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13일의 금요일이었군요. 'CGV'보다 더 가까운 곳에 생긴 '프리머스'에서 심야상영 '혈의 누'를 보았습니다. '프리머스' 앞 좌석과의 넓은 간격과 편안한 좌석은 제가 가본 극장중 최고네요. 앞으로 자주 이용해야겠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잘 만들었다!'고 하고 싶네요. 주로 코믹연기를 보여주던 차승원의 연기변신도 괜찮았습니다. 의상이나 소품 세트도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겠구요. '스캔들'에 이어 우리의 고전문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은 신분계층 간의 갈등, 전통 신앙과 합리주의의 갈등 등 조선후기 서양문물을 접하면서 생기는 일종의 문화적 충격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음모와 복수, 반전이라는 흥행할 만안 요소들을 잘 이용하고 있구요. 아직 안 보신 분들도 많은 테니 내용에 대한 언급은 피하지요.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놓기가 어려운데 화면에서 보여지는 무채색과 유채색의 대비, 적절한 배경음악의 사용도 그 긴장감에 한 몫합니다. 후반에 극의 전개가 너무 빨라, 영화를 보는 내내 품었던 의문들이 너무 빠르게 해결되어 좀 아쉽더군요.

묘한 여운을 남기며 끝나는 영화 '혈의 누', 올해 반드시 봐야할 한국영화 중 하나로 뽑고 싶네요.별은 4.5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