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젯밤 MBC에서 '라라랜드'를 하길레 또 봄.

처음부터는 아니고 후반부를 봤지만, 두번째로 보니 또 다른 것들이 보이는...엠마 스톤도 좋았지만, 라이언 고슬링도 정말 잘한 캐스팅인듯...

특히 '별 볼일 없는 한 낮'에 찾아간 천문대가 '별 볼일 없는 곳이 었다'는 장면은 두 사람이 일종의 환상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의미일듯.

더불어 원래 침울한 느낌이 강한 라이언 고슬링이지만, 이때부터는 영화 내내 '울음을 참고 있는' 느낌이 들었음. 그냥 두 주인공이 펑펑 울었어도 좋았겠지만 그럼 신파가 되었겠지...

마지막 클럽씬에서 오른손으로만 연주하는 멜로디는, 홀로 남은 자신을 의미하는 듯.

기회가 되면 몇번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무엇보다 음악이 너무 좋다.

2.


라라랜드 세 번째 감상 소감.

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확실히 쓸쓸하고 서글픈 '어른들의 이유' 덕분이 아닐까싶다.

이번에는 남주 세바스찬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았다. '매트릭스'의 네오나 '반지의 제왕'의 프로도의 입장에서 영화 속 세상을 보기에 두 영화들은 너무나 장황하고 복잡하지만, 이 영화는 어찌 보면 정말 단순한 스토리에 주연 둘이서 다 해먹는 영화이기에 집중하기도 좋았다.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까지...두 주인공의 성장 드라마로 보면 청소년기를 지나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남자 아이들 누구나 어린시절 대통령, 과학자, 군인, 경찰, 소방관 등 거창한 이유의 거창한 직업들을 생각하지만 결국 현실에서는 대부분 회사원 아버지가 된다. 째즈를 사랑하는 셉이 '어른들의 이유'로 키이스의 밴드에 들어가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현실에 순응하며 '어른들의 이유'로 담담히 이별까지 받아들이는 장면은, 다분히 이런 남자아이의 성장 과정이 떠오른다.

이룰 수 없는 꿈, 갖을 수 없는 여자, 잡을 수 없는 세상...미아는 셉의 꿈과 현실을 간극에 눈뜨게 하고 그 둘을 박리시키는 성장통이었다고 할까...?

마지막 시퀀스와 마지막 미소는 다시 봐도 찡하다. 정말 몇 번을 봐도 찡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