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일본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5번째 책.

'냉정과 열정사이'를 공동 집필한 '에쿠니 가오리'와의 대화를 담은 '황무지에서 사랑하다'는 빼놓고 그의 소설 3편, '냉정과 열정사이 blu', '안녕, 방랑이여', '사랑을 주세요'에서 주인공들의 모습은 어떤 일관된 점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분명히 그 주인공들은 감정적으로 독자들과 매우 가까이 있었다. 역시 츠지 히토나리가 젊은 시절 대필한 편지들과 그에 대한 사연을 담은 이번 작품 역시 그러했다.

수필이라고 해야할까? 소설이라고 해야할까? 이번 작품의 장르를 명확히 구분함은 무의미할지도 모르겠다. 분명 츠지 히토나리의 젊은 시절 대필의 경험담을 담은 수필이지만, 그가 대필한 편지들은 대필 의뢰인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상상력이 더해져 가공되고 재구성되었기 때문이다. 뭐, 수필에 더 가깝긴 하다.

10개의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말로는 할 수 없는 '편지의 마법'에 조금씩 빠져들게 된다. 연애편지에서부터 유서까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법의 문자들...

빠리고 편리한 쪽으로 변해가는 '인스턴트' 시대. 가벼운 방법으로 진실된 마음을 전하기 힘든 사람에게 팬을 들어 편지를 써봄은 어떠할까? 절친한 사람에게 쓰는 짧은 안부의 편지라도 보낸이의 마음의 향기는 받는이의 마음 속에 영원히 남아있지 않을까?

못난 글씨체이지만, 문득 팬을 들어 그리운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