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마찬가지로 주말이라 조조 1회인데도 상영관이 꽉 차더군요. 어제 우주전쟁은 12세, 오늘 '분홍신'은 15세 이상 관람가라 그런가 봅니다. '분홍신' 시작 전 예고편으로 '친절한 금자씨'가 나오더군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재밌겠다고 하던데 '친절한 금자씨'는 18세 이상 관람가라 좀 여유있게 볼 수 있으려나요?

사실 우리나라 공포영화 재밌게 본 작품이 거의 없는데 '분홍신' 상당히 볼 만합니다. 상당히 스타일리쉬한 미술과 색감 보여주었던 '달콤한 인생'처럼 공포영화 '분홍신'도 미술과 색감에 상당히 신경을 썼네요. 창백한 얼굴과 검은색 의상의 대비만으로도 묘한 공포을 불러일으키고, 분홍신의 화려함이 더해지면서 긴장감을 조성합니다.

영화는 이야기 속에 또 이야기가 있는 구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영화 중간중간에 큰 의미 없이 지나가는 짧은 컷들이 영화 결말의 실마리가 되고 있네요. 영화를 보면서는 그냥 짧게 지나가서 알아채지 못했지만 다 보고나니 알겠더라구요.

유혈낭자한 공포가 아니라 순간순간 놀라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긴장감에 사로잡힌 관객들을 놀라게 하구요. 섬뜩한 장면과 더불어 적절한 음향효과는 공포를 극대화합니다. 공포물에 내성이 있는 저 조차도 정말 소리도 못지르게 깜짝 놀라버렸을 정도로 공포영화 본연에는 충실합니다. 하지만 끝에 가까워 지면서 좀 남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국산 공포영화치고 이 정도면 상당한 수준이라고 하고 싶네요.

김혜수는 좀 나이가 들면서 연기에 물이 오르는지 상당히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김혜수의 딸로 등장하는 박연아도 좋았구요. 음악은 영화음악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이병우 음악감독이 맡았고 역시 멋들어진 선율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메인 테마의 기타 버전은 역시 이병우 음악감독의 음악적 기본은 기타에 있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상당히 퀼리티의 공포영화 '분홍신', 별점은 4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