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있었다.


"사랑이 지나가면, 무엇이 남을까?"

"거짓말, 그리고 추억?"

"거짓말?"

"응. 거짓말."

"추억은 당연하겠지만, 거짓말은 왜?"

"이별이 찾아오면 사랑하는 동안 했던 말들이 모두 거짓이 되어버리잖아."

"아."

"사랑한다는 말조차."

"정말 거짓말만 남겠네."

"사람들은 영원히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무것도 영원할 수 없잖아."

"응."

"영원은 커녕, 이별하는 순간에 끝나지."

"이별 전에 끝날지도 모르지. 그 전에 마음은 떠날테니까."

"아, 그런가?"

"어쨌든 참 허망한 거네. 사랑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순간 사랑은 사랑이 아닌게 되버릴 지도 몰라."

"음. 마치, 손을 대면 녹아버리는 눈처럼?"

"응. 손을 대면 눈은 눈이 아닌 물이 되어 흘러버리듯, 그걸 입에 담으면 사랑은 다른 것이 되어 달아날지도 모르지."

"눈을 바라보듯, 사랑도 마음에 간직해야만 한다는 거네."

"뭐, 그렇지."

"말의 덧없음이란."

"그러니 사랑할 수록 말을 아껴야하지 않을까?."

"아낀다고?"

"지킬 수 없는 말은 하지 말라고."

"모두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리는 걸까? 사랑 앞에선."

"그럼 말하지 않으면 되잖아."

"그런데, 말하지 않으면 어떻게 전할 수 있겠어? 사랑한다고."

"글쎄, 그래도 거짓말이 되는 것보다는 아름답지 않겠어?"

"아예 이별이 찾아오지 않게 하면 되잖아."

"그게 가능할까?"

"역시 불가능하려나."

"사람 역시 말만큼이나 불완전한 존재인데."

"역시 시작과 끝은 떼어놓을 수 없는 거라고?"

"응. 하지만 난 믿고 싶어."

"응?"

"이 세상 어딘가에는 끝나지 않는 것이 있다고. 이별이 찾아와도 끝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응. 나도 믿고 싶어."

당신과 함께라면, 끝나지 않는 사랑이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