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3 -2007.5.2.

얼마만에 찾는 영화관인지... 날이 참 좋았던 5월 2일에 본 '스파이더맨 3'.

정식 개봉전에 각종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영화평이 안 좋아서 사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보았습니다, 보고난 느낌도 딱 그 정도랄까요? 볼거리는 풍부하고 내용과 반전도 괜찮았지만, 전편만한 후속편이 없다고 정신을 쏙 빼놓기에는 역시 아쉽더군요. '마블 코믹스'의 영화답게 독특하고, 게다가 지난 1편과 2편의 내용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오프닝은 참 좋았습니다.

3편의 새로운 적들인 '뉴 그린 고블린', '샌드맨', '베놈' 3종 세트에 -자기 자신이 제일 큰 적이라고 '심비오트'에 의해 변하는- '블랙 스파이더맨'까지 2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 동안 다 어떻게 처리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적의 적은 무조건 친구가 아닌 것인지 다행히 3종 세트가 한꺼번에 등장하지는 않았고, '감동의 반전'으로 스파이더맨은 '역시 주인공'이었죠.

현란한 볼거리 외에 기억나는 점은 '심비오트'에 의해 변한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의 모습입니다. 심비오트에 의해 기분이 뜰뜬 그의 모습은 마치 '뮤지컬 영화의 주인공'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점 때문인지, 여러 만화들처럼 앞머리 모양만으로 상태가 구별되는 점은 좀 우스웠습니다. 이제부터 갑자기 앞머리가 변한 친구를 조심해야겠네요.

'피터'와 '메리제인(커스틴 던스트)'사이에 오해를 만드는 인물인 '그웬 스테이시', 금발의 미녀인 그녀의 모습이나 영화 속 이름은 밴드 'No Doubt'의 보컬이자 이제는 잘 나가는 솔로 뮤지션이기도 한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를 떠오르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원작 코믹스에서도 그런 이름인지 궁금하네요. 원작의 작가는 아니면 시나리오 작가가 '그웬 스테파니'의 팬인가요?

4편에 대한 루머가 벌써부터 있는데 과연 나올지 모르겠네요. 1편이 2001년, 2편이 2003년이었고 3편이 2007년이니 또 3년 간격으로 나온다면 2010년이나 될 텐데 주요 배우들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1편부터 생겨난 갈등들이 거의 해소되는 3편을 보면 아마 마지막이 될 듯도한데 '샘 레이미' 감독이나 제작진의 확답이 없는 점으로 봐서는 3편이 세계적인 성공을 다시 일궈낸다면 4편의 유혹은 뿌리칠 수 없겠죠.

하지만 '반지의 제왕' 삼부작나 '매트릭스' 시리즈의 2편, 3편처럼  한꺼번에 제작하거나 연속으로 제작하지 않는 한, 역시 속편이 전편을 뛰어넘을 수 없을 듯합니다. 더구나 스파이더맨 3는 다양해진 적들로 볼거리는 풍성해졌지만 그만큼 혼란스러워져 지난 두 편처럼 몰입이 되지는 않더군요. 상당히 긴 내용을 압축해서 2시간 정도에 집어넣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요. 그나마 -이런 류의 만화처럼 예측은 할 수도 있겠지만- 감동적인 반전' 덕에 별점은 4개입니다.
2007/05/05 19:32 2007/05/05 19:32

판타스틱 4 - 2006.1.29.

개봉당시 어물어물하다 결국 못 보고 지나간 영화인데, 동생이 빌려온 DVD로 보았다. 뭐, 평은 별로 였지만, 어쨌든 난 재밌게 보았다. 역시 심심할 땐 마음 편히 볼 수 있는 슈포 히어로물이 최고인가?

같은 사고를 당한 5명의 인간들, 그리고 특수능력을 얻으면서 그들이 겪게 되는 상황에 대해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인다. 인간으로 되돌아 가려고 한거나(Mister Fantastic), 자신의 처지에 대해 고뇌하거나(The Thing) 하는 쪽도 있지만 그 상황을 즐기는 쪽도 있고(Human Torch) 그 능력을 악용하는 쪽도 있는 등 여러 반응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웠다. 물론 제시카 알바(Invisible Woman)처럼 중립적 입장의 케릭터도 있다.

슈퍼 히어로가 단체로 등장하니 당연히 엑스맨(X-Man) 시리즈가 생각 안날수 없겠다. 원작 코믹스가 같은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고 영화사도 같은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이니 한 영화에 등장할 법도 한데...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게 아니고 두 영화가 유전자로 변이에 의한 '인류의 또다른 진화'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판타스틱 4의 주인공들은 여느 슈퍼 히어로들과 다르게 메스컴과도 상당히 친화적이고 평범한 인류도 그들에게 크게 위화감은 없다. 오직 선과 악의 전쟁인 평면적인 구도이다. 하지만 엑스맨의 경우는 다르다. 그들의 이념이 어떻건 엑스맨의 등장인물들은 인류에게는 위험으로 느껴진다. 그렇기에 엑스맨의 대결구도는 좀 더 복잡한 3개 집단의 대결구도가 된다.

또 이상한 상상을 해본다. 인류에게 남은 정상적인 생물학적 변화는 퇴화 뿐이 아닐까? 정말 매트릭스의 세계처럼 기계와 공생하는 진화를 하거나 아니면 유전자 변이를 통한 다른 능력을 갖는 신인류가 탄생하는 날이 찾아오지 않을까?

판타스틱 4를 보니 다시 올해 개봉할 엑스맨3에 대한 기대가 불끈 달아오른다. 판타스틱 4도 후속편이 나올 듯한데 제시카 알바는 출연을 안하기로 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소속이다. 별점은 3.5개.
2006/01/29 02:25 2006/01/29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