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부터 '리뷰를 써야지...'하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보니 5월이 되어서야 쓰게되네요. 생각난 참에 5월에 첫째날, 오늘 씁니다.

작년 12월에 발매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의 1집은 인디씬에서 가장 차가운 음악으로 인디씬을 가장 뜨겁게 달군 앨범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밴드 이름에 들어가는 '소규모'라는 단어처럼 밴드의 구성은 정말 조촐합니다. 앨범 발매 전까지만 해도 정식 멤버 두 명으로 앨범 녹음까지 마쳤고, 발매 이후에 퍼커션을 한 명 영입해 세 명으로 꾸려나가는 정말 소규모의 밴드입니다.

앨범은 총 12곡이 들어있고 대부분의 곡에서 보컬은 남녀 멤버가 곡마다 번갈아가며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 키보디스트 송은지씨의 보컬곡 기타리스트 김민홍씨에 비해 2배정도 됩니다.

제가 언제나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앨범의 첫 곡인데, 이 앨범에서도 첫 곡부터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짤랑거리는 에그쉐이크와 함께 시작되는 첫 곡 'Hello'는 제목처럼 이 앨범을 시작하는 동시에 소규모의 스타일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연주와 너무 잘 어울리는 송은지씨의 보컬은 몰입은 높이구요.

이어지는 'so good bye'는 좀 더 차분해진 분위기와 간결하지만 시적인 가사가 매력인 곡입니다. 가사 일부분을 해석하면 '안녕. 새들의 노래 소리를 들었어요. 이제 갈 시간이네요.'. 이 곡은 얼마전에 종영된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의 OST에도 수록되었더군요. 그만큼 좋다는 이야기겠지요.

'S'는 앞의 두 곡과는 달리 갑자기 남자의 목소리가 등장해 분위기 칙칙 해진다고 느낄 수도 있는 곡입니다만, 앨범 수록곡들 중 가장 흥겨운 멜로디로, 아마 가벼운 어깨춤과 함께 들으면 딱 좋다고 생각되네요.

'Lalala'는 공연에서 소규모의 소개처럼 소규모의 곡들 중 가장 닭살스런 가사의 곡입니다. 하지만 그 차분한 보컬과 연주때문에 앨범의 흐름을 깨지 않습니다.

'Monkey'는 재밌는 제목과 도입부에서 반되는 가사 'Monkey~'와는 다르게 상당히 분위기 있는 곡입니다. 또 후반부의 김민홍씨의 나레이션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인데요, 공연에 듣기 힘든 곡으로서 민홍씨의 말에 따르면 '그 분'이 오셔야한답니다.

'fish'는 이 앨범에서 가장 긴 곡이고, 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보컬과 연주에서 느껴지는 그 쓸쓸함과 공허함, 은지씨 보컬의 매력이 100% 나타나고 민홍씨의 코러스도 매우 잘 어우러진 중독성이 엄청난 곡입니다.

이 앨범에서는 빠지는 곡 없이, 이 글에 소개한 곡들 외의 나머지 곡들도 상당히 좋습니다. 2005년 상반기 한국음악계 최고의 음반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앨범을 구입해서 듣고 빠진 후, 소규모의 공연을 찾게되었습니다. 공연에서는 퍼커션과 함께, CD로 들을 때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답니다. 별점은 4.5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