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Man 2) - 2014. 4. 25.

'마블 코믹스'가 보유한 수 많은 히어로들의 '원작자'이자 '명예회장'인 '스탠 리(Stan Lee)'의 바람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작된 '마블 코믹스' 히어로들의 영화화 열풍에서, '첫 10년'동안 가장 성공한 히어로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에게 '스파이더맨 3부작'이 가장 높은 자리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샘 레이미' 감독과 '토비 맥과이어'가 호흡을 맞춘 이 3부작으로, B급 영화의 대표적 감독이었던 샘 레이미는 세계적인 감독이 되었고 '토비 맥과이어' 역시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하는 동시에 '스파이더맨'일 생각하면 떠오를수 밖에 없는 '피터 파커'가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을 배제한 '스파이더맨 리부트' 소식은 수 많은 팬들에게 '혼돈과 공포'였습니다. 샘 레이미 감독이야 스파이더맨3까지 이끌고 오면서 그 연출력에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었지만, 팬들의 뇌리에 이미 깊숙히 박힌 '토비 맥과이어=피터 파커'라는 공식 때문에 예상 가능한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더구나 새로운 시리즈의 감독으로 로맨틱 '500일의 썸머'로 막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초보 감독 '마크 웹'이 내정되고, 주인공으로는 토비 맥과이어와는 많이 다른 이미지의 '앤드류 가필드'가 선택되면서 그 혼란은 더 커졌을 법합니다. 당연히 샘 레이미 감독의 오리지널 3부작과 비교될 수 밖에 없지만, '히어로 무비'로서 새로운 역사를 만든 '크리스토퍼 놀란' '다크나이트 3부작'이나 '마블'이 직접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제작한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을 생각한다면, 2000년대의 '두 번째' 10년'에는 오리지널 3부작 시절보다 더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기에 단순한 비교는 '가혹한 차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리부트의 첫 번째 영화로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우려를 뛰어넘는 준수한 영화였습니다. 더구나 원작 코믹스를 충실하게 스크린에 재현하여 오랜 코믹스팬들에게는 호평을 받으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속 앤드류 가필드의 '피터 파커'는 비로소 다른 히어로들과 차별화된 개성을 갖추게 된 부분입니다.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역시 좋았지만, 지나치게 고민이 많은 히어로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멀리 'DC 코믹스'의 '배트맨'이 아니더라도, '헐크'나 '울버린'처럼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히어로들은 마블 유니버스에도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원작 코믹스에 충실하게 어리고 촐싹거리는 이미지의 스파이더맨이 더 개성적이고, 그래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충분히 성공적인 리부트라고 생각합니다.

전작의 강점은 '마크 웹' 감독이 연출을 하면서 도드라진 로맨스 장면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액션 히어로물'이 아닌 '로맨스 히어로물'의 새로운 지평을 연 '선구적 영화'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편에서도 그런 특징들은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고화질 디지털 상영이 보편화 되고 화질의 선명함이 높아지면서 고의성이 있었는 지는 알수 없지만, 액션 장면 특유의 색감은 '소니 픽쳐스'와 같은 계열사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의 게임 속 장면을 보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악당들과의 격투 장면은 볼 만하지만, 기대 이상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합니다. 하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로맨스 장면들에서의 연출은 역대 어느 히어로 무비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뛰어납니다. 영화 촬영 장면들이 담긴 스틸컷에서부터 예견 되었던 '그웬 스테이시의 죽음'과 이어서 피터가 그녀의 묘지를 바라보며 계절이 바뀌는 장면은 순수 로맨스 무비에 넣어도 빠지지 않을 만큼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통속극의 눈물을 짜내는 '감정의 과잉'을 유도하지 않고, 그 장면과 상황 자체로 아프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연출에서 '마크 웹' 감독의 탁월함을 칭찬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후속편이 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3'과 스핀오프 '시니스터 식스'에 대한 염두 때문인지, 이 영화 한 편만으로는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의 짜임새가 부족한 점이나 클라이막스가 빈약한 점은 전작에 비해 아쉽습니다. 마치 '어벤져스'를 앞둔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든 사람은 저 뿐이었을까요? 별점은 3.5개 입니다.

* 영화 속 대사들이나 오스코프의 스페셜 프로젝트를 보면 눈치챌 만한 떡밥도 있지만, 원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에 낌새는 있지만 알아 볼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서 아쉽습니다.

*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들과 비슷하게 엔딩 크레딧에 이어지는 쿠키 영상이 있지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곧 다가오는 5월에 극장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마크 웹'이 '소니 픽쳐스'의 '스파이더맨 리부트'로 '21세기 폭스'와의 했던 계약을 미루면서, 두 영화사의 타협점으로 그런 쿠키 영상이 실렸다고 합니다.
2014/04/29 00:34 2014/04/29 00:34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 2012. 7. 6.

판권 문제로 원년 '어벤저스(Avengers)' 멤버임에도 영화에 등장할 수 없었던 스파이더맨의 리부트작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샘 레이미' 감독과 '토비 맥과이어'가 함께한 '스파이더맨(the Spider-Man)' 삼부작이 이미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히어로 무비의 대표적인 프렌차이즈로 자리잡았기에, 두 사람이 떠나고 스파이더맨이 처음으로 돌아가 리부트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실패'라는 단어부터 떠올랐습니다. 미국의 양대 코믹북 출판사인 DC코믹스와 마블(Marvel)코믹스의 영웅들이 영화화되었고, 최근 10년 동안에는 '리메이크(remake)'가 아닌 '리부트(reboot)'가 유행이 되었는데, 히어로 무비로서 걸작의 반열에 오른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the Batman) 시리즈'를 제외하면, 성공한 사례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가 고뇌하는 영웅의 모습으로 관객의 사고를 높여놓았고(물론 비주얼도 엄청 났지만), 올해는 스파이더맨과 같은 소속사인 마블의 히어로 무비판 종합선물세트인 '어벤저스(the Avengers)'가 푸짐한 볼거리와 무난한 스토리로 휩쓸고 지나갔기 때문에, 마블의 대표적은 고뇌하는 영웅 '스파이더맨'은 팀킬까지 당할 상황이 되었죠. 더구나 감독으로 선정된 '마크 웹' 감독은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로 실력을 보여주었지만, 히어로물의 감독으로서는 의문이었습니다. 토비 맥과이어가 심어놓은 스파이더맨의 이미지를 재미있는 이름의 신예 '앤드류 가필드'가 벗어날 수 있을까도 마찬가지였구요.

원래 '스파이더맨' 케릭터의 소속사 '마블'이 이미 소니픽쳐스에 영화화 판권을 팔아버려서 본래 '어벤저스'의 멤버임에도 등장할 수 없었던 이 비운의 주인공은 그렇게 어벤저스 4인방이 초토화시킨 극장가를 찾아왔습니다. 새로운 '시리즈'를 위한 초석인지, 캐스팅에서부터 틴에이지 무비의 성격이 강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보다 스파이더맨의 탄생에 더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자연스럽게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비교하며 보게 만들지만, 토비 맥과이어에 대한 아쉬움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원작에 더 가까운 내용인지,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의 탄생을 삼촌의 죽임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비밀까지 첨가하여, 더욱 개연성과 설득력을 더하며, 우연히 버려진 레슬링장(이전 스파이더맨을 떠올리는)에서 스파이더맨 수트의 아이디어를 얻는 모습이나 이전 스파이더맨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거미줄을 개발하는 모습(이것도 원작을 따른듯)처럼 세밀한 묘사는 케릭터에 더욱 빠져들게 만듭니다. 개인적으로 피터가 홧김에 놓아준 강도에 의해 삼촌이 희생되는 모습은 이전 스파이더맨보다 더 설득력이 있어보였습니다. (원작에 충실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스파이더맨이 차도둑에거 거미줄을 연사하는 모습이나, 양손으로 거미줄을 발사하여 새총처럼 날아가는 모습도 원작을 따르고 있습니다. 스파이더맨잉 등장하는 게임 속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이네요.)

스파이더맨의 '탄생'에 촛점을 맞추었기에, 필연적인 악당의 비중은 여느 히어로 무비에 비해 크지 않아 보입니다. 원래 샘 레이미 감독이 4편의 악당으로 넣으려고 했다가 제작사의 반대로 무산된 '리자드맨'이기에 의아하기도 하지만, 피터 파커의 주변인물이자 피터 파커가 능력을 얻게되는 과정을 공유하는 '리자드맨'의 등장은 영화의 흐름에 개연성을 더하며 적절해 보입니다. 틴에이지 무비이지만 대책없이 가볍기 보다는 아버지의 의문사, 삼촌의 죽음, 그리고 여자친구인 '그웬 스테이시'의 경찰서장인 아버지의 희생으로 스파이더맨의 고뇌와 이에 따르는 적절한 진중함을 더합니다. (고뇌하는 모습에서는 '배트맨'이 떠오르는데, 배트맨은 기업가로서의 부자이며 각종 과학기술의 힘을 빌린 영웅이기에 마블의 '아이언맨'과 비교되곤 하지만 그림자 속에서 활약하는 고뇌에 찬 영웅이라는 점에서 스파이더맨에 더 가깝다고 생각되네요.)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기존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보다 뛰어난 점은 피터 파커와 그웬 스테이시가 그려내는 틴에이지 로맨스 장면들에 있습니다. 제작사가 그점을 염두하고 감독을 기용했는지는 알 수 없없지만, '500일의 썸머'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마크 웹 감독은 로맨스 장면을 풋풋하고 아련하고 인상적이게 그려냅니다. 그런 장면만 모아 놓는다면 히어로 무비를 가장한 로맨스 무비라고 생각될 정도로요.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고 케릭터에 생명과 성격을 불어넣는데에 있어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기대보다 준수한 시작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당연히 후속편을 예고하며 끝납니다. 이대로라면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은 기억 속에서 지울 수도 있겠습니다. 별점은 4개입니다.

*마블 히어로들은 참으로 단순한 이니셜을 보이네요. 의도한 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스파이더맨 Peter Parker는 PP, 헐크의 Bruce Banner는 BB군요. 성과 이름의 이니셜이 같지 않더라도 아이언맨의 Tony Stark와 캡틴 아메리카의 Steve Roger도 알파벳에서 이어지는 세 영문 ..RST...중 RS와 ST로 만들어낸 이름이구요. 악당 리자드맨의 본명도 Curt Corners로 CC가 되네요.

2012/07/16 03:20 2012/07/16 03:20

스파이더맨 3 -2007.5.2.

얼마만에 찾는 영화관인지... 날이 참 좋았던 5월 2일에 본 '스파이더맨 3'.

정식 개봉전에 각종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영화평이 안 좋아서 사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보았습니다, 보고난 느낌도 딱 그 정도랄까요? 볼거리는 풍부하고 내용과 반전도 괜찮았지만, 전편만한 후속편이 없다고 정신을 쏙 빼놓기에는 역시 아쉽더군요. '마블 코믹스'의 영화답게 독특하고, 게다가 지난 1편과 2편의 내용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오프닝은 참 좋았습니다.

3편의 새로운 적들인 '뉴 그린 고블린', '샌드맨', '베놈' 3종 세트에 -자기 자신이 제일 큰 적이라고 '심비오트'에 의해 변하는- '블랙 스파이더맨'까지 2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시간 동안 다 어떻게 처리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적의 적은 무조건 친구가 아닌 것인지 다행히 3종 세트가 한꺼번에 등장하지는 않았고, '감동의 반전'으로 스파이더맨은 '역시 주인공'이었죠.

현란한 볼거리 외에 기억나는 점은 '심비오트'에 의해 변한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의 모습입니다. 심비오트에 의해 기분이 뜰뜬 그의 모습은 마치 '뮤지컬 영화의 주인공'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점 때문인지, 여러 만화들처럼 앞머리 모양만으로 상태가 구별되는 점은 좀 우스웠습니다. 이제부터 갑자기 앞머리가 변한 친구를 조심해야겠네요.

'피터'와 '메리제인(커스틴 던스트)'사이에 오해를 만드는 인물인 '그웬 스테이시', 금발의 미녀인 그녀의 모습이나 영화 속 이름은 밴드 'No Doubt'의 보컬이자 이제는 잘 나가는 솔로 뮤지션이기도 한 '그웬 스테파니(Gwen Stefani)'를 떠오르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원작 코믹스에서도 그런 이름인지 궁금하네요. 원작의 작가는 아니면 시나리오 작가가 '그웬 스테파니'의 팬인가요?

4편에 대한 루머가 벌써부터 있는데 과연 나올지 모르겠네요. 1편이 2001년, 2편이 2003년이었고 3편이 2007년이니 또 3년 간격으로 나온다면 2010년이나 될 텐데 주요 배우들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1편부터 생겨난 갈등들이 거의 해소되는 3편을 보면 아마 마지막이 될 듯도한데 '샘 레이미' 감독이나 제작진의 확답이 없는 점으로 봐서는 3편이 세계적인 성공을 다시 일궈낸다면 4편의 유혹은 뿌리칠 수 없겠죠.

하지만 '반지의 제왕' 삼부작나 '매트릭스' 시리즈의 2편, 3편처럼  한꺼번에 제작하거나 연속으로 제작하지 않는 한, 역시 속편이 전편을 뛰어넘을 수 없을 듯합니다. 더구나 스파이더맨 3는 다양해진 적들로 볼거리는 풍성해졌지만 그만큼 혼란스러워져 지난 두 편처럼 몰입이 되지는 않더군요. 상당히 긴 내용을 압축해서 2시간 정도에 집어넣으니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요. 그나마 -이런 류의 만화처럼 예측은 할 수도 있겠지만- 감동적인 반전' 덕에 별점은 4개입니다.
2007/05/05 19:32 2007/05/05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