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있었다.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거 있잖아."

"응?"

"일이 잘 풀려서 이번에 갈 수 있을 거 같아."

"잘 됐네."

"겨우 '잘 됐네'야?"

"그럼, '정말' 잘 됐네."

"그게 아니잖아. 가지 말라고 안하는 거야?"

"가지 말라고 해도 가는 거 아니야?"

"피이. 그렇긴하지만."

"그럼, 웃는 얼굴로 보내주는 게 마음 편할 거 아냐."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아니, 꼭 갔으면 좋겠어. 너무 바라던 거잖아."

"그럼, 기다려주는 거야?"

"아니. 이참에 헤어지는 거로 하자."

"응?"

"실망인 건가. 3이 되는 길. 그 길을 가보자구."

"3이 되는 길?"

"응. 이제 각자의 길을 열심히 가서... 다시 만나서..."

"응."

"그 때까지 키우는 거야... 우리 자신을, 그리고 그리움을..."

"응."

"잠시, 다시 돌아가는 거야... 설원으로, 또 다시 찾아올 봄을 기다리며..."

"응."

"연락도 일년에 한, 두번만... 살아있다는 것만..."

"응. 잘 참아야 해."

"너도."

"만약, 다른 사람 생기면... 알려줘... 축하해줄 수 있게..."

"응. 너도."

"꼭."

"응. 꼭."

"꼭 다시 만나..."

기억하나요? 그 날, 어느 겨울보다도 시렸던 미소들을. 우리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