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뮤직의 신예 뮤지션 '심규선'의 첫 디지털 싱글 '첫 번째, 방'.

'에피톤 프로젝트'의 첫 정규앨범 '유실물 보관소'에 객원보컬로 참여해 통해 좋은 인상을 남긴 파스텔뮤직의 신인 '심규선'이 그녀의 첫 싱글 '첫번째, 방'으로 찾아왔습니다. 심규선이라는 이름은 아직 귀에 익지 않은데, 그녀의 약력을 살펴보면, 밴드 '러브홀릭'이 보컬 '지선'의 탈퇴 이후 새 멤버 영입을 위해 연 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뮤지컬 '마법사들'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답니다. 러브홀릭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밴드이기에 1위를 하고도 멤버로 영입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에피톤 프로젝트를 통해서 알게 되었으니, 어쨌든 그녀와 저는 이렇게 음악으로 만나는 인연(?)이 있었나봅니다.

앨범 '유실물 보관소'에서 '선인장'과 '오늘', 두 곡으로 절제된 감성과 독특한 음색의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에피톤 프로젝트와 멋진 조합을 보여주었죠. 앨범 제목은 '첫번째, 방'이지 수록곡은 '고양이왈츠'뿐인(물론 어쿠스틱 버전이 따로 있지만) 이번 싱글에서도 탁월한 조합을 이어갑니다. 바로 크레딧을 보면 작사/작곡 및 프로듀싱에서 에피톤 프로젝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죠.

'고양이왈츠'는 제목처럼 왈츠의 느낌을 살린 세 박자의 곡입니다. 사뿐사뿐 우아하게 걷는 고양이의 걸음처럼, 왈츠의 춤사위가 펼쳐집니다. 스타카토의 키보드 연주는 그 사뿐함을 더하고, 퍼커션과 아코디언은 마치 놀이동산의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특히 아코디언의 음색은 언제나 아련한 어린시절로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유실물 보관소'의 두 곡과는 다른 느낌으로, 사랑에 대한 수줍음과 설렘을 능청스럽게 표현하는 심규선의 목소리도 역시 매력적이구요.

어쿠스틱 버전에서는 더욱 담백한 느낌의 그녀를 들을 수있습니다. 단촐한 기타 연주는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가는 그녀의 글씨라면, 은은히 흐르는 현악은 수줍은 그녀의 마음처럼 느껴집니다. 기타와 현악의 조합으로 무대 위에 오르는 모습도 기대됩니다.

그나저나 왈츠의 세 박자에 아코디언 연주와 고양이까지, 모두 '봄'에나 어울릴 법한 소재들인데 이 싸늘한 가을에 발표된 점은 의외입니다. 의도에 대한 힌트를 찾는다면 싱글 제목인 '방'에 있을 법하네요. 방의 아늑한 느낌을 살리기 위함이겠죠. '첫 번째'는 이 싱글의 총 3부작으로 기획되었다는 싱글 시리즈의 첫 번째를 의미하겠구요. 센티멘탈 시너리와 타루의 조합에 이어, 심규선과 에피톤 프로젝트의 조합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기대가 되네요. 더불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심규선의 모습도 보여주길 기대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