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변화

늦잠을 잤다. 세수를 했다.

코피다. 가습기를 틀어놓고 잤는데도.

평소처럼 오른쪽 콧구멍에 손을 가졌갔다.

이런 왼쪽이다.



어렸을 때는 왼쪽에서 코피가 났지만, 무슨 일인지 몇년전부터는 오른쪽에서만 났다.

쌍코피가 났던 한두번은 빼고.

가습기를 틀어놓고 자면 코피가 거의 안나는데 무슨일인지.

아마 가습기가 없었다면 난 일년 12개월 중 3개월 정도는 코피를 달고 살았을 것이다.

건조한 공기는 내 코에게 피를 부른다.



왼쪽에서 코피가 나는 게 얼마만인지.

2007년의 첫 아침.

새해의 첫 변화는 그렇게 찾아왔다.

주로 숨쉬는 콧구멍이 20~30분마다 교대로 바뀐다고 하는데,

몇년만에 바뀐 코피나는 콧구멍의 교대도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2007/01/01 22:55 2007/01/01 22:55

오늘도 피가 났다.

내가 지금까지 흘린 피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지금 내 온몸의 피보다는 많으리라...

그 피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지 않아서

오랜시간 동안 조금씩만 빠져나가서

나는 아직 살 수 있다.

피가 조금씩 빠져나가듯.

내 기억도 차차 조금씩 사려져서

한꺼번에 모든 것이 지워지지 않아서

나는 아직 살아있다.


한번쯤은 모든 기억을 송두리째 읽어버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
2006/11/26 16:31 2006/11/26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