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9일 홍대 인근에 위치한 '클럽 타'에서는 특별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월요일에 찾아가는 홍대가 어색하기는 하지만, '예스24'에서 이벤트로 진행한 '타루 팬미팅 추첨'에 선정되었기에, 바로 하루 전에 있었던 싸이월드 디지털 뮤직 어워드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타루를 보게되는 기회가 생겼죠.
조금 일찍 도착한 홍대의 거리는, 그야말로 상당히 쌀쌀해서 초겨울의 날씨였습니다. 팬미팅은 7시 30부터 시작예정이었는데, 당첨자 확인 및 입장을 동시에 7시에 시작하기에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입장 티켓을 받은 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팬미팅에 참석하는 것이었는데 말이죠. 입장 후 30분의 기다림이 지나고 팬미팅이 시작되었습니다. 자리를 마련해준 예스24 관계자분의 안내가 지나고 스크린을 통해 영상이 비춰졌죠. 요조나 한희정의 단독공연때도 그렇고, 요즘 '파스텔뮤직'이 영상을 잘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상 속에는 동대구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바로 팬미팅이 열리는 클럽 타까지 들어오는 타루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스크린이 올라가고 타루와 그녀의 음악적 동반자 '오박사(오수경, 밴드 1984 소속이기도 함)'가 등장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는 팬미팅에 응모한 사연들 중 '타루와 함께 여행하고 싶은 곳은?'에 대한 대답들이었습니다. 재치있는 대답부터 장황한 대답까지 여러 글들을 타루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퀴즈 시간이 이어졌고, EA에서 협찬한 USB 메모리를 둘러싼 치열한 신경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잘 모르고 있었던 타루에 대한 사실들 알게되었습니다. 더불어 오박사에 대해서도 조금 더 알게되었구요. 이어 이어진 질문 시간에서는 재미를 붙인 오박사의 계속된 질문 뽑기로 상당히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상당히 진지한 이야기들이 나왔구요.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어쿠스틱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팬미팅의 시작에 앞서 예고한 셋리스트대로 곡은 진행되었습니다. 오박사의 키보드에 연주에 맞춰 코 앞에 앉은 타루는 "Don't let me down"를 불렀습니다. 들으면 들을 수록 그 매력이 더해지는 곡들이 있는데, 이 곡도 그렇더군요. 그리고 이어지는 곡은 팬미팅 시작에 앞서 상영된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흘렀던, 타루가 홀로 부르는 '내일이 오면'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기타세션도 등장하였고, 화려한 분위기의 앨범 버전과는 달리 소박한 어쿠스틱에서는 좀 더 가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부터 내내 상당히 엄숙한 분위기에 진행된 팬미팅에 실망했는지, 타루는 좀 더 편한 분위기를 갖도록 유도했고 사건(?)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가장 앞 줄에 앉은 한 팬은 미리 준비해온 김치전을 비롯한 음식들을 그녀 앞에 풀어 놓기 시작했죠. 막X리까지 등장하여 마치 타루를 앞에 두고 제사를 치루는 장면같았달까요? 그리고 사건은 일어났습니다. 가장 슬픈 곡이라고 할 수 있는 'Sad melody'를 부르다가 그만, 먹는 모습에 타루의 웃음보가 터지고 말았죠.
팬미팅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지만, 팬클럽에서 추첨된 인원이 아닌 대형사이트에서 추첨으로 선정된 인원이기에 문제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타루의 열렬한 팬이 아닐 수 있기에 프로답지 못한 그녀의 첫인상에 큰 기대가 무너질 수도 있었으니까요. 실수 때문인지, 팬미팅 시작부터 내내 타루 옆에 있었던 오박사는 무척이나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이어진 '연애의 방식'과 '풍경은 언제나'는 깔끔히 마무리되었고, 앵콜곡으로 '사랑의 찬가'가 이어졌습니다.
짧은 공연이 끝나고 포토타임이 이어졌고, 남은 사인회를 뒤로 하고 금토일 그리고 월요일로 이어지는 외출의 피로 누적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어쿠스틱 공연의 소득이 있었지만, 진행 상 많이 아쉬운 팬미팅이었습니다. 편안한 만찬은 공연 중이 아닌, 공식적인 순서가 모두 끝나고, 혹은 편안한 사인회 즈음에 시작했어야 좋았을텐데요. 그녀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좋지않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에 조마조마한 팬미팅이었다고 할까요? 걱정과 우려로 편안한 어쿠스틱이 불편한 자리가 되어버린 상황은 다시 없도록 해야겠구요. 좀 더 편안한 자리에서 즐겁게 놀자구요.
2009/10/20 21:16
2009/10/20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