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면 벌써 발매된지 4년을 지나 5년째가 되네요. 유희열의 project 'Toy', 혹은 Toy의 99%라고 할 수 있는 유희열의 다섯번째 정규앨범 'Fermata'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해볼까합니다.
제가 Toy를 처음 알게된 때는 바로 Toy가 결성되어 1집을 냈을 때입니다. 2집때부터는 유희열가 혼자 이끌어 나갔지만, 원래 토이의 멤버는 2명, 즉 유희열와 윤정오였습니다. 그 당시에 아마 MBC FM의 'FM 데이트'에서 들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Toy'의 뜻은 두 멤버의 성(유와 윤)이 모두 영어로 Y로 시작되어 '2개(Two)의 Y'라는 의미로 Toy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 중학생이었던 저는 Toy의 음악에는 큰 흥미가 없었어요. 그 당시 제가 가장 좋아했던 가수는 수지 누나(강수지)였습니다. 그러다 1999년 말 혹은 2000년 초던가요? TV의 CF에서 Toy의 노래가 두 곡이나 흐르더군요. Toy의 네번째 앨범 'A Night In Seoul'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여전히 아름다운지'와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였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팔고 있던, 'Dream Factory'의 컴필레이션 앨범 'Long Live Dream Factory'의 수록곡 '내가 너에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을 듣고 4집을 구입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2001년 5월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Toy의 다섯번째 정규앨범 'Fermata'가 발매되었습니다. 큰 기대를 했었지만, 사실 그 당시 저에게는 실망이 컸습니다. 4집과는 좀 다른 분위기였고 타이틀곡 '좋은 사람'은 '밝고 가벼운' 느낌이었으니까요. 연주곡을 제외하고는 제가 좋아했던 곡은 이적과 함께한 '모두들 어디로 간걸까'와 유희열의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미안해', 단 두 곡 뿐이었습니다. 이승환이 부른 sad story 버전을 타이틀로 했더라면 이 앨범이 더 좋아했을 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Fermata는 몇번 듣다가 제 CD진열장의 많은 CD들 속에 묻혀버리고 말았어요.
그렇게 잊고 지내다가 몇 일전에 시험 공부를 하면서 따분함에 뒤척거리던 새벽, '뭐 들을 만한 앨범 없나?'하며 CD진열장을 뒤져가며 몇몇 앨범들을 들어보았지요. 그 중 Toy의 Fermata도 있었어요. 오랜만에 다시 듣는데 첫 곡부터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이란...!! 명작의 재발견이라고 해야할까요?
2001년에 들었을 때는 좀 지루하다는 느낌을 가졌던 곡들도 나름대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4년의 시간, 그 시간동안 제가 나이를 먹어가며 취향이 조금씩 변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001년 당시 71년생(!)인 유희열이 30세에 만든 앨범, Fermata, 19세였던 제가 이해하기에 어려운 '무엇'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그 나이에 가까이 갈 수록 더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Fermata...악보에서 여러 사용법이 있지만, 앨범 booklet을 보면 유희열은 이 앨범에서 fermata를 '쉼'이라는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그 '쉼'이라는 의미처럼 꽉찬 4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새로운 정규앨범의 소식은 없네요. 언제쯤 Toy라는 이름으로 팬들곁에 다시 찾아올지요...?
2005/04/1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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