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지름의 역사 2007년 1월

<현대 네티즌들에게는 그 어떤 이념이나 믿음보다도 빠져들기 쉽고 끊기 어려운 일이 있으니 바로 지름의 유혹, 일명 '지름신의 강림'이다. 이 지름의 유혹은 쉽사리 벗어날 수 없어, 통장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카드가 정지가 되며, 마이너스 통장의 마이너스가 최대치가 되는 순간에도 멈추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도 한다. 이 호환, 마마, 전쟁보다 무서운 '무분별한 지름'이 얼마나 위험한지 널리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작성한다.>

연말결산, 지름의 역사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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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사이트에서 저렴하게 구입한 'M-flo'의 두번째 앨범, 'Expo Expo'. M-flo의 다른 앨범을 많이 들어본 건 아니지만 'Come again' 한 곡만으로도 이 앨범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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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D사이트에서 저렴하게 판매중이었던 'Koda Kumi'의 12주 연속 발매 싱글 시리즈의 일부. 싱글 자켓에 숫자가 쓰여진 점이 특이해서 알아봤고 결국 '내안의 콜렉터'를 자극하고 말았다. 외모로는 승부하는 일본 여가수로 알았는데 노래도 괜찮고 가창력도 나쁘지 않더라. 'Nakashima Mika'의 라이센스 음반들과 함께 올해 수집의 타켓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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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후반기부터 시작된 'Gwen Stefani 누님의 싱글 모으기'의 연속이다. 나이를 잊고 회춘하여 솔로로 성공하신 Gwen 누님은 역시 대단. 2집의 후속 싱글들이 아직도 국내에 소개되지 않는 점은 나쉽다. No Doubt의 싱글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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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the Wreckers'의 데뷔앨범, 아마 내가 올해 가장 많은 들은 음반이 아닐까? 12월에 신곡이 3곡이나 포함된 라이브 앨범(CD+DVD)이 발매된다는데 꼭 수입되었으면 좋겠다. Michelle Branch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꼭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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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목소리, 편안한 기타 연주와 함께하는 올드 팝으로의 여행 'RIta Calypso'의 'Apocalypso'. 괜찮은 앨범이지만, 'the Wreckers'에 밀려 많이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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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페라계에서 유명한 'Sarah Brightman'이 아줌마의 노래들은 예전부터 궁금했다. 'Diva'는 베스트 앨범답게 '오페라의 유령'부터 유명한 곡들이 많지만, 아직 난 이런 고급스런 취향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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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 인기의 힙합 앨범이라고 할 만한 'Epik High'의 'Remapping the Human Soul'. 이제 'Epik High'는 'Dynamic Duo'와 함께 대중 힙합을 양분하나 했더니, 다듀가 주춤한 사이 일인자가 되어버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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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앨범이 더 좋은 '보아'의 일본 싱글 'Key of Heart'. 구입을 미루고 있다가 C사이트에서 저렴하게 올라와 구입. 역시 그냥 소장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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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아는 너희들의 가능성을 알아보았단다.' 정말 오랜만에 구입한 새로운 아이돌 그룹의 음반들, 현재 '거짓말'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빅뱅(Bigbang)'의 첫번째와 두번째 싱글과 데뷔앨범.

이어지는 3장의 인디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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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이상을 들려준 'Fanny Fink'의 'Mr.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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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듣고 봉인된 두 앨범. 기대작이었던 '뭄바트랩'의 'Looking for the Sunrise'와 신선한 느낌을 기대하고 들었지만 아직 부족했던 'Romantic Couch'의 'The House'.

'폭주의 1월'. 작년 후반기부터 두드러진 경향은 싱글의 비율이 늘어났다는 점으로 '내안의 콜렉터'가 눈뜨기 시작했다. 싱글, 듣지 않아도 모으는 재미가 쏠쏠하더라.
2007/11/17 17:16 2007/11/17 17:16

미스티 블루(Misty Blue) -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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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발표된 앨범들 가운데 기억해야할 앨범, '미스티 블루(Misty Blue)'의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B'.

여성 보컬을 앞세운 3인조의 전형적인 '한국형 모던락 밴드 구성'을 갖춘  '미스티 블루'는 2005년 6월 데뷔 앨범 '너의 별 이름은 시리우스B'를 통해 조용히 등장합니다. 2005년은 이 밴드의 소속 레이블인 '파스텔뮤직'이 다른 레이블 소속 뮤지션의 영입과 새로운 뮤지션의 발굴로 인디씬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보여준 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2005년에 '카바레사운드' 소속이었던 '푸른새벽'이 파스텔뮤직을 통해 앨범을 발표했고, 기존 파스텔뮤직 소속이거나 새로 영입된 '허밍어반스테레오', '올드피쉬', '티어라이너', '불싸조', '해파리소년', 'Love & Pop' 등 거의 한 달에 한 장 꼴로 수 많은 밴드들의 앨범이 발매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파스텔뮤직의 행보는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을 영입한 이듬해 초까지 이어집니다.

양질의 앨범을 꾸준히 발매하는 '파스텔뮤직'이 인디씬의 '악의 축'으로 떠오른 시기에, '미스티 블루'의 등장은 그야말로 조용했습니다. 같은 레이블 소속으로, 이미 인기밴드 반열에 오른 '푸른새벽'이나 떠오르는 신예 '허밍어반스테레오'가 더 많은 주목을 끌었고, 조만간 파스텔뮤직이 영입할 '소규모아카시아밴드'도 대단했구요. 하지만 '지나친 확장'으로 레이블만의 색을 잃어가는 듯한 파스텔뮤직에게 '미스티 블루'의 데뷔 앨범은 '파스텔뮤직다움'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였습니다. '파스텔뮤직다움'을 확실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겠지만, '쓸쓸함, 그리움, 설렘의 감정을 진하지 않은 파스텔톤으로 표현한 소녀적 감수성'정도가 되지 않을까합니다.

컴퓨터나 MP3는 생각할 수도 없었고 라디오가 음악생활의 주요 수단이었던 시절을 추억하는 'Radio Days', 초컬릿을 건네는 순간의 설렘을 회상하는 '초컬릿'에서 그런 소녀적이고 그리운 감정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피아노와 드럼의 째즈풍 연주와 함께하는 'cherry'에서는 슬픔이 묻어나지만, 화자의 목소리에서 들을 수 있는 그 슬픔은 애절함이기보다는 아련함입니다.

이어지는 'Daisy'는 '화요일의 실루엣', '위로' 등과 함께 이 앨범에서 손에 꼽을 트랙으로 '미스티 블루'다운 매력이 물씬 풍기는 곡입니다. 쓸쓸함과 그리움이 교차하는 분홍과 하늘빛의 감정들, 바로 미스티 블루의 색이 아닐까요? 나른하고 조금은 무덤덤한 고양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그녀의 고양이'는 가사를 통해 또 목소리를 통해 보컬 '은수'의 표현 방식을 확고히 합니다.

미스티 블루의 곡들에는 계절이나 시간 감각이 명확한 편인데, 앞선 'Daisy'처럼 이어지는 세 곡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봄의 시작에서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Spring Fever'에서는 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듬해 발매된 EP에 수록된 '날씨맑음'과 괘를 같이 하고, 미스티 블루로서는  흔하지 않은 발랄한 느낌의 '일요일 오디오'에서는 어느 여름 일요일의 설렘이 느껴집니다. 베스트 트랙 중 하나인 '화요일의 실루엣'에서 그 감각은 앞선 두 곡에 비해 명확하진 않지만, 어느 쓸쓸한 가을의 오후일 듯하네요. 낭송하는 듯한, 연기처럼 사라지는 듯한 화법에서 보컬의 매력이 듬뿍 느껴집니다. 감정의 덧없음을 표현한 가사도 일품이구요.

희망차고 경쾌한 '마음을 기울이면'은 수록곡들 가운데 가장 귀를 사로잡은 트랙으로 밝은 보컬과 마음에 속삭이는 듯한 코러스의 교차가 인상적입니다. '거품'은 하루에도 수도 없이 마음 속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습과 그로 인한 괴로움을, '8월의 8시 하늘은 불꽃놀이 중'에서는 사춘기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일 법한 모습을 미스티 블루만의 팝적 감수성으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푸른 그림자'는 '화요일의 실루엣'만큼이나 쓸쓸함의 그림자가 짙은 곡으로, 제목이나 가사의 '회색 빛 날개'처럼 '미스티 블루식 화법'의 특징 중 하나인 회화적 화법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 트랙인 '위로'는 대미를 장식하는, 가사와 연주에서 완벽하게 '미스티 블루다운' 곡입니다. '슬퍼도 슬픈게 아냐, 기뻐도 기쁜게 아냐, 울어도 우는게 아냐, 웃어도 웃는게 아냐'라는 후렴구는 그야말로 미스티 블루의 감수성과 화법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가사입니다. 그런 알 수 없는 감정이 사춘기 소녀의 감성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런 소녀다움이 '파스텔뮤직의 색'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아닐까요?

지금까지 살펴본 미스티 블루의 감수성을 '파스텔뮤직 감수성'의 '중심이자 표준'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그 감수성은 풋풋하면서도 오묘한 소녀의 감수성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또 미스티 블루가 이 앨범을 통해 들려주는 노래들은 '농도 100%의 팝'이라고 하겠습니다.

2005년 6월에 발매되어, 처음 손에 들었을 때는 내용물인 수록곡들보다는 이쁜 일러스트가 담긴 디지팩이 더 끌리는 앨범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알 수 없는 은근한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고 이제서야 리뷰를 작성합니다. 2006년에 EP를 발표한 뒤 긴 휴식기에 들어간 뒤, 컴필레이션 앨범에 참여하여 간간히 근황을 알리고 있습니다. 해가 바뀌고 꽃피는 봄이 오면, 반가운 앨범 소식을 들고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농도 100%의 팝, 별점은 4.5개입니다.
2007/11/10 21:26 2007/11/10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