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의 비망록... live long and pros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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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열렸던 '2009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라인업이 공개되면서 그 라인업이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을 연상시킨다하여 '쌈사포트'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바로 같은 기간, 다른 곳에서 열리는 '지산밸리 락 페스티벌'로 해외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포섭되면서, 국내 뮤지션 위주로 꾸려나게된 결과죠. 한마디로 '안습의 펜타', '패배의 펜타'였습니다. 저는 인천에 거주하고 쌈사포트가 되어 조기예매시 3일권을 6만원에 구입할 수있어서 펜타포트를 선택했죠. 하지만 1일 초대권의 남발로 여러곳에서 초대권을 얻어서 조합하면 3일을 다 볼 수도 있어서 '분노의 펜타'가 되어버리더군요.

첫 날 가장 관심가는 밴드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였습니다. 그나마 뒤늦게 공개된 라인업에는 원래 마지막 날인 일요일 순서였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페스티벌 시작 1~2일전에 금요일로 바뀌었더군요. 지산쪽으로 분산이 되었을테고, 첫 날에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랬는지, 펜타포트는 한산했습니다.

'고고보이스'의 다음 순서로 무대에 올라온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는 3인조로 올라왔습니다. 작년의 어쿠스틱 공연을 빼면 참 오랜만에 보는데, 민홍형은 역시 기타를, 은지누나는 베이스를 메고 있었고 그리고 요조와 함께 하던 시절 드럼을 담당했던 진호씨가 올라왔습니다. 두 남자는 원래 그 포지션이었지만, 오래 못본 동안 사진으로만 보아온 베이스를 멘 은지누나의 모습 때문에 어떤 다른 음악적 변신이 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은지누나는 원래 베이시스트였답니다.) 1집과 2집 사이에서 큰 음악적 변화를 보여주고, 2집의 색은 3집과 또 다른 앨범인 '요조'와의 합작 앨범으로 이어졌는데, 멜로디언이나 키보드대신 베이스가 등장했다는 것은 큰 변화를 예고하기에 충분했으니까요.

5곡 내외를 들려주었는데 모두 신곡이었습니다. 4집에 수록될 곡들로 펜타포트에서 처음 들려주는 곡들도 있다나요. 4집의 첫인상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식 슈게이징'이었다고 할까요? 1집이 '제 1기', 2집과 3집 그리고 요조 합작이 '제 2기'였다면 '제 3기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시작'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보컬은 극히 자제하고 신발끝을 바라보며 연주에 집중하는 슈게이징 음악처럼 연주에 상당히 중점을 두었기에, 진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인지 낯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변화가 있었지만 그래도 '소규모다움'을 잃지 않았습니다. 앞선 분위기가 상당히 분위기를 띄워놓은 상태라서 '락 페스티벌'과는 거리가 있었던 소규모의 음악이 걱정이 되었는데, 괜한 걱정이었죠.

쉽게 싱얼롱할 수 있는 소규모만의 특기라고 할 수있는, 단순한 멜로디와 그만큼 단순한 가사, 그리고 소박한 참여를 이끌어내는 소규모만의 마력으로 관객들을 움직였습니다. 관객들은 앞선 밴드때보다도 뜨거웠고, 더욱 많이 모여들어서 '그래도 펜타포트가 완전 망하지느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약 30분의 공연은 너무 짧게도 지나갔습니다. 단독공연이 기대될 뿐이었죠.

소규모의 순서가 끝나고 무대 뒤쪽으로 가니, 다행히도 소규모의 멤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관객석을 유심히 보는지, 저보고 맨 앞에서 열심히 봤다고 하는 은지누나의 말은 참 오랜만이고 즐거웠습니다. 아주 예전에 소규모의 단독 공연 뒷풀이때였나, 그때도 그런말을 들었었거든요.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두 분이 종이에 싸인도 받고 기념 촬영도 하고 가더군요. 영화 때문인지 아니면 방송 때문인지, 12시부터 촬영을 위해 쉬러가는 모습을 뒤로 하고 돌아왔습니다. 오랫동안 함께한 진호씨는 정식 멤버로 영입이 되었더군요.

KBS1 TV에서 지난주 금요일(8월 7일부터)부터 총 3부작으로 매주 한 편씩,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음악 여행을 방영하고 있네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여름 소야곡'이라는 제목인데, 시골의 재래시장에서 만나는 그들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네요. 그들의 편안한 옷차림과 말투, 그 모습들이 시골장의 풍경에 녹아들어서, 마치 '시골사람'처럼 보이더군요. 다큐멘터리 영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도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 기세를 몰아서 가열차게 4집을 내야하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소규모의 단독 공연, 그리고 4집.

2005년 어느날 공연 뒷풀이에서 받은 사인씨디. 공연사진은 부실하지만 http://loveholic.net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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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0 22:24 2009/08/10 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