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뮤직'의 새로운 코라보레이션, '심규선 with 에피톤 프로젝트'의 두 번째 싱글 '두 번째, 방'

파스텔뮤직의 '본격 코라보레이션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심규선 with 에피톤 프로젝트'의 두 번째 싱글, '두 번째, 방'이 발표되었습니다. 파스텔뮤직으로서는 본격 코라보레이션 프로젝트는 이미 '요조 with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로서 시도해본 경험이 있으니, 두 번째하고 할 수 있겠네요. 요조의 경우 앨범 발매 전부터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공연을 함께하는 전략으로 입소문을 늘려가다면, 심규선의 경우 에피톤 프로젝트의 앨범에 참여 후 함께 심규선의 이름을 걸고 연작 싱글을 발표하고 있으니, 접근 방식은 조금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첫 번째, 방'이었으니, 두 번째는 거실, 부엌, 욕실(?) 등등 중에서 나올줄 알았는데 두 번째도 '방'이라니 허를 찌르고 말았습니다. 혹시 대저택에 살아서 방이 여러개인 건가요? 자는 방, 옷방, 공부방, 놀이방 등등...?

지난 싱글 수록곡 '고양이왈츠'가 방처럼 따뜻한 '왈츠'였다면, 이번 싱글 수록곡 '부디'는 '방'이라는 공간의 다분히 개인적인 느낌처럼 슬픈 '발라드'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피아노 반주와 오케스트라, 기타 솔로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소리들은 에피톤 프로젝트답습니다. 지난 싱글에서 꼭꼭 숨어있던 에피톤 프로젝트가 그의 진짜 모습을 활짝 드러냈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심규선이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에 가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객원보컬들의 목소리를 빌렸지만 다분히 절재된 감정을 보여주었던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들과는 다르게, 심규선의 이름을 달고 나온 '부디'에서는 감정의 기복을 확연하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곡이 '에피톤 프로젝트의 부디(feat. 심규선)'이 아닌, '심규선 with 에피톤 프로젝트'의 곡이 될 수 있겠지요.

에피톤 프로젝트의 발라드이면서도 심규선의 또 다른 매력도 담겨있는 곡이 바로 '부디'구요. 다만 아쉬운 점은 감탄사(오~)를 지나치게 남용했다는 점입니다. 어느 부분에서는 없는 것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3연작의 마지막 '세번째, 방'도 기대해보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