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수 년 전부터, '아이언맨(Iron man)' 시리즈와 '인크레더블 헐크(Incredible Hulk)'로 떡밥을 시작으로 온 지구인의 기대를 모아 '기대 원기옥'을 만들었던 '마블 코믹스(Marble Comics)'의 초특급 프로젝트 '어벤져스(the Avengers)'가 공개되었죠. 작년에 개봉한 두 편의 영화 '토르(Thor)'와 '퍼스트 어벤져(Captain America)'가 개별적인 내용의 영화라기보다는 '어벤져스'를 위한 '맛보기' 성격이 너무 강해서 '기대 원기옥'이 무너지는가 했더니만, 예상을 깨고 꽤나 괜찮은 히어로 무비가 되었습니다.
이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리부트된 '배트맨 삼부작'의 두 편이 관객들의 눈을 높일 만큼 높여둔 상황이라 '조스 웨던' 감독의 어깨는 꽤 무거웠을 겁니다. 더구나 이미 개별적으로도 인기가 엄청난 캐릭터들을 모은 프로젝트는 그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하지 않았을까요? 중박을 쳐도 '캐릭터빨'로 치부될 소지도 컸고, '과연 2부작이나 3부작이 아닌 한 편으로 스토리나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컸으니까요.
걸작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볼거리 가득하고 내용도 부실하지는 않은 수준으로 완성해냈습니다.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외계인의 도시 침공'은 엄청난 스케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미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보았던 장면의 데자뷰였다고 할까요? 로봇들이 친숙한 영웅으로 바뀌어 몰입감은 더 높았지만요.
마지막 전투보다 더 흥미로웠던 장면은 영웅들의 신경전이었습니다. 한밤에 펼쳐지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의 결투는 혹시 영화 결말을 위해 우연히 발견한 필살기(?)를 보여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브루스 배너(헐크)'까지 더해져 주연급 영웅 4명이 벌이는 신경전은 액션 영화에서 액션은 아니지만, 각 캐릭터들의 성격을 적절하게 그려냈습니다. 각 영웅들의 배경이나 성격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에 알고 있던 관객이라면 저처럼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보았을 듯합니다.
유명한 영웅들을 모아서 눈은 즐거웠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영웅들의 능력치가 확연히 보인다는 점입니다. 반인반신인 '토르'나 지구인 가운데 최강 '헐크', 그리고 천재이자 억만장자 '아이언맨'의 활약에 비추어 캡틴 아메리카의 능력은 마지막 전투에서 너무 미미해 보였습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자리는 토르, 헐크, 아이언맨의 옆이 아니라 '호크 아이'와, '블랙 위도우'의 옆이 어울릴 정도로요. 초반에 어이없이 당하는 호크아이와 나름 그를 구하기 위해 눈물겨웠던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는 또 다른 영화를 위한 떡밥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역시 다른 마블의 영화처럼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 등장하는 장면은 어벤져스의 후속작이 지구를 넘어선 우주적인 스케일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게합니다. 우선 각 영웅들의 독자적인 영화먼저 만나야하겠지만요. 별점은 4개입니다.
*영화 속에서 별 활약(?)은 없는 비행 항공모함을 보니 게임 '마블 얼티밋 히어로즈(Marvel Ultimate Heroes)'가 생각나더라군요. 게임 속에서도 비슷한 비행 기지가 등장하고 게임의 시작부터 공격을 받습니다. 영화 속 영웅들 뿐만 아니라 수많은 마블의 영웅들과 악당들이 등장하니 어벤져스를 좋아하고 더 알고 싶은 분들은 해보세요. 각 영웅들의 이야기를 조금은 알 수 있게 도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