업으로 삼성전자가 첼시의 친선경기도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네요. 뭐, 그렇다면 수원 삼성과의 경기가 되겠지요. 하지만 세계 클럽 축구사에서 나름대로 큰 의미가 되지 않을런지요.

첼시가 UEFA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하고, 수원 삼성이 AFC 챔피언스 리그를 우승한다면, 이 두 팀의 친선 경기는 단순히 친선 경기의 의미를 넘어 유럽 챔피언과 아시아 챔피언이 격돌하는 큰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요. 매년 일본에서 열리는, 유럽 챔피언과 남미 챔피언이 격돌하는 '도요타 컵'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