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설립했던 출판사 '넥스비전 미디어웍스'가 망하는 등, 크고 작은 사건있었던 작가 '홍정훈'이 정말 오랜만에 발표하는 장편 소설 '아더왕과 각탁의 기사'.

여느 때처럼 '예스24'에서 책과 음반을 고르다가 정말 우연히 검색어에 '홍정훈'이라는 작품을 검색하게 되었고 '아더왕과 각탁의 기사'를 발견했다. 이미 커그(www.fancug.com)에 연재되었던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넥스비전'이 망해버리는 바람에 몇 년째 작품이 출판되지 않아서 그 작품이 출판될 줄은 생각도 못했기에 조금 놀랐다. 이 때가 4월 중순인데 3월부터 발간을 시작하여 이미 3권까지 나와있던 상황으로, 이미 원고는 완성되어있는 상황이라기에 '월야환담 광월야'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우선 1권을 구입했다. 그리고 7월에 7권으로 너무 길지 않게 마지막 권이 출간되었다. (사실 이 작가의 소설들 가운데 다 읽은 것은 '월야환담' 시리즈가 유일한데, 월야환담을 너무 흥미롭게 읽었기에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책이 팔려야 광월야의 결말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당연히 1권부터 7까지 모두 구입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와 전설이 혼합된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들'의 이이야를 기반으로 하면서 반영웅적이고 유머를 좋아하는 주인공 '킬워드'의 설정은 관심을 끌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그리고 주인공이 반신반인이라고 할 만큼 강한 설정은 당연히 강하지는 않지만 처절한 '한세건'과 비교가 되면서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리고 이 작가가 거대한 음모를 가진 단체, '빅브라더'나 '프리메이슨'를 애용하는지 내용이 전개될 수록 '월야환담'의 '테트라 아낙스'같은 집단의 존재와 '리리스'와 비슷한 존재가 나타난다.

처음에는 '차원이동'이나 '시간이동'물이라고 생각되었는데, 6권까지 읽다보면 'SF 판타지'임을 알 수 있다. 비전형적인 SF 판타지라고 해야할까? 작가가 쓴 해설을 보면 아주 오래전에 구상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고 하는데, 초반 주인공의 호쾌한 행보에 비해 후반 홍정훈 작가다운 처절함은 너무 몰아붙인다는 생각이 들어 좀 아쉬웠다. 요즘 자꾸 그리워지는 전형적인 RPG 게임 같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아더왕' 이야기와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새로운 해석은 충분히 흥미롭다. 그리고 3월에 시작하여 7월에 결말을 보여준 깔끔한 출반도 좋았다. 평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든 작가가 언제나 걸작이나 대작을 쓸 수는 없지 않을까?

6월부터는 라이트노벨에 도전하여 '기신전기 던브링어'라는 SF 판타지에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인데, 그 작품도 출판 중단 없이 깔끔한 결말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월야환담을 포함하여 다른 작품들로 꾸준히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