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나 책의 제목과 홍보 문구에 이끌려 사게 된 책. K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 ‘사랑’의 프로듀서로, 다큐멘터리에서 다 담지 못했던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사랑’이라는 다큐멘터리는 아직 보지 못했다. 방영 당시 화제가 되었다는데 어느 정도였을까?  과학다큐멘터리였기에 ‘과학의 눈으로 본 사랑’임은 피할 수 없다.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사랑은 단지 화학작용’일 뿐이라고 이 책 역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그 단순한 화학작용들의 ‘파급효과’에 대해서 더 많이 들려준다. ‘북경에서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 뉴욕에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단순한 뇌 속의 화학작용이 삶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할 수 있다.

단지 과학다큐멘터리가 아닌 ‘감성과학다큐멘터리’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였던 ‘사랑’. TV를 통해 대중에게 보여주는 내용으로는 적절하지만, 더 많은 궁금증을 품은 독자들에게는 좀 그 깊이에서 아쉽겠다. 감성 쪽으로도 과학 쪽으로도, 전문가들의 조언이 좀 많을 뿐 ‘깊이’라는 측면에서는 좀 아쉽다.

그럼에도 아직 사랑을 해보지 못한 사람이나,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나, 사랑을 잃은 사람들 모두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일은 괜찮은 경험이 되겠다. 처음으로 찾아올 사랑이나,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이나, 다시 찾게 될 사랑을 위해서.

다음은 이 책에서도 인용한 한 구절로, 결국 이 책의 내용을 잘 담고 있는 글이 아닌가 한다.

“사랑해라. 사랑해라. 끊임없이 사랑해라. 그것이 빗나간 사랑이라 해도, 사랑해서는 안 될 대상이라 해도 좋다. 아예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올곧은 삶보다 죄로 가득한 사랑이라 하더라도 사랑하면서 엇나가는 삶으로 사는 것이 훨씬 더 사람답게 사는 삶이다.” ? 윤구병


그렇다지만 이젠 빗나가지 않은, 사랑해도 좋을 대상과의 사랑을 꿈꾸어본다. 모두 사랑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사랑이 가슴 시리게 하지 않는, 가슴을 훈훈하게 하는 사랑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