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디그래스 타이슨'의 "오리진(Origins)'처럼, "우주의 구조(the Fabric of the Cosmos)"도 꽤 오래전에 사두었던 책이다. 2005년에 국내에 번역서가 출간되었으니, 아마 2005년이나 2006년에 구입했으리라 생각한다. 앞서 읽은 '오리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두께를 자랑하고, 고급스러운 '양장본'이기에 '기초과학 서적'다운 위압감이 상당하다. 사실 올해 3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그 두께 덕분에 1/3 이상 읽다가 중단되어서 처음부터 다시 읽기도 했다.

타이슨의 오리진이 '천체물리학자'의 입장에서 '천체'의 탄생과 소멸에 조명을 맞춘 책이었다면, 우주의 구조는 천체보다는 우주를 이루는 근본적인 구조들, 원자보다 작은 단위의 '입자들'과 그 입자들 사이의 '힘', 그리고 '시공간'의 의미에 집중한 책이다.

저자 '브라이언 그린'은 이미 앞선 저서 "엘러건트 유니버스"가 베스트 셀러에 오른 스타 과학자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본문 내용 가운데 종종 "엘러건트 유니버스"가 언급되는 점으로 보아서는, 그 책을 읽었더라면 우주의 구조를 조금은 더 쉽게 읽을 수도 있겠지만, 읽지 않았더라도 큰 어려움은 없다. 가장 최근인 2012년에 브라이언 그린은 "멀티 유니버스(the Hidden Reality)"라는 책을 발표했는데, 목차를 살펴보면 역시 우주의 근본적인 구조에 관한, 비슷한 내용이다. '과학'은 점점 새로운 발견이 추가되면서 항상 업데이트되는 학문이기에, "엘러건트 유니버스"의 업데이트 버전이 "우주의 구조"이고 두 번째 업데이트 버전이 "멀티 유니버스"라고 할 수도 있겠다. 아마 2020년이 되지 전에 세 번째 업데이트 버전도 나오지 않을까?

유명한 과학자이자 탁월한 저자로서, 평범한 일반인들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책이지만 그래도 역시 만만하지는 않은 내용이다. 천체물리학과는 다르게 미시적인 구조의 우주와 시공간에 대한 내용은 '과학 상식' 수준의 짧은 지식에는 꽤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양자역학, 양자론이나 끈이론은 '이것이 정말 과학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한 부분도 있다. 쉽게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부분도 많지만, 일반상대성 이론 부분이나 뒷 부분은 꽤나 복잡하고 심오해서 한 번 더 정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의 저자는 지금은 완공된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초대형 입자가속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힉스입자 등 그 입자가속기의 성과가 종종 들려오기도 하고 고장으로 오래 가동하지 못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하는데, 얼마나 새로운 발견들이 있었나 궁금하다. 기회가 된다면 멀티 유니버스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