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3 (Iron Man 3) - 2013. 4. 27.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아이언맨3(Iron Man 3)'.

'어벤져스(the Avengers)'가 우려와 달리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마블(Marvel)'사의 어깨는 꽤나 무거워졌을 법합니다. 지난 개별 영화에서 어벤저스를 위한 떡밥에 가까웠던 '캡틴 아메리카(Captain America)'와 '토르(Thor)'나 주연 배우의 교체 등 문제로 후속편에 난항을 겪고 있는 '헐크(Hulk)'와는 달리,  자체적인 스토리라인도 가장 탄탄했던 흥행 성적도 마블 영사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언맨'이기에 '어벤져스' 이후의 개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꽤나 고민이었겠죠. 그리고 어벤저스에서 보여준 화려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기대치를 높여놓았기에, 내용 뿐만 아니라 볼거리에서도 그랬겠죠.

첨단 기술로 무장한 화려한 장비(슈트, 대저택, 그리고 자동차까지 포함하여)로 키덜트(kidult)들의 선망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는 자신만만했던 지난 모습들과는 달리, 어벤져스에서 외계인들과 전투를 치룬 이후 불안과 공황장애에 시달리는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고도 할 수 있는 그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어벤저스 세계관과 녹아들면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치유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언맨의 새로운 슈트만큼이나 기대하게 되는 점이 바로 새로운 악당이었는데, 이번에는 '엘드리치 킬리언'과 '만다린'이었습니다. 특히 원작 코믹스에서 10개의 반지가 각각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는 '만다린'이었기에 과연 영화속에서는 어떤 영상 효과로 능력이 표현될 지 궁금했는데,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는데 '악당은 결국 한 명'이라는 점입니다.

어벤저스로 지구에(특히 미국에) 여러 영웅이 존재한다는 설정 때문인지, 영화 속의 배경은 토니 스타크의 거주지인 플로리다의 마이애미와 내용 전개에 중요 역할을 하는 시골 마을이 위치한 테네시로 정확하게 국한되면서, '아이언맨'은 지구의 영웅도, 미국의 영웅도 아닌 한 지역(미국 마이애미)의 지역 영웅으로 입지가 줄어든 느낌입니다. (각 영웅들이 미국 드라미 'CSI'의 지부라면 영화 '어벤저스'는 CSI 속 지부들이 협조하는 조인트 이벤트라고 할까요?) 영화 속 미국에 여러 영웅이 존재한다고 확인된 상황에서, 각 영웅들의 '구역 정리'가 확실히 필요했나 봅니다. 그리고 어벤져스의 외계인과의 전투를 '뉴욕에서 있었던 일'로 국한시키는 영화 속 대사도 그런 느낌을 확고하게 만듭니다.

볼거리 면에서는 '어벤저스'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원격 조정 슈트와 수많은 슈트들이 원격조정으로 움직이는 '하우스 파티 프로토콜'을 이용하여 전편들보다 화려하고 스케일이 커진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특히 '하우스 파티 프로토콜'은 토니 스타크가 '어벤저스'에서 수 많은 적들과의 전투를 경험한 후 다수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 개발한 원격 조정 슈트의 '확장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하고 강력한 슈트들이 아이언맨의 전투 능력을 상승시키고, 2015년 공개될 '어벤져스2'에서 아이언맨의 활약에 기대감을 갖게 하네요. 별점은 3.5개입니다.

* 이하로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네요.

가슴에 박혀있던 파편을 제거하고 팔라듐 원자로까지 사라진 토니 스타크의 마지막 모습은 그의 인격적 성숙과 더불어 아이언맨 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을 보면 '아이언맨은 돌아온다'고 하니, 후속편을 기다려도 되겠습니다.

익스트리미스를 주입하여 영웅급 능력을 보여주는 '페퍼'의 모습은 '만다린'의 정체와 더불어 반전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색하게도 그녀의 사망(?) 씬을 긴 호흡으로 잡지 않는 장면에서, 그녀의 활약은 이미 예고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제가 본 상영관에서는 마블 영화사의 영화를 처음 본 사람들이 많았는지, 이상하게도 엔딩 크레딧 이후의 영상을 확인하지 않고 나가는 관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엔딩 크레딧 이후의 영상이 짧게 나왔고, 토니 스타크에게 상담을 하면서 곤란해하는 '브루스 배너'를 만날 수 있습니다.

2013/04/29 16:45 2013/04/29 16:45

Yiruma - First Love : repackage (2005)

사용자 삽입 이미지
artist : Yiruma (이루마)

album : First Love (repackage)

disc : 1CD

year : 2005

대한민국 대표 New Age Artist '이루마(Yiruma)'의 대표 album 'First Love'.

이루마는 2000년 대 초반 즈음부터 국내에 불기 시작한 New Age 열풍의 '최대 수혜자'이자 '최대 공헌자'라고 할 수 있다. 운좋게도 그의 debut 시기가 국내에서 New Age라는 genre에 대한 인식와 소비가 확장되던 때와 같이하기에 '수혜자'라고 할 수 있겠고, '여심(女心)'을 끌 만한 깔끔한 외모와 탁월한 작곡 실력으로 연주음반으로는 기대 이상의 음반 판매와 성공적인 전국 concert tour를 통해 New Age의 대중화에 막대한 '공헌자'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최근에는 주춤한 모습이지만, 2001년 debut 이후 지금까지 약 10년 동안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 대표 New Age artist임에 틀림없다. 2001년 11월에 발표된 'First Love'는 앞서 같은 해 5월에 발매되었던 debut album 'Love Scene'을 향한 대중에 아쉬운 반응에 대한 '회심의 반격'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번째 album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의 discography에서 최고의 album으로 꼽을 수 있는, '지금의 이루마을 있게 한' album으로서, album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루마의 탁월한 감각이 빛나고 있다. 특히 첫 track "I"를 시작으로 일곱 번째 track "When the Love Falls"까지는 그의 set list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이루마식 감성의 향연'이라고 하겠다. 여기서 소개하는 repackage는 First Love의 지속적인 인기에 힘입어 2005년 bonus track과 함께 재발매된 album으로 album 'First Love'와 함께 이루마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세 번째 album 'From the Yellow Room'의 인기곡 "Kiss the Rain"의 string version을 수록하고 있다. 서정적이면서도 아기자기한 곡들이 가득한 그의 album은 가족과 함께 감상하여도 좋겠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그의 연주로 맑고 투명한 감수성을 느껴보자.

2013/04/24 11:40 2013/04/24 11:40

랄라스윗 - bittersweet

점점 흔해지는 '여성 듀오'이지만, 흔하지만은 않은 노래를 들려주는 '랄라스윗(Lalasweet)'의 첫 정규앨범 'bittersweet'.

2011년 이전에도 홍대 인디씬에는 여성 듀오가 가끔 보였지만, 혼성 듀오 '푸른새벽'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그리고 남성 듀오 '페퍼톤스'나 'MOT'만큼 인상적인 활동을 보여주었던 여성 듀오는 딱히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21세기의 두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2011년쯤이 여성 듀오의 반격이 시작되는 해라고 할 수 있는데, '옥상달빛', '제이레빗', '랄라스윗'같이 인지도있는 여성 듀오들이 첫 정규앨범을 발표한 해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세 팀은 현재 인디씬의 '대표 여성 듀오'라고 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앞 두 팀은 음악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2013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제대로 들어본 '랄라스윗'의 첫 정규앨범은 '어떤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보컬/어쿠스틱 기타를 담당하는 '김현아'와 피아노/키보드를 담당하는 '박별', 두 사람을 멤버로하는 '랄라스윗'은 2008년 'MBC 대학가요제'로 데뷔했습니다. 인디씬의 '거대 기획사'라고 할 수 있는 '해피로봇 레코드' 소속으로 2010년에는 EP '랄라스윗'을, 2011년에는 첫 정규앨범 'bittersweet'를 발표했습니다.

첫 곡 'soso'는 제목 그대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혹은 '소소한' 일상의 감정을 노래하는, 여느 여성 듀오라면 셋리스트에 한 곡 정도는 보유하고 있을 만한 곡입니다. '아무도, 아무것도'는 보편적인 감적인 '외로움'을 노래합니다. 하지만 보통 여성 듀오들의 곡과는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있는데, 보통의 여성 듀오가 지향하는 잔잔하거나 달달한 folk/pop보다는 '절정'이 뚜렷한 'rock'에 가깝습니다. 타이틀 곡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에서는 더욱 뚜렷한 '발단-전개-절정-결말'의 구조를 들려줍니다.

소설 혹은 영화의 제목이 떠오르는 '벨이 울리면'은 (호기심과 묘한 두려움을 함께 담고 있는) 인상적인 제목만큼이나 듀오 '랄라스윗'에 대한 강렬한 잔향을 남기는 곡입니다. 인간의 근본적인 고독을 노래하고 있지만, 그 고독을 처절하지 않고 아련하게 풀어나갑니다. 눈물의 습기를 머금은 목소리는 이 곡의 초점을 고독이 아닌 간절한 부탁으로 옮깁니다. 노래를 끝맺는 마지막 단어, '기억해'는 구구절절한 이야기보다도 합축적이고 간절합니다. 앨범 제목인 'bittersweet'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을 꼽으라면 바로 이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앨범 수록곡은 모두 두 멤버의 자작곡으로, 11곡의 수록곡 가운데 3곡이 박별의 곡이고 나머지는 김현아의 곡입니다. 앞 쪽에는 4곡은 두 멤버의 곡이 절반씩 들어있는데, 둘의 스타일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노래는 모두 김현아가 부르지만, 박별의 곡 'soso'와 '우린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에서는 그녀가 담당하는 피아노/키보드가 다른 곡들보다 상대적으로 주요한 위치에서 멜로디를 이끌어 갑니다.

멜로디언 연주가 나른한 봄의 기운을 담고 있는 '봄'은 따뜻한 온도를 느껴지는 연주와는 다르게 '잔인한 4월의 봄'을 노래합니다. 어쩐지 '초점이 흐려진 노란 개나리 사진'을 보는 기분이 드는데, 그 흐려짐이 봄의 아지랑이 때문인지 혹은 눈물 때문인지는 모를 일입니다. 이어, 'soso'처럼 여성 듀오다운 감성을 들려주는 '기다려'는 오히려 더 '봄'답게도 사랑의 설램을 노래합니다. '파란달이 뜨는 날에'는 색채와 시각적 이미지가 뚜렷한 가사로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합니다. '태엽감기'와 'blind eyes'에서도 묘사적인 가사가 이어지는데, 이런 가사는 보컬 김현아가 쓴 곡들의 공통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연말이 가까워오는 11월 말에 발매된 앨범이지만, '겨울'이 아닌 '봄'의 내음이 물씬 나는 곡들이 많은데, bonus track을 제외하면 앨범의 마지막 곡이라고 할 수 있는 'April sick'도 그렇습니다. 첫 곡과 마찬가지로 박별의 곡으로, '4월'을 담고 있는 제목처럼 느릿느릿 느리게 흘러가는 연주는 따듯한 봄날의 공기처럼 나른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soso'가 '그저 그런' 적당한 일상에 만족하는 긍정적 시각으로 노래한다면, 'April sick'에서는 그저 그런 특별함 없는 일상에 대한 무료함과 회의가 느껴져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bonus track인 '나의 낡은 오렌지 나무'는 바로 랄라스윗에게 'MBC 대학가요제 은상'은 안겨준 곡으로 두 사람의 데뷔곡이라고 하겠습니다. 정규 수록곡들과는 다른 분위기로, (지금의 두 멤버가 회상해보면 오글오글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를) '치기 어린 치열함'이 느껴집니다.

최근 몇 년사이 여러 여성 듀오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그 가운데 몇몇은 '실력에 비해 과대평가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여성 듀오에 대한 '실력보다는 여성 듀오라 인기있다'는 선입견을 갖게 했는데, 랄라스윗은 그런 선입견을 무너뜨립니다. 김현아와 박별,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화학작용은 꽤나 매력적입니다. 앨범 제목이 'bittersweet'인데, 최근의 여성 뮤지션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경향을 표현하는 바로 그 단어가 'bittersweet'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달콤 쌉살한' 곡뿐만이 아닌, 쌉쌀한(bitter) 곡과 달콤한(sweet)한 곡이 어우러져 랄라스윗의 정체성을 그려내고 있기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최근에 두 번째 EP를 준비하다가 두 번째 정규앨범으로 방향을 바꾸어 올 가을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신곡이 한 발자국 물러선 봄만큼이나 기대가됩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2013/04/12 13:37 2013/04/12 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