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 뮤직 7주년 2nd Stage의 두 번째는 바로 공연 몇 일전 2집 'Dive to blue'를 발표한 '도나웨일(Donawhale)'의 2집 발매 공연이었습니다. 도나웨일은 어떻게 보면 저에게는 인연이 깊은(?) 밴드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2005년 1월에 이 밴드를 알게 되었고 처음 본 곳도 바로 현재 'SSAM'의 옛이름인 '쌈지 스페이스 바람'이었습니다. 파스텔뮤직 소속 이전부터 알았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나 '올드피쉬', '허밍 어반 스테레오', '푸른새벽'처럼 이 밴드도 어느덧 파스텔뮤직 소속 뮤지션이 되었고 2007년에는 데뷔앨범을 발표하였지만, 활발한 활동 없이 그렇게 잊혀갔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9월 갑작스런 앨범 소식과 단독 공연 소식으로 찾아왔습니다. 그 동안 멤버 구성에 변화가 있었는데, 작사, 작곡을 담당하는 핵심 두 멤버 '유진영'과 '윤성훈'에 새로운 베이시스트 '정다영'이 참여한 삼인조 밴드가 되어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파스텔뮤직의 소식에 오랫동안 귀 기울여왔지만 이 밴드의 단독 공연 소식은 들은 기억이 없기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프닝은 2집 'Dive to blue'의 첫 곡이기도한 '안녕'으로 시작했습니다. 역시 연주곡답게 유진영의 키보드가 돋보이는 곡이죠. 바로 이어서 도나웨일의 곡들 중 가장 먼저 앨범에 수록된(바로 컴필레이션 앨범 'Cracker') 'A spring day'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컬러링으로 인기가 좋았다는, 감상에 빠져들게 하는 서정적인 연주곡 '비오는 밤'과 이서정성을 이어가는, 한 폭의 동양화같은  '눈 내리는 소리'로 키보드의 독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기타가 아닌 키보드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바로 도나웨일이 갖는 다른 파스텔뮤직의 밴드들과의 차이점이기도 하구요.

'Running'은 1집 수록곡으로 가벼운 조깅같은 느낌이 좋았던 곡으로, 바로 다음에 들려준 '언제라도 너에게'와 마찬가지로 '너'에게 닿으려는 마음이 느껴지는 곡들이었습니다. 1부의 마지막 곡은 제목부터 닭살스럽고 가사도 마찬가지인 '우주보다 좋아해'였습니다.

게스트는 왠지 무시무시한 느낌의 여성 락커 '황보령'과 '클라우드 쿠쿠랜드'의 후속편 밴드(?) 'Gloway'였습니다. 황보령은 가사에 재밌는 에피소드가 담긴 '외발 비둘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Gloway는 Glow와 way를 합성한 바로 전날 급조된 밴드명이라고 합니다. 무대에 서면 부족한 멘트에도 기분이 들뜬 모습을 보여주는 보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들려준 곡들도 나쁘지 않게 무난했구요.

서정적인 1부와 다르게 달리는 분위기로 꾸몄다는 2부의 시작은 댄서블한 분위기의 'NaNa'로 시작했습니다. 제목처럼 반짝거리는 느낌의 연주가 인상적인 '반딧불소년'과 '파란 행복'이라는 제목이 붙을 뻔한 'Cloud'가 이어졌습니다. 'Cloud'는 종종 번뜩이는 서정성을 들려주는 도나웨일의 매력이 담겨있는 곡으로 2집에서 마음에 드는 곡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강렬한 연주의 '숨막혀'에 이어 1집 수록곡으로 몽환적인 사운드와 음침한 가사를 담담히 읊조리는 보컬이 인상적인 'Echo'와 마지막을 찬란한 서정으로 장식하는 'Shiny day'로 막을 내립니다. 앵콜로는 당연히 2집의 타이틀 곡 '도레미'를 들려주었고 깜짝 게스트(?)의 난입이 있었답니다.

이제 2장의 앨범을 발표했지만, 바로 이 공연이 밴드 '도나웨일'의 첫 단독 공연이었답니다. 2집 밴드이지만, 바로 하루 전에 같은 장소에서 공연한 1집 밴드 '짙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 때문인지, '여심'을 노린 짙은의 노선과는 다른 노선 때문인지 SSAM에서 느낄 수 있는 적당히 한산하고 편안한 공연이었습니다. 하지만 2집과 함께 활발한 활동으로 멋진 공연들을 보여주고 또 앨범 홍보에도 힘써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밴드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