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아 '외출'을 보았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평은 상당히 좋지 않았지만 저는 괜찮게 보았습니다.
영화는 허진호 감독의 작품답게 매우 잔잔하게 진행됩니다. 혹여 드라마틱한 요소를 바라고 보신 분이 있다며, 정말 허진호 감독을 모르는 사람이겠죠.
허진호 감독 영화 특유의 공기의 흐름마져 잡아낼 듯한 건조한 음향과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영상은 외출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두드러지지 않는 배용준씨와 손예진씨의 연기도 괜찮았구요. 하지만 상당한 수위(?)의 노출은 좀 아쉽네요.
배경음악은 이병우 음악감독답게 역시 좋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흐름을 깨는 '러브홀릭'과 '클래지콰이'의 콘서트 장면도 흠이라면 흠이겠죠. 대신 클래식이나 뉴에이지 아티스트의 공연이 들어갔다면 좋았을텐데, 아무래도 음반사의 입김이 들어가지 않았나하는 생각입니다.
허진호 감독의 작품다운 작품인데, 이거 왠지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전작 '봄날은 간다'의 마지막 장면처럼 영화의 주제를 딱 한 장면으로 함축시키는, 그만큼의 인상적인 장면을 바랬다면 무리였을까요? 허진호 감독의 의지보다는 제작사와 투자사들의 의지가 더 많이 들어가버린 작품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별점은 3.5개입니다.
'봄날은 간다' DVD를 할인판매하고 있더군요. DVD는 역시 할인판매할 때 까지 기다렸다 사는 것이 정답인가봅니다. 이번 기회에 구입해서 다시 보아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