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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언 연대기 - 드래곤의 탐색
'퍼언 연대기', '용기사 3부작'의 두번 째 '드래곤의 탐색(Dragonquest)'.
원래 제목이 일본의 모 게임과 같은, '드래곤의 탐색'은 '드래곤의 비상'의 마지막 장면에서 7 회년 후의 상황을 담고 있다. '드래곤의 비상'이 퍼언을 위협하는 '붉은 별'과 '사포'에 대한 퍼언인들의 도전이 주요 키워드라면, '드래곤의 탐색'의 키워드는 '갈등'과 '탐색'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롤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담고 있다.
첫 권에 비해 방대한 분량은 '연대기'에 걸맞게 긴 시간대를 보여줄 듯하지만, 사실 소설 속에서 흐른 시간은 첫 권에 비해 짧고, '플라르'와 '레사'를 중심으로 흘러가던 첫 권과는 달리 많은 '플라르'의 이복동생 '프로노'와 새로운 용굴모 '브레키', '루사아 성채'의 태수 '잭섬' 등 여러 인물들이 이야기의 중심에 등장한다.
400 회년이라는 시간의 차이에 따른 구시대인과 현시대인사이의 갈등, 용굴과 성채의 갈등, 용굴모와 용굴모의 갈등 등 다양한 갈등이 교차되고 이 '갈등'은 용기사들의 '탐색'과 어우러져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놓은 기술력을 보유했던 선조들의 기술의 발견, 불도마뱀과 땅벌레의 발견으로 용기사들의 마지막 염원을 한 발 더 나아가지만 결국 선조들이 그 염원을 이루지 못했던 이유를 알게된다.
이런 복잡함 속에서 상당히 농도 짙은(?) 이야기가 등장하고 '사이언스 판타지'답게 중학교 수준의 과학 상식들이 숨에 있어 여러가지 재미를 안겨준다. 그리고 남성중심의 판타지 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든 섬세한 심리묘사는 다시 한번 작가가 여성임을 느끼게 한다.
이야기는 변종이라고 할 수있는 '백색 드래곤'이 탄생하는 에피소드로 끝이난다. 이 '백색 드래곤'은 셋째 권의 제목이기도 하다. 첫째 권의 주인공인 '플라프'와 '레사'의 비중은 점점 줄어든다. '레사'는 두째 권 처음부터 그렇고 '플라르'의 비중도 '새로운 용기사'들에게 나누어진다. 다음 이야기는 다음 세대가 중심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드래곤의 탐색'에서 보여지는 갈등들은 장소가 '퍼언'이고 지금과는 다른 배경들이 많지만,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서난 있을 법한 모습이다. 소설 속에서는 퍼언의 인물들로 대치되었지만, 구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이나 사회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갈등, 기득권 세력간의 권력 다툼 등 지금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소설이 쓰여질 당시에도 역시 이른 갈등들이 있었겠지?
이번 '탐색'의 결과로 퍼언에서 드래곤과 용기사들의 입지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앞으로 과연 이들이 어떤 활약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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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언 연대기 - 드래곤의 비상
'사이언스 판타지'라는 장대한 '퍼언 연대기'. 작가 '앤 맥카프리'가 창조한 이 방대한 연대기 중 첫번째로 국내에 번역 출간된 '용기사 3부작'의 첫번째 이야기 '드래곤의 비상(Dragonflight)'.
우선 이 소설을 설명할 만한 단어들을 열거하면 '불굴의 의지, 기사도, 교감, 로맨스, 공중전투, 그리고 공간이동'정도가 되겠다. 이야기의 중심에 여주인공(레사)를 내세운 '드래곤의 비상'은 여성작가의 섬세함으로 풀어나간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 점점 성장하는 여주인공 '레사'의 모습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 '오노 휴우미'의 '십이국기' 중 '요코'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성별만 다를 뿐, 이런 모습은 많은 판타지 소설 속 주인공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하겠다.
'플라프'와 '프로노', 두 이복 형제를 비롯한 용기사들의 기사도, 용기사들과 드래곤들의 교감 그리고 드래곤들의 '간극'을 뛰어넘는 '워프'같은 능력은 소설의 묘미이자 이 소설을 판타지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드래곤과 용기사가 '사포'를 상대로 싸우는 모습은 가슴 한 켠에 '전투기와 혼연일체된 파일롯의 로망'을 끌어오르게 한다. 용기사들사이의 신경전이나 용굴과 성채들의 알력은 이젠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전개를 보이지만, 식상하지 않다. 더구나 이 소설은 2000년대가 아닌 1968년(!)에 쓰여졌다.
소설은 판타지적 요소들 뿐만 아니라, '기사도'와 함께 빠질 수 없는 '레이디와의 로맨스'에도 충실하다. 숙명의 배우자로서 플라프와 레사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붉은 별'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긴박하게 흐르고 첫번째 출격 직전의 상황은 로맨스의 첫번째 정점이라고 하겠다.
'퍼언 연대기'를 '그냥 판타지'가 아닌 '사이언스 판타지'로 만드는 요소도 충분하다. 퍼언인들이 사실은 지구인들의 후예로 우주여행을 통해 다른 항성계에 이주했다는 설정부터 퍼언의 토착 동물을 유전공학으로 개량하여 '드래곤'을 만들어냈다는 설정까지 여러 설정에서 각종 과학의 힘을 빌리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사백 회년의 휴지기'는 항성계의 여러 행성들 사이에서 미치는 인력때문이라는 그럴싸한 배경이 깔려있다.
이런 판타지적이고 과학적인 요소들이 얽혀 풀어나가는 이야기들, '붉은 별'에 대한 '용굴'의 대비와 사백 회년 전의 비밀은 공간적 간극뿐만 아니라 시간적 간극까지 뛰어넘는 드래곤의 능력으로 연결되고 퍼언의 세계는 확장된다. 시간을 초월한 여행과 시공의 '필연적이지만 위태로운 균형'은 결국 '돌고 도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연상시킨다. 과거와 미래, 양 시간대의 교류는 한 쪽이 없으면 양쪽다 무너질 수 밖에 없는 '달걀과 닭'의 관계와 같고, 달걀이면서 닭인 생명체는 없듯이 양 시간대의 균형을 생각하는 모습은 많은 '시간여행'물에서 고려되는 '시간의 충돌'을 염두하고 있다. 또 이 시간의 초월이라는 경천동지할 드래곤의 능력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도 갖게 된다.
부록을 제외한 본문만 400페이지가 넘는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도 '다섯개 용굴 연합 드래곤 편대들의 비상'으로 끝이난다. 하지만 더 두꺼운 분량의 두 권이 더 남아있으니 아쉬워하긴 이르다. 이번 3부작뿐만 아니라, '퍼언 연대기'라는 길고 방대한 이야기의 다른 조각들도 소개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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