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지 히토나리 - 안녕, 언젠가

우리나라에는 뒤늦게 소개되지만, '츠지 히토나리'의 작품들 중 아마도 '냉정과 열정 사이 blu' 다음으로 유명하지 않을까 하는 작품이 바로 '안녕, 언젠가'이다. 사실 에쿠니 가오리 등 일본 여류작가들에 비해 번역된 작품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은 그이지만, 이 소설 속에 실린 시구는 츠지 히토나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읽기 전에 한 번쯤은 읽어 보았으리라.

현대가 아닌 1975년 개발이 손이 닫기 전인 '태국 방콕'이라는 열대의 이국에서 펼쳐지는 사랑이 이 소설의 주요 내용이다. 이미 약혼자가 있는 유타카에게 매혹적인 여인 토우코의 등장은 '한 여름 밤의 꿈'과 같은 일이었고, '꿈'이기에 깨어날 수 밖에 없다.

지루하고 위태로운 하지만 뜨겁고 매혹적인 두 사람의 사랑은 결국 젊은 혈기의 불장난으로 끝나고 소설은 25년을 뛰어넘는다. 25년이나 지났지만, 차마 잊지 못해 마음 한 쪽을 떼어놓고 살아온 두 사람의 모습은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깊이과 감동을 전한다.

사실 즐겨 읽는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의 가볍고 건조한 문체보다는 츠지 히토나리의 서정적이고 분명한 문체가 우리나라 사람의 감성에 더 잘 부합하지 않을까 한다. 요즘 TV드라마에서나 볼 만한 신파에 가까워질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적절한 시대와 장소 그리고 인물 배경 속에 그려지는 그의 이야기는 '신파'라기 보다는 '로맨틱'에 가깝다.

여러 그의 소설에서 그는 남성들만의 세계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은 거칠고 무뚝뚝한 세계가 아닌 남성이라는 딱딱함 속에 숨어있는 부드러움을 찾아 보여준다. 그렇기에 역시 남성인 나에게 그의 글들이 마음에 더 와 닿는지도 모르겠다.

죽음의 순간에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될까? 아니면 사랑 받았던 기억을 떠올리게 될까? 나는 전자가 되기를 바란다.
2008/01/29 02:02 2008/01/29 02:02

<연말결산>지름의 역사 2007년 12월

2007년 결산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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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르다 입수한 'Kero one'의 'Windmills of the Soul'. 째즈와 힙합의 만남? 힙합에 문외한이 나의 귀에도 스며드는 그의 음악. 음악 취향에서도 웰빙과 개성을 추구하는 이들은 한 번 들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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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EP들이 좋았기에 입수하고 본, 'Lamp'의 미수록곡 모음집 '잔광'. 밴드의 이름과 그리고 이 EP의 성격과 너무 잘 어울리는 음반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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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이나 된 밴드가 이렇게 신선한 음악을! 'Swinging Popsicle'의 'Go on'. 특히 'Chocolate Soul Music'의 매력은 단연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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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싸이트 토끼'의 'Twinkle twinkle'. 인디씬에서 신인답지 않은 완성도와 세련됨을 들려주는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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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의 두 번째 앨범 '피아노로 그린 일기'. 아쉽다. 수록곡도 총 재생시간도. 정규앨범보다는 EP로 발매했으면 어땠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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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의 '타블로'가 참여한 '이터널 모닝'의 'Eternal Morning'. 너무 기대를 했을까? 아지만 아직 첫걸음마이기 때문일까? 들을 만 하지만 아직은 아쉬운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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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 없이 정규앨범 뒤에 리믹스 앨범을 들고 찾아오는 '클래지콰이'의 세번째 리믹스 앨범 'Robotica'. 앞선 두 리믹스 앨범이 이름 그대로 '리믹스'에 충실했다면 이번에는 신곡에도 충실한 리믹스 앨범의 성격을 뛰어넘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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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의 '큰 형님', '스위트피'의 정규앨범 '거절하지 못 할 제안'. 어린왕자에서 이제는 어른으로? 하지만 녹슬지 않은 감수성을 들려주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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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달'의 'Monologue Project'가 들려주는 'Alice in Neverland'. 이번에는 동화적 상상의 나라로. '역시 두번째 달!'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앨범.

신작이 수 없이 쏟아지는 12월. 그 중에서도 알찬 앨범들을 골라래며 선방한 12월.
2008/01/23 10:18 2008/01/23 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