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손가락'에 이어지는 이야기 '초록 고양이'. 주인공 '모에코'와 그녀의 단짝 '에미'의 이야기.

전혀 다른 이야기로 알았는데, 앞선 '손가락'의 주인공 '기쿠코'나 그녀의 친구들 '유즈', '다이케', '마미코' 등이 등장하는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일어나는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손가락이 '어른 세계에 대한 고민'이라면 '초록 고양이'는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이라 하겠다.

둘도 없는 단짝인 '모에코'와 '에미'하지만 점점 변해가는 '에미'의 정신 상태와 점점 멀어지는 둘의 관계...남자들과는 달리 단짝 친구와 손도 잡고 다니는 여중고생들에게 '친구'는 좀 다른 의미일까? 남자들의 'brotherhood'와는 또 다른, 신비롭게 보일 수 있는 여자들 사이의 '그 무엇'.

세번째 '천국의 맛'은 '키쿠코'의 친구 중 한 명인 '유즈'의 '이성에 대한 고민'같은 이야기.

엄마의 유일한 삶의 기쁨이자 '대리만족'이라고 할 수 있는 '유즈'가 네 명의 단짝들 중 하나인 '다이케'로 부터 소개받은 '요시다'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기묘한 관계를 다루고 있다. '자동차'와 '명품'으로 대면되는 엄마의 보호를 벗어나, '걷기만 하는 데이트'와 '소박함'의 '요시다'에 의해 동등한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사랑에 눈뜨게 되는 '유즈'의 소박한 로맨스.

개인적으로 '유즈'와 '요시다'의 이야기는 너무 부러웠다. 굳은 날, 바람 속에서 '걷기만 해도 좋은 두 사람'이 너무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