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

내가 생각하는 일본 최고의 여류작가. (라고는 하지만 내가 제대로 읽어본 일본 여류 작가의 책은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 밖에 없다.)

조금은 우울하지만 단아한 문체가 그녀의 매력.

그녀의 작품들을 통해 나타난 그녀? 바로 그녀는 목욕광.

국내 번역서

1999년 '나의 작은 새(문일출판)'
2000년 '냉정과 열정사이 Rosso'
2001년 '반짝 반짝 빛나는'
2003년 '하느님의 보트(자유문학사)'
2003년 '황무지에서 사랑하다'
2003년 '호텔 선인장'
2003년 '낙하하는 저녁'
2004년 '울 준비는 되어있다'
2004년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2004년 '웨하스 의자'
2005년 '도쿄타워'
2006년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2006년 '일곱 빛깔 사랑'(공저)
2007년 '마미야 형제'
2007년 '홀리 가든'
2007년 '차가운 밤에'
2008년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2008년 '장미 비파 레몬'
2009년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2009년 '좌안 1&2'
2009년 '제비꽃 설탕 절임'
2010년 '빨간 장화'
2010년 '달콤한 작은 거짓말'
2011년 '소란한 보통날'
2011년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공저)'
2011년 '부드러운 양상추'
2012년 '나의 작은새(소담출판사, 권신아 그림)'
2012년 '수박향기'
2012년 '하느님의 보트(소담출판사)'
2013년 '잡동사니'
2013년 '한낮인데 어두운 방'
2013년 '울지 않는 아이'
2013년 '우는 어른'
2014년 '기억 깨물기(공저)' 
2014년 '등 뒤의 기억'
2015년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에쿠니 가오리 - 웨하스 의자



정말 오랜만에 책 한 권을 다 읽었습니다. 지난달부터 이 책 저 책 조금씩 들쳐보았는데 드디어 한 권을 읽었네요. 이번에 읽은 책은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이라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2001년에 발매, 우리나라에는 번역본으로 2004년 12월에 출간) '웨하스 의자'입니다.

지난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를 읽고 에쿠니 가오리씨의 다음 작품은 언제쯤 만날 수 있지는 출판사에 문의했었습니다. 출판사에서는 봄을 목표로 열심히 번역중이라더니 상당히 빠르게 12월에 나왔네요.

역시 에쿠니 가오리씨의 작품답게도,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성격, 취향 등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읽어본 작품들 대부분처럼 이 소설의 주인공도 작가 자신의 투영이라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스토리 전개는 몇 페이지 되지않는, 약 50개의 짧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내용은 주인공의 어린시절과 가족에 대한 회상, 그리고 그녀의 일과 애인 그리고 동생에 대한 이야기들입니다. 이번 작품은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끈기있는 끈'같은 것이 보이지 않아서 읽는데 상당히 오래 걸린 듯합니다. 그만큼 주인공의 시시콜콜한 생활의 이야기가 대부분이거든요.

더구나 어린 시절의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한, 어찌보면 '건전하지 못한' 사고를 지닌 주인공의 모습을 읽어나가는 것은 힘들더군요. 홍차잔 옆의 각설탕처럼, 자신을 덤으로 생각하는 모습이 답답하더군요. 정신병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말이죠.

제목 '웨하스 의자'는 이름 그대로 과자 '웨하스'로 만든 작은 의자입니다. 앉아보고 싶지만 앉을 수 없는 의자이지요. 주인공에게는 '웨하스 의자'가 행복과 같은 의미입니다. 행복도 웨하스 의자처럼 동경하지만 갖을 수 없는 것이지요.

이전까지 한국어판으로 나온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좋게 읽었던 저에게는 좀 아쉬운 소설이 되고 말았네요. 모든 작품의 주인공이 너무 비슷하여 이제 제가 질렸을 지도 모르겠네요. 아직 번역되지 않은 작품들이 있으니 그것들이나 기대해 보아야겠습니다.
2005/01/31 19:11 2005/01/31 19:11

달콤 쌉쌀한 LOVE COLLECTION BY 'KAORI EKUNI'

헉...

이름도 긴 '달콤 쌉쌀한 LOVE COLLECTION BY KAORI EKUNI'이 발매 되었네요.

'에쿠니 가오리', 바로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외국 작가입니다.

'냉정과 열정사이 Rosso'를 시작으로, 그 이후에 발매된 '반짝반짝 빛나는', '황무지에서 사랑하다', '호텔 선인장', '낙하하는 저녁',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까지 국내 정식 발매된 그녀의 책은 다 구입해서 읽어 보았지요.

새 책이 나왔나하여 그녀의 이름으로 검색해보니 '웨하스 의자'라는 신작과 함께 '쌉쌀한 LOVE COLLECTION BY KAORI EKUNI'이 발매되었네요.


'반짝반짝 빛나는+호텔선인장+낙하하는 저녁+울 준비는 되어 있다+웨하스 의자' 총 5권에 '도자기 잔 세트'까지...

무엇보다 탐나는 것은 저 박스입니다. 이렇게나 이쁘다니...

하지만 역시 5권 중 4권이나 이미 소장하고 있는지라 또 구입한다는 것은 무리겠네요.

'웨하스 의자'나 사서 읽어야지요...ㅠ.ㅜ
2004/12/26 00:24 2004/12/26 00:24

에쿠니 가오리 -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강의가 일찍 끝나서 기분 좋게 집으로 가던길
역 근처의 서점에 오랜만에 들러보았다.
올 초까지만 해도 한달에 두세번은 서점에 가곤 했는데
여름방학 때부터 인터넷 서점을 자주 이용하고 부터는 발길이 뚝 끊겼었다.
그러다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아니면 우연의 장난인지 아무튼 서점에 가게 되었다.

2층의 문학코너를 서성거리던 나는 주목을 확 끄는 책을 발견했다.
원래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이 소설을 살까하고 갔었다.
10월이면 영화로도 개봉한다는데 그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을 것같아서 였다.
내가 상당히 좋아하는 에쿠니 가오리씨의 새로운 책이 나온 것이다.
결국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를 집어들고는 집으로 향했다.

초판 1쇄의 펴낸날을 보니 내가 구입한 날의 바로 전날이었다.
일본에서는 1997년에 당행본으로 출간되었고
여성지에 연재된 결혼 생활에 관한 에세이이다.

이 책은16편의 각기 다른 제목을 가진 에피소드들로 구성되어있다.
에쿠니 가오리씨의 소설 속의 주인공들처럼
그녀 자신도 도시의 주택가이면서 조금은 한적하고 주변에 공원이 있는 곳에 살고있다.
또 그녀도 역시나 목욕을 좋아하는 듯하다.

1964년 생으로 올해로 41세가 된 에쿠니 가오리씨가 결혼한지
2년이 되는 가을에서 3년이 되는 가을까지 쓴 에세이를 1997년에 출간한 것이라니
많이 잡아서 이 책이 결혼 후 한 4년쯤 되었을 때 나온 것이라 생각하면
30대 초반에 결혼한 것이니
에쿠니 가오리씨는 결혼을 비교적 늦게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생각이 참 Cool하다고 할까?
그녀의 소설속 주인공들처럼...

이 책 속의 글의 일부를 인용하면,

"인생이란 어디서 어떻게 변할지 알 수가 없다. 언제 헤어지게
되더라도, 헤어진 후에 남편의 기억에 남아 있는 풍경 속의 내가
다소나마 좋은 인상이기를, 하고 생각한 것이다."

이 대목에서 에쿠니 가오리씨가 참 Cool한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그렇다. 인생이란 어디서 어떻게 변할지 알 수가 없다.
아직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인생의 큰(혹은 작을 수도 있는) 일부인 결혼이라는 것도
역시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그런 것이 아닐까하고 막연히 추측해 본다.

결혼이란 짧으면 1~2년, 길어야 내 삶의 마지막까지 뿐이 유지될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든다.
너무 가벼운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결혼을 하게된다면
에쿠니 가오리씨처럼 Cool하고 의외로 정다운 면도 있는(?) 여자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또 생각해 보면 나도, 그녀가 불평하는 그녀의 남편처럼, 만사를 귀찮아하고 게으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대부분의 남자가 역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런 생활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나는 '죽음이 우리 둘을 갈라놓을 때까지'한 말로 맹세한 사랑이나
생활은 어디까지나 결과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목적은 아니라고 믿고,
찰나적이고 싶다. 늘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결정 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남편과 같이 있다. 그것이 전부다. 그리고 같이 있는
동안은 함께하는 생활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헤어질 때가 오면 조금은 울지도 모르겠지만.
'죽음이 우리 둘을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한다면, 아마 더 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일부다.
결혼이란 정말 저런 면에서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해본다.
멋지다. 왠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허전해 온다.
너무 일찍 환상(혹은 망상)을 깨버린 것일까?

역시나 그녀의 글엔 묘한 매력이 있다.
더욱이 솔직 담백한 에세이이기에 그 향기가 더 진하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내가 읽어본 그녀의 책들 중 최고라고 할 만하다.
2004/09/20 22:17 2004/09/20 22:17

새로운 100년

내가 '냉정과 열정사이'를 첨 알게 된 것은

2002년이 다 지나갈 무렵이다.

언제나 막연한 지적 정신적 목마름에

습관처럼 서점의 책들을 둘러보던 나는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된 2권의 책을 발견한다.

그 책의 저자는 그 때까지만해도 많이 낫설었던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었고

특이한 점은 두권의 책의 저자가 달랐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책을 구입하게 한 가장 결정적 문구

"한 소설을 두 사람이 쓴다는 것,

그것은 이미 사랑의 모습을 닮아 있습니다."라는 문구였다.

전체적인 내용은 그렇고 그런 내용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권에는 여자의 이야기

그리고 다른 한 권에는 남자의 이야기

이렇게 남녀 두 작가가 남녀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각각 써간다는 점

그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거리 상으로 그다지 멀지않은 피렌체와 밀라노

마음의 거리란 공간적 거리보다 멀고 험한 것일까?

그들은 그렇게 같은 시간 가까운 공간 속에 살아가며

다시 만나는데 무려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있을 곳'... '아오이'의 이야기에 나오는 챕터중 하나의 제목이다.

'있을 곳'이라 참 따뜻한 느낌이 드는 말이다.

그녀의 사랑이 머물 곳은 어디일까?

'새로운 100년'...'준세이'의 이야기중 마지막 챕터이다.

흔히 결혼하면 주례자가 '백년해로'하라고 하는데

거기서 말하는 백년을 의미하는 듯하다.

그의 사랑의 과연 새로운 100년을 맞이 할 수 있을까?


내 마음의 있을 곳은 어디일까?

그리고 언제쯤 나에게 새로운 100년이 찾아올지?^^
2004/05/25 23:28 2004/05/25 23:28

울먹이는 날

천안으로 내려가는 길

부천역에서 잠시 서점에 들렀다.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울 준비는 되어있다'

'냉정과 열정사이', '반짝 반짝 빛나는', '호텔 선인장'

그리고 '낙하하는 저녁'을 지나 내가 집어들은 그녀의 5번째 책


그녀의 소설은 뭐랄까...

그다지 자극적이거나 신비로운 것

또는 상상적을 자극할 만한 것은 없지만

편안하고 나른한 오후가 떠오른다고할까?

그다지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샤워하고 푹 쉬고 싶은,

너무 흐리지는 않지만 꼭 비가올 것같은 오후...


꼭 오늘 같은 날처럼...

금새라도 터져나올 듯한 울음을 참고

눈물이 글썽이는 듯한 날,

꼭 오늘 같이 울먹이는 날...


나도 오늘은 꼭 그렇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걸...

그런 기분...
2004/05/08 23:15 2004/05/08 23:15

에쿠니 가오리 - 반짝 반짝 빛나는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 에쿠니 카오리의 소설...

알콜 중독에 조울중이 있는 부인과

애인이 동성연애자 남편의 아주 독특한 이야기이다.

부인과 남편, 그리고 남편의 애인

부인과 남편의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이라기보단

'인간애'라고할까?

남편의 애인까지도 포용하는 인간애...

남편 또한 애인에게만 얽매이지 않고

부인에대한 따듯한 배려와 이해

이것도 '인간애'이겠지?

무척 도특한 소제 그래고 결말...

독특하지만 감동..ㅠ.ㅜ

그런 결혼 생활이라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듯...
2003/02/27 22:55 2003/02/27 2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