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 '쥬라기 공원' + '미녀와 야수' = '킹콩'?

드디어 보았습니다. 킹콩.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엄청난 성공으로 최고 감독의 반열에 오른 '피터 잭슨' 감독의 최신작 '킹콩'은 원작에 비해 성공이 어려운 리메이크라는 점도 있지만 '피터 잭슨'이 감독이라는 점이 더 관심을 모으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작 '킹콩' 시리즈를 본 때가 10년도 더 되었네요.

촌스러운 타이틀에 이어, 1920년대 무채색으로 차있으면서도 화려한 뉴욕을 배경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액션 영화라기 보다는 로맨스나 멜로같아서 '어?'하게됩니다. 하지만 3시간이나 되는 상영시간에 걸맞게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나가네요.

신비의 섬에 도착하고 그 섬에서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일들이 킹콩의 볼거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Venture 호의 승무원들의 모험과 공룡의 등장은 '인디아나 존스'와 '쥬라기 공원'을 절절히 섞어놓은 흥미진진한 모험물로 손색이 없습니다. 그리고 킹콩과 티라노사우르의 대결은 제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압권입니다. 이제는 추억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PC게임 '프라이멀 레이지(Primal Rage)'를 생각나게 만드는 거대 유인원과 최강 파충류의 대결은 그 무게감이나 박진감 모두 최강입니다. 특히 킹콩의 필살기 '턱 뽑기'는 정말 무시무시하면서도 통쾌하더군요.

뉴욕으로 옮겨온 킹콩의 모습은, 결국 결말은 행복할 수 없기에 애처롭기만 합니다. 그리고 해골섬에 비하면 뉴욕에서의 일은 시간 배분도 짧구요. 결국 인간에 의해 쓰러지는 '킹콩'의 모습은 인간에 의해 자꾸 파괴되는 자연과 낙원을 잃어가는 야생동물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영화 속 미치광이 영화 감독 '던햄'은 피터 잭슨 감독이 '자신'을 염두해둔 등장인물이 아닌가합니다. 그의 허무맹랑에 가까운 공상은 피터 잭슨 과거의 모습이며 킹콩을 통해 순식간에 유명세는 '반지의 제왕'으로 스타 감독이 된 현재의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영화의 결말처럼 결국 자신에게도 올 쓸쓸한 결말을 예언하는 것일까요?

첫눈에 반했다고 할 만한 '앤'과 '킹콩'의 사랑(?)이 조금 황당했지만, 처절한 모험물이며 최고의 액션물이고 조금은 아쉬운 로맨스(?)물인 킹콩, 별점 4.5개입니다. CG에서 왠지 아주 조금은 어색한 느낌도 있었지만 좋았습니다. 1인 2역이자 드디어 인간의 모습으로 출연하는 '괴수 전문 배우(?)' '앤디 서키스'를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덧붙여, 예고편으로 본 '나니아 연대기'의 첫 편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매우 기대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